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새 아파트에 들어와서 산 지 수년이 지났지만 조합은 해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여전히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조합 사무실 운영비에 월급 등 지출이 계속 나가고 있어요."
서울 내 한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하소연입니다.
노후 지역이나 단지를 개발해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정비사업이 끝나면, 조합은 남은 자금을 청산해 조합원에게 돌려주고 해산해야 합니다.
올해 4월 서울시 내 준공 이후 1년 넘게 해산이나 청산을 하지 않고 유지 중인 조합은 총 189개소에 달합니다. 미해산 조합은 52개소, 미청산 조합은 137개소입니다.
준공 1~3년이 경과한 사업지의 조합이 65개로 가장 많았으며, 준공 10년 이상된 조합은 35개에 이릅니다.
9510가구의 국내 주요 대규모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2018년 입주했지만 조합은 아직 운영 중입니다. 조합장이 바뀌는 등 정비사업이 끝난 뒤에도 잡음이 이어졌습니다.
한 조합원은 "조합 측은 해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하지만 여러 문제가 있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조합에서 기다려 달라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시가 정비사업이 끝났음에도 해산이나 청산을 하지 않고 운영 중인 정비사업 조합에 대한 관리에 나섰습니다.
준공 1년이 지난 조합의 해산·청산 계획을 6개월마다 의무 제출하도록 하고, 해당 자치구는 서울시에 추진사항을 보고해야 합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개정안이 지난 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24일 공포됩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민법상 '해산 및 청산 관련 조항'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편입시키고, 정당한 사유 없이 조합을 지속 운영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습니다. 정비사업 완료 후에도 조합 이익금을 지출하거나 고의로 해산을 지연해 조합원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게 서울시 입장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