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발견 후 1분 만에 "케이블타이 가져와"…극도의 공포감
11시55분경 기자는 국회 본청 벽면에 배가 닿은 자세로 압박당했고, 상급자로 보이는 707특임단원은 "케이블타이 가져오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말에 다른 특임단원이 곧장 케이블타이를 갖고 달려왔는데요. 특임단이 기자를 발견한 후 불과 1분 만에 케이블타이를 꺼내 든 겁니다.
특임단원들은 한 팔을 1명씩 잡는 식으로 기자를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든 상태에서 한쪽 손목씩 케이블타이 고리에 넣게 만드는 방식으로 결박을 시도했습니다.
확보한 영상을 확대해 보면, 특임단원이 양쪽으로 케이블타이를 당기면서 '원형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기자가 불법 체포 시도에 격렬히 저항하면서 첫 케이블타이 체결은 실패로 돌아갔는데요. 이에 특임단원이 케이블타이를 빠르게 잡아 빼고 기자의 왼쪽 손목에 다시 묶으려고 시도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2번째 케이블타이 체결도 실패하자, 해당 특임대원은 망가진 케이블타이를 바닥에 버렸습니다. 이 장면에서 끝이 '1자 형태'인 수갑형 케이블타이의 구체적 형태도 확인됩니다.
이후 707특임단은 케이블타이 결박 시도를 접은 채 "벽면에 등을 대고 앉으라"고 거듭 강요했습니다. 일련의 과정에서 어떤 설명·요청도 없었습니다. 벽에 등을 대고 앉은 상태에선 일어서기가 힘들어지는데요. 이는 피의자의 저항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수갑을 채우는 등 추가적인 조치를 용이하게 하는 제압법입니다.
기자는 거듭된 '명령'에 불응했고 실랑이는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등장한 후에야 멈췄습니다. 이들은 '특전사 편의대'로 보입니다. 검찰은 윤석열씨 공소장에 "육군특수전사령관이 12월3일 22:21경 제j공수특전여단장에게 '사복을 착용한 편의대(정찰조) 1개 조를 국회로, 1개 조를 C당(민주당 추정) 당사로 보내 상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사복 차림 남성들이 등장한 직후인 12월4일 12시02분경, 707특임단은 촬영 영상이 '영구 삭제'된 핸드폰을 돌려주고 기자를 놓아줬습니다. 이후 특임단 전원이 국회 본청 정문이 보이는 기둥 뒤쪽으로 이동해 몸을 숨겼는데요. '진입 명령을 받고 기자 체포 시도를 멈췄다'로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특임단은 12시6분경 본청 진입을 시도하며 국회 보좌진과 충돌합니다.
이후 707특임단은 국회 정문에서 보좌진과 대치하다 여의치 않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로 우회해 유리창을 깨고 본청에 난입했습니다. 특임단이 처음 탐색한 지점이자, 기자에 대한 불법 체포 시도가 이뤄졌던 위치입니다.
'봉쇄용'이라더니…김현태 "입장 내지 않겠다"
12·3 비상계엄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김현태 전 특임단장은 관련 사항 일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 전 단장은 지난해 12월9일 첫 기자회견에서 "부대원들에게 인원을 포박할 수 있으니 케이블타이 이런 것들을, 잘 챙기라고 강조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돌연 입장을 바꿔, 지난 2월 윤석열씨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우리 부대원은 방어만 했고 절대 국민을 향해서 총구를 겨누거나 무력을 사용할 의지도 없었다. 케이블타이는 문 봉쇄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후엔 '민주당 회유설'과 '민주당 폭동 유도설'도 내세웠습니다.
김 전 단장은 지난달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회에서) 철수할 때까지 오직 건물 봉쇄·확보 임무만을 수행했다"며 "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단 1명의 국민도 다치지 않았고 부대원은 억울하게 폭행·폭언을 당했다"며 "그날 707특수임무단의 출동은 국군통수권자의 정당한 명령이었다"고 적었습니다.
기자가 김 전 단장에게 707특임단에 의한 폭행·불법 체포 정황이 담긴 영상에 대한 입장을 묻자 김 전 단장은 "별도로 통화하거나 입장 내지 않겠다"고 전해왔습니다. 특수전사령부도 "수사 중인 사안엔 답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군 조직의 보고체계 특성상 김 전 단장과 특수전사령부는 특임단이 자행한 △몸을 꺾고 발을 걷어찬 폭력 △휴대전화 갈취 △케이블타이 결박 시도 등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 전 단장은 비상계엄 당일, 707특임단이 총구를 안귀령 민주당 대변인에 향한 것과 관련해 "특임단원이 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저항하는 과정에서 찍힌 장면"이라고 적극 반박하고 있습니다. 당시 세부사항에 대해 세세히 보고받아 알고 있는 겁니다.
한편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김 전 단장은 지난달 18일 보직해임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