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관들도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춰 잡으면서 내년 경제에 대한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수가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힘을 쓰질 못하는 데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무역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 둔화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데요. 올해도 힘든데, 내년도 더 힘들다니 벌써부터 한숨이 깊어집니다.
일단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기존 2.3%에서 0.1%포인트 내린 2.2%로 하향조정했습니다. 그나마 한은은 성장률을 낮춰도 2%대 성장을 내다봤습니다. 올해 상저하고 전망에 기반해 2%대 반등을 예상하는 시나리오 같습니다.
문제는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입니다. 바클레이스는 2.3%였던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예상치를 2.0%로 0.3%포인트나 낮췄으며, 씨티는 1.8%에서 1.7%로 0.1%포인트를 낮춰잡았습니다. 이미 IB 8곳 중 JP모건(1.8%)·HSBC(1.6%) 등 5곳은 내년 1%대 성장을 예측했는데요.
내년마저 1%대 성장할 경우 1954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2년 연속 1%대 성장입니다. 이미 9월로 접어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라는 것은 기정사실인데요. 올해에 이어 내년마저 1%대 성장을 이어간다면 장기 저성장의 경고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저성장의 배경에는 당초 예상한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이 약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경기 하방 압력의 이유가 큽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 둔화가 지속하면 한국의 무역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습니다. 또 최근 꿈틀대는 국제유가도 무역수지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소입니다.
이미 장기 저성장 구조에 접어든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는 많지 않은데요. 경제 기초 체력이 떨어져 성장 엔진이 꺼져가는 만큼 동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요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정부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는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에 걱정이 많습니다. 물론 국민들의 시선 역시 올해도 힘든데 내년에도 걱정 한가득입니다. 내년에도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올해보다 더 나쁘다고 하니 한숨부터 앞서는 것이지요.
현재 한국경제가 기준금리 인하·재정 확대 등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결국 살아날 방법은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먹거리 위주로 산업을 구조조정해 민간에 활력을 불어넣은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이것만이 살아남을 방법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가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