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5][제542호] '엄근진' 해리스, 집토끼도 놓쳤다

 

제 542호
2024. 11.15(금)
🔔 오늘의 토마토레터! 

1. '엄근진' 해리스, 집토끼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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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놓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패배한 원인 분석이 한창입니다. 박빙이 예상된 여론조사와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경합주를 단 한 곳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선거전략에선 여성 표를 확보하려고 애를 썼지만 실패했습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도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와 관련 민주당이 '정치적 올바름'에 매몰돼 경제 문제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토마토Pick이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 패한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7개 경합주 모두 패배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는 이른바 '스윙보터'라 불리는 경합주 7곳 모두에서 패했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경합주 중 노스캐롤라이나 1곳만 내주고 모두 승리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는 초접전 박빙 양상이었기 때문에 더 충격적 결과였습니다.

   -"남편 몰래 투표하자"? : 해리스 캠프의 핵심 전략은 '여성 표심'을 노리는 것이었는데요. 후보가 여성이기도 했고, 여성들 전체로 봐도 민주당 지지율이 더 높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었죠. 하지만 이런 전략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보다 8%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는데요. 4년 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보다 여성 표를 15%포인트 더 얻은 바 있습니다. 여성 표를 얻으려다 오히려 더 잃은 셈입니다. 해리스 캠프는 선거 막판 "남편 몰래 투표하자"는 캠페인까지 벌였습니다. '백인 여성' 그룹을 공략한 전략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백인 여성 그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습니다. 
   -'집토끼'마저 놓친 전략 : 문제는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놓쳤다'는 점입니다. 백인 여성을 잡으려다 라틴계 남성 표를 잃었습니다. 라틴계 남성 그룹은 꾸준히 민주당 대선 후보를 더 지지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에 표가 몰렸습니다. 현지 언론에선 라틴계 그룹의 지지율 상승이 트럼프 승리에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통 지지층, 왜 등돌렸나?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4년 전 대선 때보다 덜 투표한 것이 해리스 부통령이 패배한 이유라고 진단했습니다.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크게 승리했던 카운티들에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표가 바이든 대통령 지지표보다 190만표 적게 나왔습니다. 민주당원들도 이탈한 셈인데요. 이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크'에 질렸다 : 미국 정치판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woke(워크)'인데요. 정치적 올바름을 뜻하는 'PC'(political correctness)와 비슷하지만, 좀 더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또한 민주당이 좌파적 문제에 집착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해리스 캠프는 이번 선거에서 '자유', '정의', '평화'와 같은 개념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민주당 당원조차도 워크에 질리게 만들었습니다. 반대로 트럼프는 먹고사는 문제를 거론하며 민주당의 '워크'를 꾸준히 폄훼했습니다. 트럼프는 워크로 인해 불법이민자가 넘쳐나고 미국이 못 살게 됐다는 논리를 펼쳤는데요. 현지 언론도 민주당이 워크에 집착한 점을 대선 패배 원인으로 꼽습니다. 
   -이중적 태도에 실망 : 워크도 지겨운데, 이중적인 태도마저 보인다면 어떨까요? 그동안 다른 나라 전쟁에서 늘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민주당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서는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오히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를 진압했습니다. 이때 실망한 민주당 당원의 이탈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 문제에 대해 입장이 명확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캠프를 후원하는 유대인 그룹을 외면할 수 없었는지 입장이 모호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더 멀어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실기 : 바이든 대통령이 일찌감치 재선을 포기하고 새로운 후보를 키워야 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건강 문제를 지적받고 부실한 토론 능력이 도마에 오르자 뒤늦게 후보직을 내려놨는데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지난 9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더 빨리 포기하고 당이 경선 절차를 진행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선이 벌어지고 새로운 후보들이 도전하면 당에 활력이 생깁니다. 그랬더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경제 문제를 놓친 해리스 
"문제는 경제야." 이 말은 선거에서 자주 언급됩니다. 더구나 미국은 현재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서민경제는 팍팍해졌으며, 집값이 폭등했습니다. 사람들은 정치를 향해 화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는 경제를 자주 언급하며 바이든 행정부를 질책했습니다. 반면 해리스는 행정부 핵심 인사라 경제 문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죠. 그래도 경제 정책을 꾸준히 제시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트럼프의 부도덕성에 집착 : 해리스 캠프는 오로지 트럼프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받고 있는 수많은 불법 의혹들을 지적하기 바빴습니다. 경제 문제를 언급해야 할 때 '트럼프 문제'를 자주 언급한 겁니다. 온라인에선 해리스가 '트럼프'를 언급한 모습만 담은 영상이 퍼졌습니다. 반면 트럼프는 수많은 경제 정책을 내놨습니다. 트럼프가 허황된 공약을 남발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어쨌든 승리는 트럼프의 몫이 됐습니다. 

공감 끌어내지 못한 언어 
대선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다양한 평가가 나왔습니다. "거짓말이 가능한 사람을 정의롭게 이기는 게 가능하냐"는 질문은 상징적입니다. 엄숙한 해리스가 가짜뉴스까지 동원하며 표를 모았던 트럼프를 이길 수 없었다고 꼬집은 것입니다. 실제 "불법 이민자가 개를 잡아먹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유권자들은 분노했고, 이는 트럼프 지지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해리스의 말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는 대선 승복연설에서도 자유, 기회, 공정성, 존엄성 등을 강조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이런 단어들은 대선 때 대중의 시선을 붙들지도, 공감을 끌어내지도 못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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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1심 벌금 150만원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경기도 법인카드로 당 인사들에게 식사 대접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14일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정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씨의 선고공판을 열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김혜경씨 측은 항소한다는 입장인데요. 김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 변호사는 “추론에 의한 유죄판결이라고 생각하며, 항소해서 다시 한번 충분히 재판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 검찰이 정황으로 (기소)한 부분에 대해 하나하나 밝히겠다”고 예고했습니다.☞관련기사 

야권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처리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14일 처리했습니다. 법안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관련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하고,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되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을 담은 게 주요 골자입니다. 민주당은 수사 대상을 대폭 줄이고 특검 후보도 제삼자에 맡겼으므로 수정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는데요. 국민의힘은 특검법이 상정되자 모두 국회 본회의장을 퇴장했습니다.☞관련기사 

"트럼프 취임 선물" 
네타냐후, 휴전안 마련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선물로 레바논 휴전안을 마련했다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WP는 레바논 휴전안 제시가 “(네타냐후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조기에 외교정책상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이스라엘 정부 인사는 “이스라엘이 트럼프에게 뭔가를 선물할 것이라는 이해가 있다”며 “(내년) 1월에는 레바논(휴전)에 대한 이해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관련기사 

우크라 일부 당국자들 
‘영토보다 안보 보장 중요’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러시아와의 전쟁 휴전과 관련해 러시아의 재침공 방지 보장이 있어야 하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의 1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 및 정보위원장인 로만 코스텐코는 “협상은 보장책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익명의 고위 당국자도 “영토 문제는 극도로 중요하지만 최우선은 아니다. 최우선은 안보 보장”이라고 더 직접적으로 발언하기도 했습니다.☞관련기사 

프 검찰, 대선후보 르펜에 
피선거권 박탈형 구형 
유럽연합(EU)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랑스의 마린 르펜 의원이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놓였습니다. 13일(현지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이날 열린 재판에서 르펜 의원에게 징역 5년형을 구형하고,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르펜 의원은 대표적 극우 정치인으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동시에 차기 대권주자로 꼽힙니다. 오는 2027년 대선에도 출마가 점쳐졌으나, 검찰의 구형으로 인해 적신호가 켜졌습니다.☞관련기사 

‘친서방’ 팔라우 대통령 
“중국이 우리 주권 무시” 
최근 재선을 확정한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의 수랭걸 휩스 대통령이 "중국이 팔라우 주권을 무시한다"고 비난했습니다. 13일(현지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휩스 대통령은 “팔라우 해역에 ‘초대받지 않은’ 중국 조사선이 숨어있다”면서 “그들은 계속해서 우리의 주권과 경계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정확한 사안은 모르지만, 중국은 책임감 있는 국가이며 관련 법에 따라 원양어업과 해양 연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관련기사 

9월 아파트 거래 31% '뚝' 
부동산플래닛이 14일 공개한 전국 부동산 매매시장 분석 결과에 따르면 9월 전국 부동산 거래량은 7만1217건으로 전월보다 21.9% 감소했습니다. 대출 규제 강화로 거래가 얼어붙은 탓에 월간 거래량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부동산 유형 중 거래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아파트로 9월 전국 거래량은 전월보다 31.1% 줄어든 2만9545건, 거래금액은 41.6% 내린 12조845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7개 시도 중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서울로 53.2% 하락한 2896건이었고, 경기도는 41% 감소한 7608건이었습니다.☞관련기사 

중기 44% '규제 개선 필요' 
14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발간한 ‘중소기업 규제체감도 및 개선 필요 과제’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43.7%는 국내 규제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21.7%에 그쳤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중소기업 약 2000개사가 참여했습니다. 규제에 부정적인 이유로는 ‘해소되는 규제보다 신설되는 규제가 더 많다’(42.4%)가 가장 많았고, ‘공공부문의 규제개혁 의지 미비’(22.6%), ‘핵심규제 개선 미흡’(16.4%)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규제 체감도가 높은 분야(복수응답)는 인력·고용(43.7%), 자금조달(41.7%), 환경(29.9%), 기술·인증(22.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관련기사 

‘스드메’ 가격·약관 손본다 
14일 기획재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결혼서비스 가격 공개 플랫폼 구축과 가격공개 약관 제도화 등을 담은 ‘결혼서비스 발전 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기재부가 결혼서비스 업체 2000여곳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의 82.4%는 스드메를 패키지 상품으로 이용했다고 답했는데, 패키지 상품 구매 시 추가금 규모는 기본금의 50.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서비스 개별구매 시 기본금 대비 추가금 비중(12.5%)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으로, 최종 지불 금액은 결국 패키지 상품(평균 510만원)이 개별구매 상품(평균 473만원)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관련기사 

국민 74.97% “자녀 위한 고가 아동복 구매, 문제 있어”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935명을 대상으로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25.03%였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본 이유로는 ‘아이들에게 왜곡된 경제관념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가 57.83%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자녀가 아닌 부모의 과시욕이기 때문에’ 28.06%, ‘저소득 가구의 소외감이 우려되기 때문에’ 13.8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0.28%입니다. 문제가 없다고 보는 이유로는 ‘여유가 되면 상관 없기 때문에’가 75.97%였습니다. 이어 ‘좋은 걸 사서 오래 입으면 문제가 없기 때문에’ 14.16%, ‘좋은 걸 입히고 싶은 게 당연한 부모 심정이기 때문에’가 8.15%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1.72%입니다.☞관련기사

 

💭 수렁에서 건진 뉴스 
뉴스의 홍수에 떠내려간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내어 소개해드립니다. 

‘나혼산’ 이 나라서는 금지 
러시아의 저출산 대책 
러시아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자녀 없는 삶을 미화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합니다.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 국가두마는 이날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조장하는 형태의 선전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법안은 무자녀 라이프스타일을 매력적으로 묘사하는 모든 미디어를 금지하고, 위반했을 경우 최대 4000달러(약 560만원), 법인은 최대 5만 달러(약 7000만원)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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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만한 칼럼을 소개해드립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취미 부자의 삶, 그 중의 제일은.. 
📌'K' 있고 없고 
📌신뢰와 불신 사이의 안전거리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최근 저출산 문제의 해법으로 자녀 1명당 청약 가점을 10점씩 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젊은 부부가 자녀 문제를 고민하는 주된 이유로 주거문제가 꼽히는 점을 들어 찬성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자녀 외 부양가족이 있는 가구 등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토마토레터가 꼽은 핵심 이슈  
1. 순방 떠났지만, 점점 커지는 ‘윤석열 리스크’ 
2. ‘특감 당론-특검 거부권 건의’…국힘의 ‘조삼모사’

 

1. 순방 떠났지만, 점점 커지는 ‘윤석열 리스크’

▶이준석
“(해외 출장으로) 미국과 브라질에 있는 동안 대통령께서 (6·1 지방선거) 공천 시기에 저와 활발하게 소통하신 기록을 다 확인해 봤다. 예를 들어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대통령께 읍소해 대통령이 저에게 특정 시장 공천을 어떻게 해달라 하신 적도 있다. 서울 어떤 구청장 공천은 ‘지금 있는 사람들은 경쟁력이 없으니 (다른 사람) 주는 게 좋지 않냐’고 말씀하신 적도 있다.”

“(검찰에서 자신을 조사할 방침이라는 질문에) 공천 전반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는 건 당대표이니까 그런 맥락일 것. 가장 중요한 대통령의 공천 개입 여부와 크게 관계 없는 일들을 자꾸 언론에 나오게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 혹시 검찰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조사하겠다 하면 당연히 이미 나와있는 거보다 더 확실한 것 얘기해줄 의향이 있다. 웃겨서 말도 안되는 것도 봤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해외 출장을 마치고 입국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찬대
“윤 대통령은 분노한 민심을 우습게 보지 말아야 한다.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가 대통령 특별열차 동승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돈 봉투를 줬다’는 등 하루가 멀다 하고 국정농단 의혹들이 연거푸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대통령이 태평하게 골프 치러 다녔다고 한다. 민심이 폭발 지경인데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 가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병주
“8월24일에 (윤 대통령이) 한성대에서 골프를 쳤다는 제보가 있었고 거의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군 장병의 골프가 금지돼 있었다. 군 대규모 훈련 기간에 국군통수권자이면서 대통령인 분이 골프를 즐겼다는 걸 어느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나.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는 제보를 받은 게 모두 7건이다. 8월부터 1~3주에 한번 꼴로 토요일에 골프를 쳤다. (골프를 했던) 10월12일은 북한에서 전날 ‘평양에 (한국의) 무인기 침투가 있었다’고 주장한 날이다. 군사 대비태세를 하고 군에서도 골프를 금지했던 기간이고, (태능골프장을 갔던) 11월2일은 이틀 전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가 공개됐던 날이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 국회 예결위 회의에서

▶대통령실
“(윤 대통령의) 주말 비공개 일정과 관련한 악의적인 공세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군 통수권자가 군 시설인 군 체력단련장에서 운동하는 것은 하등의 문제가 없다.” –대통령실 관계자,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윤 대통령은 5박8일 동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와 브라질을 방문하기 위해 어제 출국. 대통령은 떠났지만, 국내에 남기고 간 리스크는 해명되거나 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 아마 순방을 마칠 때쯤이면 국내에 들어오기 싫을 정도로 곪아 있을 수도. 대국민 사과로 포장한 ‘적반하장 훈계식 기자회견’을 한 이후 이렇다 할 어떠한 조처도 내놓지 않았기 때문. 유일하게 달라진 건, ‘사랑하는 아내’ 없이 홀로 전용기 계단을 오르는 ‘쓸쓸한’ 사진 한장.

② 윤 대통령이 한국을 떠난 날, 공교롭게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 결론부터 말하면, 이준석의 입이 어쩌면 ‘명태균 게이트’로 촉발된 의혹을 ‘윤석열 리스크’로 키울 수도 있겠다 싶음. 이준석은 검찰과 명태균 쪽에서 공천개입 의혹 등에 대해 자신을 끌고 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 명태균이 과거 자신의 녹음파일 등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 부부를 협박했듯, 이번엔 이준석이 과거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 사례를 (추상적으로나마) 줄줄이 열거하며 검찰과 윤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형국. 당선 직후 윤 대통령 부부의 행실이 도대체 어땠길래, 불과 임기 절반에 도달한 시점에 이런저런 협박과 압박에 시달리는지 한심할 따름.

③ 이준석의 귀국 워딩을 보면 그 역시 검찰 조사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음. ‘고약하고 음침한’ 검찰이 자신을 어떻게 엮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고, 명태균 의혹의 복판에 자신이 등장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 다만 이준석이 그간 보여줬던 파이터 기질에 비춰보면, 이런 상황에서 타협하거나 꼬리내리기를 통해 비겁하게 위기를 벗어나려 하지는 않을 듯. 위험을 감수하고 전면전을 택했을 때, 윤 대통령 부부가 입을 상처는 상상 그 이상일 수도.

④ 명태균, 이준석 외에 윤 대통령의 골프 문제도 국민들 화를 돋우는 또다른 소재가 되고 있음. 대통령이 주말에 골프를 했다는 건 그 자체로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음. 다만 골프를 했던 날이 부적절. 군 통수권자로서, 국정운영의 최고책임자로서 적절한 처신이냐 하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움.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통령실의 상습적인 거짓말임. 대통령실은 이번에도 골프 해명을 하면서 ‘트럼프와 라운딩 대비’라는 그럴 듯한 핑계를 댔는데, 트럼프 당선 전부터 골프를 했던 일정이 줄줄이 드러나면서, 이제 그 해명을 믿는 이들은 거의 없는 상황. 대통령실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사례가 이젠 너무 많아, 이젠 진실된 해명을 누구도 믿지 않을 만큼 불신이 커졌음. 이런 상황에서 국정운영이 가능하기는 한 건지 의문. 대통령실의 거짓말은 곧 대통령의 거짓말. 기자회견 때도 ‘저건 거짓말이야’라고 생각됐던 말들이 무수히 많았음. 국민들은 다 알아챘는데, 대통령만 ‘잘 속였다’ 생각하는 듯.

⑤ 거짓말 외에도 심각한 건 또 있음. 왜곡과 조작. 대통령실이 어제 윤 대통령 인터뷰를 커버스토리로 다룬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 기사를 발췌해 소개. 기사에 등장한 김건희 여사 관련 내용, 낮은 지지율 등 비판적인 내용은 모조리 빼고, 자화자찬한 내용만 소개. 이것도 모자라, 의도적 왜곡과 오역까지 등장. 기사에는 ‘성평등을 강조하며 남성 참모 5명만 배석시켰다’고 꼬집은 내용이 있는데, 남성 참모 관련 내용은 들어내고 성평등 워딩만 소개. 커버스토리 제목인 ‘Home Truths’(뼈아픈 진실)를 ‘국내적 진실’로 번역. 의도적 오역임. 만에 하나 실수라면, 이 따위 번역 실력으로 트럼프 만나 골프를 잘 쳐봐야 무슨 소용? 당장 참모들 다 갈아치워야.

 

2. ‘특감 당론-특검 거부권 건의’…국힘의 ‘조삼모사’
 

▶한동훈
“(특별감찰관 당론 추진 관련) 특별감찰관이 별 것 아니고 그것 가지고는 안 된다고 민주당이 얘기한다. 그렇게 별 것이 아니라면 5년간 당신들은 왜 안했나. 특별감찰관을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게 국민눈높이에 더 맞는 것”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성과가 나서 의료상황이 개선되는 게 민주당에게 정치적으로 불리해서 자기들이 먼저 제안해놓고 이제 와서 말 바꾸고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는 것인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민주당이 참여해서 성과가 나면 그 공은 민주당의 것이기도 하고 우리는 모두 대단히 고마워할 것.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현안은 없다.”

“민주당에서 이 대표 당선무효형이 나오면 (대선비용) 434억원을 토해내야 한다고 하고, 434억원을 토해내면 민주당이 공중분해 될 것이라고 일종의 자해 마케팅으로 판사들을 겁박하고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434억원을 반환해도 민주당이 500억원 가까이 자산이 남는다는 분석이 있었다. 그런 자해 마케팅은 안 통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호 
“특별감찰관 임명과 관련해 당론으로 국회 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구체적인 진행 절차 관련해선 원내대표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관련해선 현재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이사를 포함해 국회의장이 빨리 국회 추천절차를 마무리 지어달라는 요구와 함께 국가인권재단 관련 법률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해서 앞으로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국회가 일정 기간 내에 반드시 추천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 이 역시 당론으로 채택됐다. 김건희 여사의 특별검사 임명 법안 관련해서는 당론으로 윤 대통령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 건의하고 앞으로 이 법을 반드시 저지시켜 나가겠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게시판 공방 ‘진흙탕’
“당원 게시판은 굉장히 중요한 소통 창구인데, 여론조작에 활용됐다. 실명제 당원 게시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무엇이 진실인지 당무감사를 통해 들여다봐야 한다.” –친윤계 강승규 의원, YTN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의 탈을 쓰고 잠입한 보수 분열의 간첩들을 색출해서 쫓아내자는 게 그렇게 잘못된 건가. 이 자들을 모두 솎아내서 당에서 쫓아내야 한다. 수많은 저질 당원들 중에 한동훈이라는 이름, 한 대표 가족의 이름이 들어있다고 발견해 낸 것 뿐이다. 한 대표가 글을 안 썼다고 하면 이 문제는 더 간단한 것 아니겠나.” –친윤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국 정치의 특징은 다이나믹하다는 것. 사소한 일도 발끈발끈 대응하던 당 대표가 대통령 부부 비방 사건에는 왜 말없이 뭉개냐. 찔리는 데가 없으면 오늘이라도 즉시 수사 의뢰하고 당원과 국민들에게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라. 레밍들 내세워 엉뚱한 변명하지 말고” –홍준표 대구시장,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대표 가족들이 바보 멍텅구리가 아닌 이상 그런 것을 했겠나. 당무감사는 강제 조사권이 없고, 일방적으로 당원 명부를 공개할 수도 없다. 수사당국의 강제 수사로 진상규명이 될 것. 정말 간만에 윤·한 갈등이 봉합되고 해빙 무드가 조성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 판결 등을 앞두고 당정 일체로 전선을 형성해야 할 때 이 이슈를 ‘뇌피셜’ 수준으로 확산시키는 의도가 뭔지 잘 모르겠다. (그들은) 윤·한 해빙 무드가 불편한 사람 같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BBS라디오에 출연해

“이 문제를 가지고 지나치게 대표를 공격하는 건 야당이 좋아할 수 있는 하나의 분열상이다.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는 영역인지 아닌지는 사법부에서 철저하게 수사해서 결과를 내놓으면 된다.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예단해서 하는 것 역시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만약 (한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을 경우에는 한 대표가 직접 해명해야 할 부분도 있을 수가 있다. 조금 더 지켜보면 좋겠다는 생각” –친한계 조경태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민주당이 여당의 주장을 대폭 반영한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 국민의힘은 또 이에 반발하며 본회의 입장을 거부. 의원총회에서 이런 결정을 지켜본 한동훈 대표도 자체 ‘입틀막’ 모드를 유지하며 침묵. 대체 뭐가 문제라는 건지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스스로도 민망한지 언급을 피하고 있음. ‘낯이 뜨겁더라도’ 하루만 버티면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가 나오니, 일단 버티자는 건지 뭔지, 도통 속내를 모르겠음.

② 국민의힘 의총결과도 애매모호하긴 마찬가지. 특검법을 뺀 특별감찰관 당론 추진은 민주당 반대로 어차피 진행되기 어려움. 당론 추진은 ‘친윤-친한’ 충돌을 피하고 한동훈 대표의 면을 세워주기 위한 ‘립서비스’ 성격. 더구나 특별감찰관 추천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사실상 과거 국민의힘 스탠스와 달라지지 않았음.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또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패턴도 똑같음. 결국 모든 게 친윤이 원하는 대로 됐음. 변한 건 하나도 없음. 그렇지만 한동훈은 자신이 주장했던 특별감찰관 추천이 당론으로 채택됐다고 강조하며, 민주당이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공세. 속는 사람도 알고 속이는 사람도 아는, 국민의힘 판 ‘조삼모사’임. 조삼모사로 한동훈을 일단 달랬으니, 조만간 친윤계는 다시 본모습으로 돌아와 한동훈을 저격할 것으로 보임. 친윤이 게시판 비방글 논란을 서서히 키우고 있는 게 그 징후.

③ 최근 친윤계와 갈등을 빚지 않으려는 한동훈의 행보에도 치명적이고 근본적인 약점이 있음. 국정 전체를 챙겨야 할 여당의 대표인데, 그의 발언 대부분은 야당을 공격하는 데 쏠려 있음. 이런 행동 패턴은 전통적으로 권한 없고 힘 없는 소수야당 대표의 몫이었음. 한동훈의 이런 처신은 처음이 아님. 지난 총선 때도 여당 선거를 이끄는 수장인데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야당을 공격하는 데 집중. 운동권 청산, ‘이-조 심판론’ 등 잘못된 전략에 올인하다 선거 전체를 말아먹은 바 있음. 한동훈은 지금 여야의정 협의체에 불참한 민주당을 성토할 게 아니라, 발에 땀나도록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찾아다녀야 함. 자존심 센 강남 엘리트의 고급지고 편안한 ‘입 정치’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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