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1][제517호] '깜깜이 교육감 선거'…대안은 없나?

제 517호
2024. 10.11(금)
🔔 오늘의 토마토레터! 

1. '깜깜이 교육감 선거'…대안은 없나?
2. 한동훈, ‘김건희 도이치 수사’에 “검, 국민 납득할 결과 내놔야”
3. ‘햇빛 받을 때 왔다’ AI, 노벨상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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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매우 낮습니다. 오늘(11일)부터 내일까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가 진행되지만, 여전히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 모르는 유권자들이 많습니다. 교육감 선거는 직선제로 바뀐 이후 유권자들의 무관심에 따른 '깜깜이 선거'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교육감 선거를 개선하고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여러 대안들이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토마토Pick이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현황과 현재 논의되고 있는 교육감 선거 개선 방안 등을 살펴봤습니다. 

보궐선거 왜 치러지나 
이번 보궐선거는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임기 중 직을 상실한 데에 따른 것입니다. 조 전 교육감은 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를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대법원은 지난 8월 그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교육감은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곧바로 직을 상실합니다. 조 전 교육감은 교육감 최초로 3선에 성공했지만, 임기를 2년가량 남기고 물러나게 됐습니다.

   -"계승론 vs 심판론" 대결 : 이번 선거에서 조 전 교육감을 지지했던 진보 진영은 계승론을 펼치고 있으며, 보수진영은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진보 세력에 대한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진보 진영은 조 전 교육감이 그간 좋은 정책을 펼쳤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보수진영은 임기 10년간 이어진 정책을 대대적으로 바꾸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각 진영이 단일 후보를 만들었고,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진보진영에선 서울대 명예교수인 정근식 후보가 나서고, 보수진영은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 단일화했습니다.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윤호상 후보와 최보선 후보도 출마했습니다. 

'역사 짧은' 직선제의 명암 
무관심 극복이 가장 큰 과제 
교육감 직선제는 역사가 짧습니다. 해방 이후 잠시 시행된 적이 있으나,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간선제로 바뀌었는데요. 학교운영위원이 교육자치선거를 통해 교육감을 선출하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다 2007년부터 부산시를 시작으로 교육감 직선제가 시행돼 전국으로 확대됐습니다. 교육감 직선제로 바뀐 배경에는 지방자치권의 강화가 있습니다. 지역별로 주민이 요구하는 교육이 다른 만큼, 당시엔 직선제에 대한 기대도 높았습니다.

   -시행 이후 평가는 엇갈려 : 좋은 취지로 시작됐지만, 직선제에 따른 부작용이나 단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생겨났습니다. 이들은 정부와 불협화음을 주된 문제로 꼽습니다. 교육행정을 주관하는 정부와 지역의 교육감이 서로 다른 진영이면 문제가 된다는 겁니다. 교육행정의 경우 이런 불안정함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입니다. 반면 직선제를 옹호하는 쪽은 오히려 교육행정이 안정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지역주민의 요구가 일관적이라면 정부와 의견이 달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건데요. 정부가 바뀌더라도 지역 교육감을 일관적으로 뽑아 교육행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교육=대입' 풍토, 무관심 초래 : 교육감직선제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건 역시나 시민들의 무관심입니다. 아마 자신이 사는 지역의 교육감이 누군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도 핵심 쟁점은커녕 후보자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여전히 많습니다. 서울시교육감이 한해 예산 12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예산을 다루는 중요한 직책인데도 말입니다. 
그 이유로는 여전히 비대한 중앙정부의 권한이 꼽힙니다. 교육부의 권한이 지방교육청에 비해 막강합니다. 더구나 교육에 대한 대중의 관심사는 대부분 대입정책에 쏠려있습니다. 대입을 결정하는 건 교육부이고, 핵심 교육정책도 대통령 공약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러니 유권자들은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아이를 교육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보고, 교육감 선거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죠. 

'교육감 선거 붐업' 대안 있나? 
선거는 많은 관심을 받는 게 좋습니다. 흥행해야 투표율이 오르고 대표성을 가진 후보가 선출됩니다. 대중이 많이 지켜볼수록 후보 간 공방이 치열해지고, 좋은 대표자가 탄생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는 대안이 꾸준히 논의되지만, 각 대안마다 찬반 양론이 존재합니다.

   -후보자 정당 표기 : 현재 정당 표기가 없는 교육감 선거가 흥행을 막는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실제 선거에서는 후보자를 보고 투표하기보다,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유권자도 많습니다. 정당 표기가 유권자들을 좀 더 많이 투표장으로 향하게 할 거라는 것이죠. 또 선거에는 수십억 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정당이 나서면 선거비 때문에 나서지 못하는 유능한 후보를 발굴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다만 교육 분야의 정치적 중립을 중시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게 걸림돌입니다. 
   -단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 : 시도지사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이루는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관련 법안도 발의됐는데요.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시도지사 후보가 교육감 후보를 지명해 함께 선거 캠프를 꾸리는 법을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은 다양한 직업이나 분야에서 교육감 후보자가 나오도록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담았습니다. 이 방안은 시도지사와 교육감 동시 당선으로 행정적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교육감이 지자체장과 정당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 
   -교육감 권한 확대 : 교육감의 권한을 확대하면 지방에서 자유롭게 교육정책을 펼쳐 지역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의 구조조정이 매년 이뤄지고 있는데요. 대학은 교육감의 권한 밖에 있습니다. 대학과 관련된 권한도 교육감에 위임한다면 지역별 맞춤 교육을 기대할 수 있고 유권자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는 것이죠. 다만 이런 주장에 대해서도 역시 자율성이 확대되면 교육행정의 통일성을 해친다는 반박도 있습니다. 
   -학생에게 투표권 부여 : 투표권을 교육주체인 학생에게 부여하자는 주장입니다. 교육정책을 체감하는 연령층으로 선거권을 낮추자는 건데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고등학교 1학년인 만 16세 학생부터 교육감 선거에 참여시키자고 말합니다. 이 교육감은 "학생들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학생이 선거권을 갖는다면 교육정책에 대한 관심도 키우고, 후보자들의 공약도 좀 더 다양하고 디테일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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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명태균·김영선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않는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주요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김 전 의원의 회계 담당자 A씨 간에 이뤄진 공천 관련 금전 거래 의혹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형사4부(김호경 부장검사)는 이들 3명에 대해 내사 종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다만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계속 수사할 방침입니다.☞관련기사 

한동훈, ‘김건희 도이치 수사’에 
“검, 국민 납득할 결과 내놔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검찰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강화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친한계의 주장에 대해 “당초 대선 과정에서 이미 국민들께 약속한 부분 아니냐”며 “그것을 지키시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관련기사 

‘햇빛 받을 때 왔다’ 
AI, 노벨상 접수 
올해 노벨상에서 인공지능(AI) 연구자들이 잇따라 수상자로 등극했습니다. 9일(현지시각) 발표된 과학계 노벨상 3개 부문 중 AI는 화학상과 물리학상 2개를 접수했습니다. 화학상에는 ‘알파고’의 아버지로 알려진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와 딥마인드 연구원 존 점퍼가 이름을 올렸으며, 물리학상은 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 미 프리스턴대 명예교수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차지했습니다. AI 분야가 잇따라 노벨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AFP 통신은 “마침내 햇빛을 받을 때가 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관련기사 

'한국인 전문직 구직 쉽게…' 
미 의회, 비자 확대법 추진 
한국인 전문인력이 미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쉽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전문직 취업비자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발의됐습니다. 톰 수오지(민주·뉴욕) 하원의원은 9일(현지시각) ‘E-3’ 전문직 비자 쿼터에 우리나라를 추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는데요. 법안은 호주가 전문직 비자(E-3) 쿼터를 다 채우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해당 비자에 한국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앞서 호주는 지난 2004년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별도입법을 통해 매년 1만5000개의 전문직 비자 쿼터를 확보한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UN "레바논 난민 90만명" 
유엔이 레바논에서 지난 3주 동안 주민 60만명이 집을 떠나 피신했고, 30만명은 외국으로 출국했다고 9일(현지시각)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이 밝힌 난민 규모는 지난 2006년 전쟁 수준과 같은 것인데요. 불과 3주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유엔 국제이민기구(IOM)의 던컨 설리번 대표는 레바논 정부가 무력화되고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레바논은 난민들을 보살필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관련기사 

‘내년까지 종식할 기회 잡아’ 
젤렌스키, 지원 호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공격을 내년까지 종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며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제3차 우크라이나-동남유럽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는데요. 그는 “10월, 11월, 12월에 우리는 상황을 평화와 장기적 안정으로 옮길 진정한 기회를 갖게 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SCMP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관련기사 

軍, 2년 인건비 불용 4190억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방부 예산 가운데 장교, 부사관, 군무원, 병사 인건비 불용 규모가 2022년 866억원, 2023년 3324억원 등 최근 2년간 총 41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산 불용 사유는 대부분 집행잔액(쓰고 남은 돈)이었습니다. 임 의원은 “이는 예산 편성 시 적정 인력운영률 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갈수록 병역 자원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불용 규모는 더 커질 것이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방부 자구 노력만으로도 어느 정도 군 간부 처우개선 대책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임 의원의 설명입니다.☞관련기사 

투잡 경찰 3년간 44% 늘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겸직이 있는 경찰공무원은 549명으로 2020년 404명에서 연평균 10.8%씩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영리 겸직'의 경우 43.8% 증가해 '비영리 겸직' 증가율(21.5%)의 2배 이상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영리 겸직이 있는 경찰 공무원은 374명으로 이 가운데 교수, 강사, 자문, 연구, 강연, 상담 등 교육과 연구분야가 241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시간강사가 158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부동산 임대업(27명)이었고, 인터넷 개인방송이나 블로그 활동(20명)이 뒤를 이었습니다.☞관련기사 

'철근누락' LH아파트 단지 
최대 20% 더 철근 주문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이 확인된 LH아파트 단지에서 당초 설계상 필요한 것보다 최대 20% 많은 철근을 주문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0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LH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철근 누락 LH 23개 단지 중 21개 단지에서 설계량보다 철근을 더 많이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택 소사벌 A-7블록은 철근을 설계량(1809t)보다 19.5%(353t) 많은 2165t 주문해 시공했고, 철근 자재비는 설계 대비 12억원 늘었습니다. 오산 세교2 A-6블록도 주문·시공량(4159t)이 설계량(3945t)보다 5.4%(214t) 많았고, 주문 금액은 설계 때보다 24억원 증가했습니다. LH의 관리·감독 기능이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관련기사 

국민 85.79% “사형 집행 찬성”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569명을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반대한다는 응답은 14.21%였습니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악질적인 범죄자의 단죄를 위해’가 55.09%, ‘사회에서의 완전 배제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가 36.73%, ‘사법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가 7.58%로 나왔습니다. ‘기타’는 0.6%였습니다. 반대하는 이유는 ‘종신형 등 대안이 있기 때문에’가 44.58%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생명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26.51%, ‘사형에 범죄 억제 효과가 없기 때문에’가 21.69%였습니다. ‘기타’는 7.23%입니다.☞관련기사

 

💭 수렁에서 건진 뉴스 
뉴스의 홍수에 떠내려간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내어 소개해드립니다. 

나치가 약탈한 모네 희귀작 
80여년 만에 후손 품으로 
미국 CNN방송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의해 약탈된 클로드 모네의 희귀작이 80여년 만에 원소유자 후손에게 반환됐다고 9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바닷가’(Bord de Mer)란 이름의 이 작품은 모네의 초기작 중 하나로 약 50만 달러(약 6억7000만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36년 이 작품을 구매한 오스트리아인 부부 아달베르트 파를라기와 힐다 파를라기는 2년 뒤 나치의 위협을 피해 달아나면서 나치의 손에 들어갔습니다.☞관련기사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견주들이 반려동물을 산책시킬 때 발생하는 소변을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반려동물주가 산책 시 동물의 배변을 처리하는 것처럼 소변도 치워야 한다는 주장과 소변까지 일일이 치우기 어렵다는 주장이 엇갈리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토마토레터가 꼽은 핵심 이슈    
1. 명태균에게 연일 휘청, 감당 못하는 여권 
2. 독대 성사에도…’한동훈 vs 친윤’ 갈등 격화

 

1. 명태균에게 연일 휘청, 감당 못하는 여권

▶노종면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의원 및 당원 56만8천여명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국민의힘 또는 특정 캠프 핵심 관계자가 책임당원 정보를 통째로 넘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대선 경선 기간이었던 2021년 10월19~20일, 10월21일 총 2회에 걸쳐 국민의힘 당원 11만7829명, 13만9156명에게 전화를 돌려 각각 3450명, 544명의 응답을 받았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 보도자료를 내어 의혹 제기

▶서범수
“(노종면 의원의 폭로에 대해) 대선 기간에 선거 운동을 하라고 중앙당에서 당원명부를 안심번호로 만들어서 각 선거캠프,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에게 다 적법하게 배부했다. 전혀 위법한 사안이 없다. (그러면서도) 이 명부가 그 이후나 경선 기간 중에 명태균이라는 사람에게 어떻게 흘러갔는지에 대한 부분은 우리가 지금부터 차근차근 조사할 예정. 조사에 따라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면 조치를 하겠다.’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명태균
“작업한 여론조사를 들고 각종 선거 캠프를 들락거리는 선거 브로커가 언젠가 일 낼 줄 알았지만,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예상 못 했다. 어차피 사법처리가 불가피한 사람이라서 자기가 살기 위해 사실 여부를 떠나 허위·허풍 폭로전을 계속할 텐데 조속히 수사해서 진실을 규명하고 다시는 정치판에 이런 아류의 선거 브로커가 활개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연루된 여권 인사들 대부분이 선거 브로커에 당한 사람들이다. 굳이 부인해서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검찰은 성역 없이 나온 의혹들 모두 수사하라. 아예 잔불도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정리하라.” –홍준표 대구시장,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성역 없이 수사하면 저보다 홍 시장이 더 위험해질 수 있어요.” –명태균씨,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의 비판을 반박하며

▶친윤계 수습?
“(명씨는) 여의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른바 듣보잡 허풍쟁이 사기꾼 1000명 중 한 명. (명씨를) 이렇게 떠들도록 놔두면 결국 ‘대통령이 뭔가 약점이 잡혀서 수사를 못 하고 있다’고 국민이 생각할 것이기에 검찰은 김영선 전 의원과 돈거래 문제를 빨리 수사해서 구속해야 한다. 빨리 구속을 해야 (명씨 주장대로) 대통령이 하야를 하는지 아닌지 볼 것 아니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의도에 정권 창출의 주역이라고 자처하는 분들이 수만 명, 수천 명 있다. 부지기수다. (대통령께서) 여러 사람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이 합당하다면 저한테도 여러 가지 의견을 전달했을 것. 제가 기억하기에는 (명 씨는) 거의 없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윤 대통령은 통화를 많이 하는 분으로 저도 경선 기간 동안 거의 매일 통화했다. 한때 대통령과 가까웠고 조언을 자주 했다고 한들 대통령이 명태균을 비호해줬거나 공천 개입이라도 했느냐. 핵심은 관계나 영향력 때문에 공적인 일에 개입을 했느냐 여부”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국정감사 시작 뒤 첫번째 주가 지나가는 중인데, 정치권 전체가 ‘명태균-김건희’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형국.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뉴스를 뒤덮은 지 너무 오래여서, 이젠 발언과 전언을 통한 의혹제기에 국민들의 반응도가 점차 느려지고 있어. 국감에 나와야 할 핵심 증인들은 출석을 피하고 있고, 민주당은 여전히 결정적 한방을 내놓고 있지 못한 탓에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뜻. 물론, 국감 초기이고 언제든 ‘트리거’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터져 나올 수 있지만, 지켜보는 국민들은 좀 더 빠른 ‘속도전’을 원할 수밖에. 국정 전반을 살펴야 할 국감이 지나치게 소모적으로 흐르면서, 다른 주요한 현안들이 어물쩍 넘어가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② 이런 가운데 노종면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당원명단 유출’ 건은 향후 주목해봐야 할 사안으로 보임. 선거운동용으로 당이 공식적으로 배포한 명단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하나, 이후 그걸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 캠프 소속도 아니었던 민간인 명태균에게 어떤 식으로든 흘러가 활용됐다면, 그리고 그 활용에 불법적 요소가 있었다면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 이미 여의도에서는 ‘여론조사 과정에서 민심 왜곡의 문제가 있었다’는 말이 파다한 상태. 이번 명단 유출 건이 이 문제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있음. 국민의힘이 의혹 제기 당일 자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심상치 않은 대목.

③ 연일 계속되고 있는 명태균의 협박에 친윤계도 조금씩 대응에 나서고 있음. 다만 친윤계의 반박이나 해명은 명태균을 ‘선거 때 꼬이는 수많은 브로커 중 하나’로 평가절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음. 사안의 핵심은 대통령 부부가 부적절하게 공천에 관여했는가, 그 과정에서 명태균이라는 브로커가 개입해 어떤 사적 이익을 취했는가 하는 문제임. 친윤계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채(물론 윤 대통령 부부가 직접 나서야 하는 사안이긴 함), 애매한 해명과 본질을 벗어난 해명으로 반격을 하고 있는 셈. 얄퍅한 ‘시선돌리기’ 및 ‘물타기’ 수준으로, 여론을 진화하거나 수습하는 데에는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임.

 

2. 독대 성사에도…’한동훈 vs 친윤’ 갈등 격화
 

▶대통령실
“대통령께서 한 대표와 독대 필요성에 대한 참모들의 건의를 며칠 전 수용했다. 한 대표가 현재 재보선 지원 유세로 바쁜 만큼 선거 이후 만날 계획”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기자들과 통화에서

▶한동훈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검찰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 (전날 ‘김건희 여사의 활동 자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서는) 당초 대선 과정에서 이미 국민에게 약속한 부분 아니냐. 그거 지키시면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친윤계의 반발 관련) 의견이 있으면 자기 이름 걸고 당당하게 말했으면 좋겠다. 제가 김 여사를 공격하거나 비난한 게 아니지 않나? 친윤이든 대통령 비서실이든 익명 뒤에 숨어서 민심과 동떨어진 얘기를 할 게 아니다.” –한동훈 국힘 대표, 당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명태균, 김대남씨 같은 협잡꾼, 정치 브로커들이 정치권 뒤에서 음험하게 활개친 것을 국민들은 몰랐을 것이다. 나도 몰랐다. 지금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국민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이런 협잡꾼에게 대한민국 정치가 휘둘리고 끌려다녀서야 되겠냐. 이런 구태정치를 바꾸겠다. 관련된 분들은 당당하고 솔직하게 모든 걸 밝히라.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한동훈 대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한동훈 대표가 여사 활동 자제를 언급한 것 관련) 대통령 부인에 관한 문제인데, 대통령이 지금 해외 순방 중이지 않냐. 공개적인 자리에서 얘기할 필요가 있었냐. 대통령하고 만났을 때 독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본다. 대통령 임기가 2년 반이나 남아 있는데 한 대표는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측근 입을 통해서 계속 대통령을 비판하고 공격하고 있다. 국민은 이것을 분열로 바라본다. 당정이 분열되면 무슨 결과가 있겠냐. 정권 재창출이 안 된다. 눈앞의 이익만,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다 보면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윤상현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관련 의혹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사결과를 내놔야 한다니, 법과 원칙에 맞는 수사 대신 여론재판을 열자는 건가. 수사는 객관적 사실과 법리에 근거해 결론 내는 거지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식은 법무부 장관까지 했던 사람의 발언으로는 상상조차하기 어렵다. 김 여사에 대한 악마화 작업에 부화뇌동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해적 발언을 삼가야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한동훈이 집요하게 요구했던 대통령 독대가 결국 진행될 예정. 날짜를 박은 공식 발표가 아닌, 용산에 우호적인 언론을 통해 ’10.16 재보선’ 이후라는 애매한 시기를 특정해 외부에 알림. 윤 대통령이 귀국한 뒤 국정감사나 추가 폭로 여부 등 상황을 좀 지켜보며 날짜를 정하겠다는 의도로 보임. 아무튼 최근 다시 코너에 몰린 용산이 국면 전환용으로 ‘하기 싫은’ 독대를 수용한 셈.

② 김건희 리스크가 달아오르면서, 한동훈에게는 당 대표로서, 그리고 차기 주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열리고 있음. 윤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할수록, 김건희 의혹이 커질수록, 당 안팎 무게추는 한동훈 쪽으로 아주 조금씩 이동할 수밖에 없는 게 정치판의 생리. 10.16 재보선 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오든 이 역시 한동훈에게는 나쁠 게 없어 보임. 금정과 강화를 지켜내면, 최악의 상황에서도 텃밭을 지켜낸 당 대표로 평가받을 것이고, 둘 중 하나가 무너지면 잠시 타격은 있겠지만, 선거 패배의 화살이 김건희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 한동훈이 열일 제쳐두고 재보선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도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확보하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봐야. 결국 재보선 뒤에 열리는 독대에서 한동훈의 발언권이 지금보다는 더 세진다고 봐야. 그토록 피했던 독대 요청을 수락한 자체가 그 징후.

③ 독대가 성사됐어도 한동훈은 자신의 로드맵에 따라 김건희 타격을 본격화하고 있음. 어제도 도이치모터스 의혹 관련 ‘기소를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데 이어, 명태균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자들은 당당하고 솔직하게 모든 걸 밝히라”고 압박.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두 발언 모두 김건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고 봐야.

④ 다만, 한동훈의 타격 방식이 당 주류와 용산의 반감을 극대화 하는 패턴이라, 이게 향후 어떤 부작용이나 역풍을 가져올지 알 수 없음. 한동훈의 패턴은, 우선 참모들에게 먼저 운을 띄우게 하고, 하루이틀 뒤 참모들이 한 발언을 ‘애매한 워딩’으로 긍정하거나 인정하는 방식. ‘사실상 어떠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게 하고, 나중에 불리하면 ‘내가 직접 그런 워딩을 한 적이 없지 않느냐’고 빠져나가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음. 총선을 치렀던 비대위원장 때도 그랬음. 한동훈이 직접 총대를 메지 않는 것은 아마도 윤통령을 여전히 지지하는 강경 보수들의 반감을 최소화하려는 꼼수로 보임.

⑤ 하지만 한동훈의 이런 행태는 친윤들의 눈에 비겁하고 얄미운 플레이로 비치기 딱 좋음. 한동훈을 비판하고 나선 친윤들의 워딩을 보면, 속으로 부글부글 끊고 있는 게 너무 뻔히 보임. 다만, 지금처럼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이 쏟아지고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친윤들에게 주어진 운신의 폭은 손바닥 크기만큼도 안되는 것으로 보임.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지만,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자승자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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