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화) 토마토Pick은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에 대해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비판받는 이유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튀르키예 정부 늑장대응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 늑장 대응 논란
에르도안 심판론 확산
20년째 장기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심판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번 지진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건데요. 앞서 튀르키예는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통화가치가 붕괴하고 있었습니다. 경제 위기로 정부에 대한 분노가 쌓이고 있던 와중에 지진에 대한 정부의 늑장대응이 불을 당긴 모양새입니다. 튀르키예는 오는 5월 14일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고, 총선도 6월 18일 이전에 치러질 예정입니다. 지진으로 집권한 에르도안이 지진으로 실각할 위기에 처했습니다.☞관련기사
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나?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정부의 늑장 대응 원인으로 4가지를 꼽았습니다. ☞관련기사
-독재 정치 : 통제권 중앙집중화. 충성파 중용 등으로 정부의 지진 대응 능력 하락
-군 기능 제한 : 재난 대응 계획과 훈련 없어짐
-전문 기관 배제 : 적신월사 같은 전문기관 대신 재난관리국(AFAD)에 권한 부여
-부실 공사 : 1999년 내진 설계 강화 법규가 생겼음에도 이후 건설된 건물이 이번 지진에서 다수 붕괴
구조대, 36시간 지나서 투입
에르도안, 부실 대응 인정
실제로 튀르키예 군 부대와 구조대 등은 지진이 발생한지 이틀만에 투입됐습니다. 또한 에르도안은 지진이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7일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8일 "이렇게 큰 재난에 준비돼있기는 불가능하다”며 책임 회피성 발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여론이 악화하자 10일 "너무 많은 건물이 파손돼 정부가 원하는 만큼 신속하게 개입할 수 없었다”며 부실 대응을 인정했습니다.☞관련기사
에르도안, 피해자 지원 약속
뒤로는 트위터 차단
'에르도안은 텐트·조립식 건물을 제공하고, 지진 생존자들을 위해 구호팀에 급식소 등을 통해 식사를 제공하가 위해 1000억 리라(약 6조 7000억원)의 초기 자금을 할당하는 등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관련기사 늦게나마 각종 대응책을 내놨음에도 정부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트위터를 차단했습니다. 넷블록스는 튀르키예 대부분의 통신·인터넷 사업자가 이용자들의 트위터 접속을 제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튀르키예 경찰은 지진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한 SNS 이용자 18명을 구금했다고 합니다.☞관련기사
국민 분노 달래기
건설업자 면피용 체포
이번 지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부실공사때문인데요. 1999년 내진 설계 강화 법규가 생겼음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정부가 이를 나서서 부추겼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튀르키예 정부가 정기적으로 '건설 사면'을 허용했다고 합니다. 내부에서도 이같은 '건설 사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무시됐다고 하는데요. 특히 이번 대지진 발생 며칠 전에도 '건설 사면'을 추가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튀르키예 환경도시화부는 자국 전체 건물의 절반 이상인 약 1300만개 건물이 규정 위반 건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튀르키예 법무부는 '지진 범죄 수사대'를 설치하고 지진 피해를 본 10개 주에서 건설업자 130여 명을 부실공사 혐의로 구금했습니다. ☞관련기사
지진세로 거둔 돈은 어디로?
또한 튀르키예는 지난 1999년 1만7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서북부 대지진을 계기로 지진 예방과 피해 대응에 쓰겠다며 '특별통신세'(Special communication tax), 일명 지진세를 도입했는데요. 외신은 튀르키예가 그간 지진세로만 총 880억리라(약 5조9000억원)를 걷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문제는 최근까지 튀르키예는 이 세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시민들은 더딘 구조대의 대응과 부족한 물자보급 등을 지적하며 "우리의 세금이 도대체 어디로 갔나"라고 호소했습니다.
영웅된 튀르키예 에르진 시장
사망 0, 붕괴 0
그 와중에 영웅이 된 한 시장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동남부 하타이주의 도시 에르진 시장인데요. 지진이 강타한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붕괴된 건물도 없었습니다. 외케스 엘마소글루 에르진 시장은 "우리는 불법 건축을 허용하지 않았다"라며 "지진으로 인해 에르진에선 사망자와 부상자가 없었고 건물도 무너지지 않아 잔해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실 시공을 눈감아줬던 튀르키예 중앙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로 당시에는 비판도 참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정치인이 더 많아져야하는데, 현실은 욕만 먹고 다음 선거에 낙선하는거죠. 우리나라도 뭐 솔직히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해야 당선되는 게 현실이고, 돈 퍼준다는 사람이 당선되는 게 현실 아니겠습니까? 유권자들이 올바르게 판단해야 올바른 정치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건데 말입니다.☞관련기사
무너진 치안, 약탈-총격전 발생
일부 구조대 철수
에르도안 대통령이 비판받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통제가 전혀 안되고 있는 것인데요. 강진 피해 지역에서 빈집을 털거나 상점 창문을 깨고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총격 등 무력 충돌까지 발생해 오스트리아는 구조팀 82명을 철수시키기로 했습니다. 독일도 안전상의 이유로 구조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치안이 무너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경찰이 관련 범죄자 98명을 잡고 에르도안도 "약탈이나 납치 등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은 국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지만 글쎄요…☞관련기사
자연재해 당시 사례는?
이러한 자연재해 상황에서 발생하는 약탈 문제는 비단 튀르키예 뿐만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정부의 대응이 중요한데요. 관련 사례들을 몇가지 살펴보겠습니다.
-2005년 미국 카트리나 허리케인 : 12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카트리나로 인해 뉴올리언스는 오랜기간 무정부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약탈, 강간, 방화 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라크 전쟁 등으로 재정난을 겪은 부시 행정부는 복구 작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웠는데요. 이로 인해 부시는 다음 대선에서 오바마에게 패배합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 단일 지역으로 역대 최대 사망자를 낸 아이티에서는 구호작업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생필품 약탈과 납치 등의 범죄 행위가 이어졌습니다. 당국은 약탈행위를 막으려고 무장 경찰력이 배치하며 대응했습니다. 다만 워낙 아이티가 빈국이다보니 상황이 나아지진 않았습니다. 10년이 넘도록 아이티는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 식료품점과 현금자동지급기(ATM)에 대한 주민들의 약탈이 발생했는데요. 다만 그 규모가 크지 않았고, 지진에 익숙한 나라인만큼 정부와 국민들이 잘 훈련된 모습을 보여 전세계로부터 호평받았습니다.
-2017년 포항 지진 : 포항 지진 당시 눈에 띄는 약탈 행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정부 대응도 나름 호평을 받았는데요. 기상청이 발표시간 단축, 진도 시범서비스, 지진해일 특구역세분화를 목표로 시행한 지진체감형 지진통보 서비스 시스템이 빠른 상황 전파에 도움을 줬습니다.
현재 사상자 수 및 피해 상황
13일(현지시각) 기준으로 현재 지진 사망자는 최소 3만7000명을 넘어섰습닌다. 골든타임은 진작에 지나갔고 이제는 정말 미라클타임, 기적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입니다.☞관련기사 문제는 추가 피해인데요.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튀르키예·시리아를 합친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확률을 26%로 2%포인트 상향했습니다. 튀르키예 경제적 손실도 어마어마한데요. 경제단체 튀르키예기업연맹(튀르콘페드)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입은 경제 손실이 840억달러(107조 원)을 넘었다고 추산했습니다. 이는 튀르키예 국내총생산(GDP)의 10% 수준입니다.☞관련기사
한국 구조대, 8명 구조
'형제 국가'로 파견된 한국 구조대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외교부는 "튀르키예 안타키아 지역에서 탐색·구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 긴급구호대는 11일 저녁 7시 18분과 8시 18분에 각각 생존자 1명씩을 추가로 구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한국 긴급구호대는 지난 9일 구조활동을 시작한 이래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습니다. 외교부는 "한국 긴급구호대는 앞으로도 생존자 유력구역을 중심으로 고강도 탐색 및 구조활동을 지속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