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금) 토마토Pick은 윤석열 대통령이 화두를 던진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지난 12월 29일자 레터 2022년을 보내며…'허대만', 이 사람을 기억해주세요에서 현행 선거제를 간략히 정리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소선구제와 중대선거구제의 장단점과 관련된 역사를 정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던진 중대선거구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모든 선거구를 중대선거구제로 하기보다는 지역 특성에 따라 한 선거구에서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이 호응을 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입니다.☞관련기사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 개념
-소선거구제 : 1개 지역구에 다수표를 얻은 1몀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방식
-중대선거구제 : 1개 지역구에서 2명 이상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방식. 중대선거구제는 다시 ‘1개 지역구에 1명만 공천하는 방식'(10대, 11대, 12대 총선)과 ‘지역구에서 선출하는 숫자만큼 공천하는 방식'(5대 참의원 선거, 9대 총선, 현행 지방선거의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
소선거구제의 장단점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의 장단점으로 정리한 내용은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레터에서는 전문적인 내용까지 들어가기 힘든 관계로 일반적인 통념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장점]
-다수파에 유리하여 우수한 정당의 집권이 쉬워 정국 안정 가능성
-작은 선거구의 규모로 인해 선거운동 비용 절감
-선거 결과의 예측 가능성으로 혼란을 피할 수 있음
-보궐선거나 재선거가 비교적 용이
[단점]
-승자독식의 다수지배주의로 경쟁 격화 및 고비용 양산
-소수파 대표 배제와 신진 정당의 원내 진입 어려움
-지역정당 고착화시키며 지역 구도와 양당제를 견고화시킴
-인물위주의 투표
-1인 독식으로 대규모 사표(死票) 발생(최근 20년간 총선에서 사표는 50%정도. 평균 투표율이 50% 정도임을 감안하면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실제로는 25% 정도 유권자를 대표하고 있음)
중대선거구제의 장단점
[장점]
-한 지역구에 여러 정당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어서 지역주의 완화
-기존 정치인의 기득권 약화
-여러 정당에 속한 의원이 선출되므로 서로 견제 가능
-단기적으로 신진 정치인/정당의 원내 진입 가능성
[단점]
-민의왜곡 : 지역구 내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당선자와 가장 낮은 득표율 당선자가 동일한 지위(의원)를 가짐
-지역 대표성 약화 : 넓어진 지역구로 인해 인구저밀도 지역 소외되는 현상 발생
-장기적으로 거대 정당과 중진 의원들 위주로 고착화될 가능성
-파벌 정치 심화로 정치적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 하락
노무현 대통령 발언
정치 인생을 지역주의 타파에 모두 걸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호했던 방식이 바로 중대선거구제입니다. 관련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2002년 12월 :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중대선거구제 도입 제안
-2003년 4월 : 노무현 대통령 “한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2/3이상 의석을 독점할 수 없게 선거법을 개정해달라”. 이에 정대철 민주당 대표 “정치개혁을 위해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화답
-2003년 12월 : 노무현 대통령 "한 지역구에서 2~5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국회에 보냄
-2005년 6월 : 노무현 대통령 “중·대선거구제로 선거제도가 바뀌는 걸 한나라당이 동의해준다면, 내각을 구성할 수 있는 국무총리를 포함한 장관 임명권을 한나라당에 넘기겠다.”
정치권 반응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의원들은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자기 지역구에 따라 의견이 갈립니다. 현재까지의 반응을 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절감하고 있지만 중대선거구제의 문제점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다.”☞관련기사
-주호영 원내대표 : “다당제 위해 가급적 빨리 중대선거구제로 옮겨 가야 한다."☞관련기사
-김태호 의원 : "협치와 공존의 첫 단계로 대환영이다."☞관련기사
-이태규 의원 : "선거구제 개편과 중대선거구제는 승자 독식과 정치 양극화를 완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관련기사
-하태경 의원 : "윤 대통령 성공을 위해 중대선거구제를 관철시키는 것이 지금 당의 지금 과제, 숙제가 됐다."
-모 재선 의원 :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영남에서는 민주당이 선전하겠지만 호남에서 우리 당이 잘 나올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 "제3 선택이 가능한 정치 시스템이 바람직하지만, 그 방식이 반드시 중대선거구제여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관련기사
-김성환 정책위의장 : "중대선거구제는 거대 양당이 나눠 먹기를 하기에 편리한 제도다."☞관련기사
-안민석 의원 : "소선거구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를 가장 강력하게 하신 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관련기사
-이인영 의원 : "결국 중대선거구제는 윤석열 정권과 보수세력의 총선 정략, 더 나아가 장기 집권 책략으로 변질될 것이다."
-김영배 의원 : "권역별 비례를 100석 이상 늘리면 중선거구제 타협 가능"
-조응천 의원 : "다당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중대선거구제가 반드시 도입돼야 된다고 늘 주장했다."
-강민구 대구시당위원장 : "중대선거구제로 개편되면 대구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관련기사
허대만법 도입 필요성은 공감
여야, 중대선거구제 논의 돌입
여야도 '중대선거구제' 논의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들은 회의를 열고 선거구제 개편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다른 선거법 쟁점도 논의했다고 합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중대선거구제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어서 이를 충분히 숙지한 다음 최종적으로 정개특위 위원들의 의견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관련기사 민주당 측도 마찬가지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주주의 4.0 연구원이 선거제 개편 논의에 착수했는데요. 오는 18일 선거제 개편과 관련된 내부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민주주의 4.0 이사장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토론 과정에서 나오는 회원들의 뜻을 모아 구체적으로 선거제 개편을 추진해보려 한다"고 전했습니다.☞관련기사 뿐만 아니라 이미 김두관 민주당 의원 등을 포함한 민주당 인사들은 이른바 '허대만법'이라고 불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잇따라 내놓았습니다. 지난 레터를 참조바랍니다.
김진표 국회의장, 방법론 제시
김진표 국회의장은 "늦어도 2월 중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단수의 안을 내기는 어렵지만 복수 안을 내면 가능하지 않겠나"면서 "복수 안을 내놓으면 국회에서 전원위원회를 열어 300명 국회의원이 모두 의사표시를 하고, 이를 중심으로 약 200명만 찬성하는 안을 만들어낸다면 한 달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방법론을 제시했습니다. 내년 4월 총선 1년 전까지 충분히 선거제 개편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관련기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최근 공직선거법 개정안 주요 내용을 제시해놓았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위성정당 창당 방지방안 마련
-권역별 비례대표
-중대선거구 도입
중대선거구제 개편, 과연 가능할까?
김진표 국회의장이 현실 가능한 방법론을 제시했지만 실제로 국회의원들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지역구가 영남이냐, 호남이냐, 수도권이냐에 따라 셈법이 모두 다릅니다. 여기에 농촌 지역구와 도시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셈법도 다릅니다. 이건 소속 정당과 무관한 문제라서 당론을 정하기도 힘듭니다. 전망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관련기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현역 의원들이 선거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결사 반대를 하기 때문에 성공하기 굉장히 힘들다. 또 당장 내년이 총선인데 지금 국회에서 과연 실현이 되겠느냐.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