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8]   [제543호] 두 남매, 각자의 '신세계' 개척 여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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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43호
2024. 11.18(월)
🔔 오늘의 토마토레터! 

1. 두 남매, 각자의 '신세계' 개척 여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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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2025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하며 본격적인 계열분리의 시작을 선포했습니다.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를,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를 나눠 '남매경영'을 펼치게 되는데요. 신세계그룹은 1997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한 후 재계 순위 11위에 오르는 굴지의 유통기업으로 성장한 바 있습니다. 올해 내수부진과 신사업 발굴 등 여러 과제에 직면한 만큼 턴어라운드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본격적인 계열 분리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완전한 계열분리까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토마토pick에서 신세계그룹의 남다른 승계와 앞으로의 계열분리 전망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자립 성공, 이명희 신화 
신세계그룹 이명희 총괄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막내딸이자 고 이건희 회장의 동생입니다. 이 회장은 1991년 삼성그룹에서 백화점을 운영하던 신세계를 분리해 나왔는데요. 신세계그룹은 이로부터 6년 뒤 1997년 공정거래법상 삼성그룹과 완전히 분리됐습니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으로 시작했지만 계열분리를 선언한 뒤 2000년대부터 이마트로 대형마트 업계 1위로 고속 성장하며 굴지의 유통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의 총매출은 71조원에 달합니다. 공정자산총액 규모는 약 62조원으로 재계 10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남매의 난' 없는 경쟁체제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는 2019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을 나눠 계열사 지분을 정리했는데요. 이명희 총괄회장은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18.56%를 줬고, 딸인 정유경 신세계 회장에게 신세계 지분 18.56%를 나눠줬습니다. 그러나 업계는 신세계그룹의 완전한 계열분리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는 이 총괄회장의 지분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공정거래법상 친족독립경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총수의 상호 출자제한(상장사 3%·비상장사 10%)이 해소돼야 하기 때문에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각각 10%)을 3%로 낮춰야 합니다.

   -SSG닷컴 지분 정리 과제로 : SSG닷컴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은 지분 정리를 끝낸 상태입니다. SSG닷컴은 2018년 12월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법인인데요. 다음 해에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해 지금의 SSG닷컴이 됐습니다. 현재 SSG닷컴 지분은 이마트가 45.6%로 최대주주고, 신세계는 24.4%를 보유한 2대 주주 위치에 있습니다. 또 SSG닷컴은 설립 당시 1조원대 투자에 나선 사모펀드의 콜옵션 이슈로 지난 6월 발목이 잡혔는데요. 이때 풋옵션 조항 삭제에 합의해 연내 빠르게 신규 투자자 유치를 공시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브랜드 로열티 정리도 관심 :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후 '로열티' 이슈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마트와 신세계가 계열을 분리한 뒤에도 상표권 사용료를 무상제공할 경우 총수일가 간 부당지원행위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이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창고형 할인점 등 유통 사업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조선호텔, 신세계건설 등 53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마트가 '신세계' 브랜드를 사명으로 사용하는 법인이 많다는 것입니다. 신세계 브랜드 상표권 권리는 정유경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신세계가 갖고 있습니다. 지분 정리가 이뤄진다면 이마트와 신세계가 브랜드 로열티 계약을 별도로 체결해야 하는데, 이마트가 신세계에 상당한 금액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영 능력 입증한 정유경 
또다른 '성장 카드' 필요 
정유경 회장은 모친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총괄회장이 이마트로 이뤄낸 '신세계 신화'를 재연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습니다. 실제 정 회장은 2015년 총괄사장이 된 후 2022년까지 외형과 수익성을 모두 잡으며 경영능력을 입증해 왔습니다. 2011년 신세계와 이마트의 기업분할 다음 해부턴 4년간 2조원대 머물렀던 신세계의 매출을 연결기준 2017년 3조원대로 올려놓았습니다. 이후 2018년 5조원대, 2019년 6조원대를 차례로 돌파한 이력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난 2022년에는 7조8128억원으로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기점으로 이런 기세는 한풀 꺾였는데요. 온라인이 유통산업을 대체하면서 백화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정 회장은 새로운 돌파구로 뷰티·라이프스타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데요. 다만 내수가 장기불황 조짐을 보이고 인구까지 줄어 백화점그룹이 과거 영광을 재연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능력 증명' 필요한 정용진 
신사업 평가도 엇갈려 
정용진 회장은 정유경 회장과 달리 안정보단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리더로 평가받습니다. 그동안 정 회장은 기존 유통사업 외에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 왔기 때문인데요. 업계에선 정 회장의 리더십 평가가 엇갈립니다. 경영 스타일은 혁신적이나, 지나치게 모험적이라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신사업 투자에서 발생한 막대한 비용을 만회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힙니다. 특히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과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존재합니다. 일례로 일본의 만물상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삐에로쇼핑'과 '어른이 놀이터'로 불린 '일렉트로마트' 등이 부진을 보이면서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기도 했습니다. 정 회장에게는 향후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확장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 브리핑10  🍅←동영상 보기 

민주당, 김건희 특검법 관철 
2차 비상행동 돌입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관철을 위한 2차 비상행동에 돌입합니다. 민주당은 18일 오후 7시부터 김건희 특검법 관철 민주당 국회의원 2차 비상행동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지난 17일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5일부터 약 열흘가량 1차 비상행동에 돌입한 바 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재표결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28일까지 2차 단체 행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17일 간담회에서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과 상설특검을 통해 윤 정부를 제대로 심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국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만들어서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관련기사  

여야의정협의체 평행선 달렸다 
2025학년 의대 증원서 이견 
여야의정협의체가 17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이견만 보였습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협의체 2차 전체회의 후 브리핑에서 “2025학년도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료계 주장을 들었고, 정부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말했다”며 “의정 간 평행선에 여당 차원에서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의료계는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는 방식, 예비 합격자 규모 축소 등을 통해 2025학년도 정원을 조정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미 모집인원을 사실상 확정한 상황이기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관련기사  

트럼프 형사재판 변호인단 
줄줄이 법무부 요직 기용 
트럼프 당선인은 14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성명을 내 토드 블랜치가 차기 행정부 법무차관으로 봉사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에밀 보브를 수석 부차관보에, 존 사우어를 송무차관에 지명했는데요. 블랜치와 보브는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되는 성추문 입막음 비자금 사건과 연방 기밀문건 유출 사건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으며, 특히 블랜치는 2021년 국회의사당 공격 관련 사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우어는 대법원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면책특권 소송을 담당한 인물입니다.☞관련기사 

‘IQ 높고 주 80시간’ 
머스크, 정부효율부 구인 
일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구인에 나섰습니다. 14일(현지시각) X(구 트위터)에는 @DOGE 계정을 통해 구인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에는 “우리에게는 더는 시간제 아이디어 창출자가 필요하지 않다”며 “엄청난 지능을 보유한(super high-IQ) 작은 정부의 혁신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비용 삭감을 위해 주 80시간 이상 일할 의향이 있는 자”라고 요건을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이 글을 리트윗하며 홍보를 했는데요. 다만 “이는 장황한 작업이 될 것이고, 적을 많이 만들겠지만 보상은 0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관련기사 

전쟁으로 밀착한 중·러 
교역도 역대 최대 전망 
중국 해관(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양국간 무역 규모는 202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습니다. 특히 중국의 10월 대러시아 수출은 전년 대비 26.7% 증가했는데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양측의 교역 증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제재가 시작됐고, 이로 인해 양측의 교역이 자동차, 전자제품의 주요 공급원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관련기사 

‘남중국해 영유권’ 법 제정 
주변국, 필리핀에 반발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명시한 법을 제정하면서 중국은 물론 타국까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8일 남중국해 등 해양의 자국 영유권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법안들에 서명했는데요. 이에 중국은 주중국 필리핀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어 1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가 반발했는데요. 모하마드 알라민 외교부 차관은 필리핀 해양법을 검토한 결과, 법이 규정한 영유권 범위가 국제법에 근거한 말레이시아 사바주 보르네오섬 인근 영해를 침범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관련기사 

기업 3분기 영업익 34%↑ 
500대 기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은 521% 급증했습니다. 15일 CEO스코어가 매출 500대 기업 중 332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58조6151억원으로 전년동기(43조7881억원) 대비 14조8270억원(33.9%) 증가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3분기 매출액도 776조9907억원으로 전년동기(743조9593억원) 대비 33조314억원(4.4%) 늘었습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조4335억원) 대비 6조7499억원 늘어난 9조1834억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흑자전환에 성공해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올렸습니다.☞관련기사 

권익위, 26만명 고충 해소 
국민권익위원회는 윤석열 정부가 시작된 2022년 5월 이후 2024년 11월 현재까지 2년 반 동안 총 2만3480건의 고충민원을 처리해 6661건을 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권익위는 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대규모 집단민원 668건을 해결해 약 26만명의 고충을 해결하고 사회 갈등 확산을 사전에 방지했다고 성과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권익위는 7년간 지연되던 영주다목적댐의 준공을 이끌어 수변관광지 개발, 도로개설 등 지역 주민 3만3000여명의 숙원사업을 진행시킨 점을 주요 성과로 꼽았습니다.☞관련기사 

공시가 현실화율 또 동결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2년 연속 동결됩니다.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문재인 정부가 수립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도입 전인 2020년 수준(공동주택 69%)으로 3년째 고정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앞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폐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위한 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또다시 '동결'이라는 임시 조치를 쓰게 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년 공시가격은 시세 변동만 반영해 움직이게 됩니다.☞관련기사 

국민 82.32% “안락사 찬성”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922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반대한다는 응답은 17.68%였습니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평온한 죽음을 선택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가 73.19%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불치병 환자 등 안락사를 원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18.13%, ‘고령화에 따른 질병, 간병, 비용 등의 사회문제에서 현실적 대안 중 하나이기 때문에’ 8.2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0.39%입니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안락사 해당 요건, 책임 등의 기준을 정하기 어렵기 때문에’가 53.42%였습니다. 이어 ‘저소득층, 환자, 초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죽음을 권하는 풍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24.84%, ‘누군가의 죽음을 방조하는 셈이기 때문에’가 20.5%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1.24%입니다.☞관련기사

 

💭 수렁에서 건진 뉴스 
뉴스의 홍수에 떠내려간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내어 소개해드립니다. 

필리핀 초강력 태풍 강타 
한 달 새 6번째 
초강력 24호 태풍 ‘마니’가 필리핀에 상륙했습니다. 17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니가 전날 밤 필리핀 동부 카탄두아네스주에 상륙한 데 이어 이날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 도착했는데요. 최대 순간 풍속 시속 240km의 강풍을 동반해 가옥이 훼손되는 등의 피해가 있었습니다. 태풍 마니가 상륙함으로써 필리핀은 최근 한 달 동안 6번의 태풍을 겪었는데요. 지난달부터 ‘짜미’, ‘콩레이’, ‘인싱’, ‘도라지’, ‘우사기’ 5개의 태풍이 잇따라 필리핀을 강타했습니다. 특히 ‘짜미’와 ‘콩레이’ 때는 최소 162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실종됐습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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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만한 칼럼을 소개해드립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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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수능 날만 되면 경찰차가 학생을 태워주거나, 수험표를 가져다주는 모습이 매년 펼쳐집니다. 수능이 사실상 국가적 행사로 자리 잡으면서 경찰도 수험생들의 편의를 봐주는 것인데요. 이를 두고 경찰 업무에서 벗어난 일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주민 편의라는 측면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반박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주간동향 
1. 수위 높은 1심 선고…여야, 격한 충돌 불가피 
2. 이준석 본격 참전, 창원지검 수사에 쏠린 눈

 

1. 수위 높은 1심 선고…여야, 격한 충돌 불가피

① 지난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결과는 여야 정치권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수준.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법 정의 실현이라는 대의와 별개로, 정치적 차원에서는 상당한 혼란과 갈등을 촉발하는 트리거가 될 전망. 선고 결과가 피선거권 박탈 기준(벌금 100만원 이상)을 살짝 넘겼거나 그 언저리였다면, 여야 모두 반응 수위를 조절하고 극단적 쏠림을 경계했을 것. 하지만 이번 결과로 야당은 조급해졌고, 여당은 판을 흔들고 뒤집으려 할 것. 여야가 특정 사안에 타협할 가능성은 (지금도 거의 없지만) 사라졌고, 양쪽 다 강경 모드로 태세를 전환할 전망이어서, 정치적으로는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 됐음.

② 충격의 민주당. 겉으로는 단일대오 당분간 유지할 테지만, 내부적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음. 일단 선고 결과에 대한 강한 반발이나 거친 언사 등은 국민들 눈에 '마이너스' 효과만 낼 듯. 장외집회 역시 재판 결과와 맞물려 동력 확보가 쉽지 않아 보임. 숨고르기가 필요한데, 이번주 이재명 대표의 행보나 대응을 좀 지켜봐야. 당장 언론이 김부겸과 김경수 기사를 조금씩 내보내며 내부 동요 움직임이 있는지 면밀히 살피는 중. 유죄 선고가 더 유력해 보이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재판 결과와 맞물리면 균열이 좀 더 생길 수도.

③ 이번 법원의 판단과 처벌 수위가 적절했느냐 문제는 이를 보는 개별 주체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를 것. 향후 2심과 3심 진행 과정에서 다시 다투게 될 문제라서, 형량을 둘러싼 평가와 공방은 매우 소모적일 수 있음. 대신 이번 재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야권 지지자들의 불만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임. 거짓말, 위증 등의 문제를 따지자면 윤석열 대통령 역시 국회 인사청문회나 대선 티브이 토론회 과정에서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많았기 때문. 이재명을 겨냥한 검찰의 '먼지털기식' 수사와 가지치기 수사 등은 다시 거론하기도 민망한 수준. 그에 대비되는 윤 대통령 부부, 특히 김건희 여사 수사에서 보여준 검찰의 선택적 기소 등은 이번 판결로 더 도드라져 보일 수밖에 없음. 이는 단순히 야권 지지자들의 시각이 아닌, 합리적 중도층이 보더라도 마찬가지. 이재명을 봐주라는 게 아니고, 김건희의 범죄도 제대로 수사하고 기소하라는 것.

④ 이번 선고를 계기로 국민의힘은 내분은 제쳐둔 채 한목소리로 이재명 공격에 올인 중. 외부 타깃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다 보니, 내부 갈등이 묻히는 분위기. 이 분위기에 편승해 한동훈도 김건희 특검법(심지어 여당 요구를 수용한 수정안) 거부권 행사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재의투표 때 이탈표도 없을 것으로 낙관 중. '이재명 1심 실형'이라는 일시적 마취약에 취한 모습. 하지만 여권이 안고 있는 문제가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음. 상대의 치명상 등 외부 변수로 일시적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일 뿐. 사실 이럴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인데 한동훈은 아직 감지하지 못한 듯. 주말에도 "민주당의 '검수완박'을 법무부 장관이던 내가 '검수원복'했고, 그 덕에 이재명의 위증교사를 기소할 수 있었다'고 공치사. 검수원복된 그 검찰권을 현 정부 '윤석열 검찰'이 어떻게 쓰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성찰했다면 저런 자화자찬은 하지 못했을 것. '윤'이나 '한' 둘 다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검사스러울 것 같음.

⑤ 오는 25일에 있을 위증교사 선고는 이번 공직선거법보다 더 이재명에게 치명적일 수 있음. 문제는 25일이 끝이 아니라는 점. 크게 네 무더기의 이재명 대표 재판이 수시로 돌아가고 있고, 2개의 1심 선고 결과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여권이 야당을 인정하지 않는 빌미로 사용할 것. 야당 역시 당장 탄핵까지는 아니지만 윤석열과 한동훈, 두 전직 검사가 보여주고 있는 국정 난맥상에 대해 끊임 없이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 여야정 모두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적 진공현상'이 지방선거와 다음 대선 때까지 아주 오래도록 지속될 게 분명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의 불행. 이렇다 할 해법이 안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더 절망적.

 

2. 이준석 본격 참전, 창원지검 수사에 쏠린 눈
  
① 이재명 대표 재판이 이미 수사가 마무리되어 그에 대한 판단만 남은 과거의 사안이라면, 창원지검의 명태균 게이트 수사와 지난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은 진행 중이거나 해결해야 할 현재이자 미래의 현안. 정부여당에서 이 문제를 적당히 덮고 넘어가려고 하거나 시간을 끌면서 뭉개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는 중. 하지만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훗날, 어쩌면 임기가 끝난 이후엔 더 큰 쓰나미로 되돌아온다는 걸 우리 국민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생생히 목격 중. '나는 예외일 거야'라는 안일함과 오만함이 쓰나미의 진원지. 그런 쓰나미의 맨 앞단에서 칼잡이 노릇을 했던 이들이 윤석열과 한동훈. 부디 기억을 잘 떠올려 보시길.

② 창원지검 수사와 관련해 이준석 의원이 본격적으로 참전하고 나선 모양새. 명태균과 김영선을 구속한 검찰이 자신과 김종인 전 위원장 등을 조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대응한 것. 이준석도 검찰과 명태균이 자신과 김종인 위원장 등을 끌어들여 사건의 본질이 아닌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책임 소재를 여러 곳으로 분산해 물타기를 하려는 것으로 의심하는 중. 이준석이 지방선거와 재보궐 당시 당대표의 위치에 있었다는 점과 이준석 역시 모든 통화를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이준석의 맘먹기에 따라 상당히 파급력 있는 '비밀'과 '불법'이 수면 위로 드러날 수도 있음. 다만, 장기적으로 보수의 새로운 리더가 되고 싶은 이준석이 과연 '보수의 배신자' 프레임을 각오할 수 있을지, 그걸 각오했다면 어디까지 어떤 식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상당히 눈길이 가는 대목.

③ 이준석의 참전 의지에도 불구하고, 수사의 주체인 창원지검의 행보를 보면, 어째 좀 불안하고 수상하기는 함. 사건 초반 구속되면 대단한 폭로라도 할 듯이 대국민 겁박을 일삼던 명태균도 구속된 뒤 며칠이 흘렀지만, 공개 메시지 없이 잠잠. 주말에 "김건희-명태균 사이의 카톡 메시지에 등장하는 오빠는 '친오빠'라는 점이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왔음. 검찰이 비공개 영장심사 때 법정에 제출한 카톡 후속 메시지를 보면 친오빠라는 점이 확인된다는 내용인데, 검찰발 소스인 것으로 보임. 검찰의 의도는 뻔해 보임. 앞으로 본질과 관계 없는 이런 식의 언론 플레이가 얼마나 많을지 잘 살펴야. 정치자금법 위반 외에도 수사할 내용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윤석열 검찰'의 수사 의지를 믿고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 자체가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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