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최근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지속되면서 주택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환율과 불안한 시장 상황이 맞물리며 앞으로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1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3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 대비 3.42% 오른 108.8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인데요. 10년 전 동월과 비교하면 2.7배 가량이 올랐으며, 전국과 서울 아파트 오름폭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시가총액 전국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이들 단지의 시세 동향을 지수화한 지표입니다.
고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지난달 기준 28억2912만원으로 전달보다 2.8% 뛰었습니다. 반면 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8976만원으로 전월보다 0.4% 떨어졌는데,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하락하고 있습니다.
3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5.8로 2008년 12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고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 저가 아파트 가격으로 나눈 값입니다. 고가 아파트 1채를 팔면 저가 아파트 5.8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서울 용산구 한강시민공원에서 보이는 서초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실제로 서울에서는 5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거래가 두배 이상 증가하며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신고된 서울의 5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16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73건과 비교하면 2.2배 수준입니다.
50억원 이상 거래는 서초구 반포동과 강남구 압구정동에 집중됐는데요. 반포동 거래가 56건으로 34%를 차지했고, 압구정 거래는 44건(30%)이었습니다. 이어 영등포구 여의도동 12건, 강남구 대치동 11건이었습니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전용 208㎡는 지난 3일 85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3개월 만에 8억원 상승하며 신고가를 경신한 것입니다. 압구정동 신현대 전용 182㎡는 지난 3월 직전 최고가보다 21억원 오른 96억원에 매매됐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강남권 상승이 두드러졌는데요. 강남구는 2.00%, 송파구는 1.71%, 서초구는 1.60% 올라 서울 전체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역세권·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일부 인기 단지에선 매물 부족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경기 불안과 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자본은 안전자산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고 이는 부동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돼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세금구조 자체도 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으면 불리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