文, 북유럽 순방서 한반도 평화 지지 확보…혁신·포용 협력기반 구축


크게 작게 2019.06.16 02:35


【스톡홀름(스웨덴)=뉴시스】안호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5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동안 북유럽 국가들과 한반도 평화, 포용국가 건설, 혁신 성장 등 3대 국정 운영 기조에 협력 기반을 확대하는데 주력했다.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북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에 동조할 우군을 확보한 것이다. 핀란드와 노르웨이, 스웨덴은 그동안 국제 분쟁과 갈등을 해결하고 평화를 구축하는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 왔다. 동서 냉전 완화에 기여한 헬싱키 프로세스가 대표적인 예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과의 정상회담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와 우리 정부의 평화 구상을 설명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해당 국가들도 문 대통령의 구상에 공감을 표시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사울리 나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지난 10일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평화가 성공하면 전세계의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도와드리겠다. 핀란드는 유럽연합(EU) 이사국이 되면 EU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개인적인 결의와 의지를 갖고 북한과 지속적인 대화를 해 주신 것을 진심으로 존경한다'며 '문 대통령의 강력한 헌신이 없었더라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고, 또 지금의 성과는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대통령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어렵고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 외교적 노력과 모멘텀을 가져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스웨덴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동안 두 차례의 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메시지를 냈다.

지난 12일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에서는 국민들의 일상을 바꾸는 평화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 주민들이 분단으로 인해 겪는 구조적 폭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는 이것을 ‘국민을 위한 평화(Peace for people)’로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경 지대에서 발생하는 화재, 홍수, 전염병, 병충해 등의 피해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평화가 내 삶을 나아지게 한다는 인식이 모일 때 국민들 사이의 마음의 분단도 치유될 수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선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다.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의 이행을 통해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신산업 등 혁신 분야 협력 기반 넓혀

이번 순방은 문재인 정부의 혁신 성장 정책 기조를 실현하기 위해 북유럽 국가들과 협력 기반을 넓히는 계기도 됐다.

문 대통령은 이번 북유럽 3개국 방문 일정 동안 4차 산업혁명과 신산업 분야의 논의에 특히 힘을 쏟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5G 이동통신,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양국 우수 인재들의 교류도 늘리자고 제안했다.

그 결과 처음으로 부산·헬싱키간 직항 노선이 개설되고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등을 통해 ICT 분야 인재 교류를 확대하자는 합의가 도출됐다.

13일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친환경·자율운항 선박 개발 등 미래형 선박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노르웨이는 세계 6위의 상선대를 보유한 해운 강국이고, 선박의 반 이상을 한국에 발주하고 있다. 그리스와 일본에 이어 한국 조선업계 3위 고객이다. 노르웨이는 친환경 첨단 조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는 조선기자재에 있어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한국은 선박 건조능력에 있어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양국이 협력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또 차세대 무공해 에너지원인 수소의 생산과 활용, 저장에 대한 기술개발·정책교류를 확대하는 등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해서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15일 열린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중소기업, 스타트업,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두 정상은 세계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춘 스웨덴과 혁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한국이 협력할 경우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양국 스타트업 기업들간 협업의 장이 될 코리아 스타트업 센터를 올 하반기 스톡홀름에 열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발표한 바이오헬스 혁신 전략의 성과도 있었다. 스웨덴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는 14일 스톡홀름에서 열린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에서 내년부터 5년간 한국에 6억3000만 달러(약 7500억원)를 한국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순방은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혁신 성장 전략을 구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순방에는 118개 기업이 동행했는데 이 중 53개사가 스타트업이었다. 배달의 민족, 야놀자 등의 기업 대표들이 경제 사절단으로 참여했다. 대통령 순방에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사절단이 꾸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동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총 6건의 양해각서(MOU)를 상대국과 체결했다.


◇복지 선진국 북유럽에서 포용 국가 경험 전수

이와 함께 이번 순방은 포용국가를 추구하고 있는 우리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복지 수준이 높고 분배와 성장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의 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도 됐다.

북유럽 3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포용과 혁신의 상호 보완 체계를 통해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면서도 빠른 성장률과 높은 고용률을 달성한 나라들이다.

문 대통령과 핀란드와의 정상회담에서 분배와 성장이 균형을 이루고 혁신이 이를 뒷받침하는 포용 사회를 달성하기 위한 ▲고령화 문제 대응 ▲성평등 증진 ▲일·가정 양립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정책 및 경험을 공유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성평등·가족 분야 협력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노르웨이와의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의 포용국가 건설과 노르웨이의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건설이라는 정책 비전이 일맥상통한다는데 공감하고 복지 분야에서 양국 간 정책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스웨덴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노사간 대화와 타협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회담이 열린 살트셰바덴은 1938년 스웨덴의 노사간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정착시킨 살트셰바덴 협약이 체결된 상징적인 장소다. 문 대통령과 뢰벤 총리는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호텔 내 정원을 함께 산책하면서 노사간 대화와 타협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구현을 위해 사회적 대화를 강화해 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국정 비전을 소개했다. 또 뢰벤 총리로는 노사 간 신뢰구축을 통해 상생의 문화를 정착한 스웨덴의 사회적 대화 및 통합의 경험에 대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첨예한 노사 갈등을 극복하면서 체결한 살트셰바덴 협약’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노사 관계를 유지하며 지난 80년간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를 건설해 온 스웨덴 사례가 우리 정부의 노사 간 대타협 및 포용국가 건설 목표 실현에 큰 교훈과 영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유럽 3국의 혁신과 포용정책은 우리 경제·사회의 진로를 모색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며 '포용과 혁신의 조화를 통해서 이 나라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했다. 우리나라도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포용성 강화를 바탕으로 규제 혁신, 시장 유연성 확보 등을 병행해서 기술혁신과 기후변화, 또 고령화 등 미래 도전에 슬기롭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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