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0]   [제500호] 전세계 주름잡던 ‘인텔 제국’의 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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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00호
2024. 9.10(화)
🔔 오늘의 토마토레터!

1. 전세계 주름잡던 ‘인텔 제국’의 쇠락
2. 이원석, 김건희 명품백 논란에 “부적절 처신이 범죄 혐의 아냐”
3. ‘임기 중 40% 쉬었다’…바이든 휴가 일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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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인사이드’라는 슬로건으로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인텔’ 제국이 쇠락하고 있습니다. ‘화무십일홍’이 세상의 이치라고는 하지만, 세계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써 온 인텔의 위기는 새삼 더 크게 다가오는데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현재의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인텔의 위기를 남의 일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토마토Pick이 세계 ‘반도체 명가’ 인텔의 흥망성쇠를 살펴보고 우리 기업에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짚어 봤습니다.

‘반도체 제국’ 건설한 인텔  
-D램 신호탄…제국의 시작 : 인텔은 1950~60년대 반도체 산업 개척 시기 쇼클리 반도체를 그만둔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가 1968년에 설립했습니다. 고든 무어는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은 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회사는 1970년 ‘인텔 1103’이라는 D램(메모리 반도체)을 출시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합니다. 이후 ‘인텔 4004’를 통해 본격적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개발한 ‘인텔 8088’이 IBM PC에 탑재되면서 ‘반도체 제국’의 기틀을 마련하게 됩니다. 1980년대엔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일본의 거센 추격을 받으며 위기를 겪기도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미국은 1985년 플라자 합의, 1986년 반도체 협정 등 일본 제재를 본격화했습니다. 그 틈을 노린 우리나라와 대만이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후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 주력했고, 현재의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인텔 인사이드’…제국의 완성 : 일본과 벌인 반도체 전쟁에서 타격을 입은 인텔은 이후 중앙처리장치(CPU)에 집중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윈텔’(윈도우+인텔) 동맹을 맺고 메모리 반도체에서 흔들렸던 제국을 다시 공고히 세웁니다. PC에서의 가장 핵심이 운영체제(OS)와 CPU인데 두 기업이 사실상 독점을 한 셈입니다. 이 당시 인텔은 기업 역사상 최고의 광고 문구로 꼽히는 슬로건을 사용하는데요. 바로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 입니다. PC의 핵심은 CPU이고 그것을 인텔이 만든다는 것을 알리는 광고 전략은 주효하게 맞아 떨어졌는데요. ‘펜티엄’이라는 CPU 제품군을 필두로 PC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한 인텔은 1992년부터 2016년까지 전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1위를 지키면서 전성기를 보냅니다.

-모바일 시대…쇠락하는 제국 :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텔의 하락세가 시작됩니다. PC에서 모바일로 무게 추가 옮겨가는 것에 대응이 늦었던 건데요. 2000년대 후반, 애플의 요청에도 인텔은 스마트폰 칩 생산을 포기했고 자체 칩을 개발한 애플은 자사 PC인 맥(MAC)에서 인텔칩 사용을 중단합니다. 위기가 지속되자 인텔은 2016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데요. 핵심 인력 방출로 기술 주도권을 빼앗기게 됐고, 그 사이 경쟁자 AMD는 인텔의 아성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텔은 미래 먹거리 사업 확보에도 실패했습니다. 2017년과 2018년 현재의 AI(인공지능) 열풍을 몰고 온 오픈AI 투자 기회를 놓쳤습니다. 또한 대만의 TSMC에 맞서 진출한 파운드리 부문도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습니다.

2020년엔 정통 엔지니어 출신인 팻 겔싱어를 CEO로 영입하고 핵심 개발자들을 재영입하는 등 활로를 모색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코어i 최신 세대의 제품군이 불량 논란에 시달리는 등 악재가 계속됐는데요. 이는 결국 실적의 악화로 이어집니다.

인텔은 지난해에 간신히 적자를 면했는데요. 올해 들어선 1분기 11억 달러, 2분기 16억 달러로 영업손실이 커졌습니다. 특히 3분기 실적마저 월가의 예상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가총액도 1000억달러 아래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현재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파운드리 분사, 자회사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 분위기는 냉랭합니다. 외신은 인텔의 올해 주가가 60% 떨어지며 우량주 위주의 다우존스 지수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예견된 추락  
인텔 제국의 몰락은 사실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과거에 안주해 스마트폰과 AI 등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착이었습니다. 기술 개발을 등한시했다는 비판도 뒤따릅니다. 인텔이 AI 시대에 내놓은 AI 반도체 칩 ‘가우디’ 시리즈도 너무 뒤늦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미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GPU를 밀어내기엔 역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내부 관료주의 만연도 쇠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리프탄 전 케이던스 CEO가 인텔 이사회에서 사임하면서 “인텔의 위험 회피적이고 관료주의적 문화에 실망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러한 관료주의는 인텔 초창기 멤버인 앤디 그로브가 '안일함이 실패를 낳는다'는 취지로 남긴 “편집증 환자만이 살아남는다”라는 경영 철학과 괴리가 있습니다.  

국내 기업엔 경종  
‘반도체 제국’ 인텔의 몰락은 우리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기술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혁신에 실패해 저물어가는 기업의 사례를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글로벌 반도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관료주의 타파와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새로운 조직문화와 근원적 경쟁력 회복 등을 위해 반도체부문 수장을 교체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승기를 잡은 AI 메모리 반도체(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매진 중입니다.

인텔 제국의 쇠락은 우리 기업들의 반면교사가 될 뿐 아니라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요. 인텔이 명가의 저력으로 재기에 성공할 것인지, 혹은 인텔을 집어 삼키는 또 다른 제국이 등장할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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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김건희 명품백 논란에  
“부적절 처신이 범죄 혐의 아냐”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불기소 처분에 대해 지난 9일 “부적절한 처신이 곧바로 법률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사심의위원회(수심의)의 불기소 처분 결정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그것은 모두 검찰총장인 저의 지혜가 부족한 탓”이라면서도 “다만 외부 전문가의 의견에 대해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는 “임기 내 사건을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관련기사 

9일 수시 모집 시작했는데  
의료계 의대증원 백지화 요구  
의료계가 지난 9일 2025학년도 의대증원을 백지화하고 오는 2027년 정원부터 논의하자고 정부와 정치권에 제안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위기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전공의들의 복귀”라며 “그들(전공의들)은 떠나면서 7가지 요구를 했는데, 그 중 첫 번째가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다. 2025년을 포함한 의대 증원 취소가 없으면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관련기사 정부는 난색을 표했는데요. 이날 교육부는 2026학년도는 재검토할 수 있으나 이미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된 2025학년도는 논의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관련기사 

헤즈볼라, 골란고원 공격  
이스라엘은 시리아 공습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8일(현지시각) 오후 이스라엘 북부 지역과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에 무인기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도 레바논 지역을 폭격하는 것으로 응수했는데요. 신화통신에 따르면 민간인 3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관련기사 이스라엘은 시리아와도 갈등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날 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중부 지역에 공습을 가해 과학연구소 한 곳과 무기 저장소 한 곳을 폭격했습니다. 시리아 국영TV에 따르면 시리아도 방공망을 가동해 이스라엘군 미사일 여러 대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관련기사 

‘임기 중 40% 쉬었다’  
바이든 휴가 일수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잦은 휴가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1326일 중 532일을 휴가로 보냈는데요. 이는 재임 기간의 40.3% 수준입니다. 이에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평균보다 휴가를 적게 썼으며 어디서든 매일 열심히 일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에도 네바다주 레이크 타호 별장에서 산불과 홍수 관련 브리핑을 받고 재난 선언에 서명하는 등 업무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바이든, 미 국부펀드 추진’  
중·러 경쟁 심화에 대응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합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각)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 고위 인사들이 최근 몇 달간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FT는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동의 정세도 불안정해지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관련기사 

2027년 일론 머스크  
인류 첫 ‘조만장자’ 전망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오는 2027년 인류 첫 1조 달러(1339조원) 자산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8일(현지시각) ‘인포마 커넥트 아카데미’에서 머스크의 재산이 연평균 110% 늘어나고 있다고 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2510억달러(336조원)인데요. 2027년까지 4배가 늘어날 것으로 본 셈입니다.☞관련기사  

북, 유엔 北인권보고서에  
'용납 못할 정치적 도발’ 
북한이 9일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명의로 발표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 대해 "북한 인권상황을 날조·왜곡한 보고서"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김선경 국제기구 담당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상기 보고서는 철두철미 적대 세력들이 우리 국가의 영상(이미지)을 깎아내리려 조작한 극악한 반공화국 모략문서”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이어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의 해당 인권 기구들은 있지도 않은 그 누구의 인권 문제를 운운하기 전에 미국의 실존적이며 열악한 인권 실태에 대하여 문제시하였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북한 인권 침해 가해자를 조사하고 처벌해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건설업 부실대출 경고등 
주요 시중은행의 건설업 부실 대출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9일 전국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상반기 말 건설업 총여신은 28조6790억원으로, 이 중 고정이하여신은 4575억원(1.60%)에 달했습니다. 은행들이 분류하는 고정이하여신은 석 달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 채권을 가리킵니다. 지난해 상반기 말에는 건설업 총여신 24조1878억원 중 고정이하여신이 2825억원(1.17%)이었습니다. 1년 새 부실 채권 비율이 0.43%포인트 오른 것입니다.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의 건설업 대출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지난해 상반기 말 1.96%에서 올해 상반기 말 2.35%로 뛰어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관련기사 

서울 원정 지방환자 
5명 중 3명은 ‘빅5’ 간다 
지방에서 서울의 큰 병원을 찾은 환자 5명 중 3명은 이른바 ‘빅5’ 대형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상반기 지방에서 서울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을 찾은 진료실인원은 167만8067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59.3%인 99만4401명은 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은 빅5를 포함해 모두 14곳이고, 종합병원은 44곳입니다. 진료 건수로 비교해도 상경한 지방 환자들이 진료 받은 건수 530만4653건 중 빅5에서 시행된 진료는 316만8943건으로 전체의 59.7%를 차지했습니다.☞관련기사 

국민 50.57% “키오스크로 축의금, 반대”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찬성한다는 응답도 49.43%로 팽팽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키오스크에 반대한 이유로는 ‘어르신들의 이용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가 75.64%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너무 정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16.07%, ‘상조문화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에’ 7.79%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0.49%였습니다. 키오스크에 찬성한 이유로는 ‘축의대 인력 투입과 번잡함 모두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가 56.45%, ‘지폐를 들고 다니는 것보다 편리하기 때문에’ 39.11%, ‘도난 방지 등 순기능이 있기 때문에’가 4.33%로 뒤를 이었습니다. ‘기타’는 0.1%로 나타났습니다.☞관련기사

 

💭 수렁에서 건진 뉴스 
뉴스의 홍수에 떠내려간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내어 소개해드립니다. 

암 환자 간병하는 배우자 
극단선택 위험 1.5배 높아 
암 환자를 간병하는 배우자의 극단적 선택 시도와 사망 확률이 비암환자 배우자보다 높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지난달 게재된 ‘암환자 배우자의 자살 시도와 자살 사망’에 따르면 암 환자의 배우자가 비암환자 배우자보다 자살 시도 1.28배, 자살로 사망할 위험은 1.4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암환자 배우자의 자살시도는 10만 명 당 62.6명, 비암환자는 10만 명 당 50.5명이었습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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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만한 칼럼을 소개해드립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범죄의 진화 
📌편의점의 끝없는 변신 
📌연사의 품격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에 동성애의 스킨십 장면이 담긴 광고 영상이 올라왔다가 나흘 만에 내려갔습니다. 구청은 민원이 다수 접수되면서 광고 송출 중단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이 들끓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토마토레터가 꼽은 핵심 이슈
1. 여야의정 협의체, 시작도 전에 ‘동상4몽’
2. 만찬도 ‘한동훈 패싱’…골 깊은 당정 갈등
3. 정국 한복판에 김건희…여의도는 폭풍전야

 

1. 여야의정 협의체, 시작도 전에 ‘동상4몽’
                                                                                                       
▶대통령실
“2025년 의대정원 유예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불가능하다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오늘부터 (수시접수가) 시작됐고, 교육부 등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2026년 이후 의대 정원 규모는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 갖춘 합리적인 의견을 내놓는다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겠다. 저희도 의료계가 하루빨리 대화 테이블로 나와주길 바란다.”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 의료개혁이 한창인 중에 책임을 맡은 장·차관의 교체는 생각할 수 없는 일.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대통령실 관계자,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여야의정 협의체에) 여야정이 모두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의료계에서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협의체의 의제는 '국민의 건강' 단 하나다. 서로 대화의 전제 조건을 걸거나 의제를 제한해서 참여가 막혀서도 안 된다. 야당까지 포함된 협의체이므로 의료계 입장에서 충분한 발언과 논의가 보장된 구조이므로 (의료계가) 참여해 주셔서 문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전공의에 대한 소환 등 사법적 대응을 신중하게 해달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가 의료개혁 실패로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해놓고 계속 무리수만 두고 있다. 정부는 '여야의정 협의체'로 떠넘기기만 했을 뿐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이 없다. 이랬다 저랬다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고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위급한 응급실에 대통령실 비서관을 파견한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원대복귀한 군의관 징계를 논의하겠다고 한다. 병원에서 의사를 내쫓은 것도 모자라 군의관까지 다 내쫓을 심산인지 걱정된다. 7개월 동안 수차례 지적돼 온 문제를 정부가 허심탄회하게 인정하고 폭넓게 개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계
“지금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정부는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잘못된 정책의 집행을 멈춰야 한다. 의료계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2025년 증원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야 가능할 것. 2천명 증원과 배정은 그 근거가 희박하고 제대로 된 논의가 없었음이 국회 청문회를 거치면서 드러났다. 처음부터 다시 출발하기 바란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성명

“무고한 동료들을 공공범죄수사대에 소환해 열 시간 이상 조사하면서 정부는 한편으론 의료계에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을 요구한다. 하고자 하는 것이 대화인가 아니면 의료계 압살인가. 사태의 본질은 의대 증원이 아니라 2020 의정 합의안의 일방적인 파기로 대표되는 신뢰의 붕괴.”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성명

▶오세훈
“사실 지금 당장 (보건복지부) 장·차관을 바꾸는 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또 한편 생각해보면 (의협을) 어떻게든 참여시키려면 좀 융통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차관님 정도는 스스로 (사퇴) 고민을 하는 것도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나. 그래야 의협에서 들어오는 데 어떤 하나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오세훈 서울시장,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지난주 끝자락에 여·야·정 사이에 극적으로 협의체 구성 의견이 한 곳으로 모아졌지만, 의료계의 싸늘한 반응 탓에 언제 협의체에 시동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시점이 매우 공교로운 측면. 어제가 수시 원서 접수 첫날이라, 당정은 ‘2025년 논의 불가’ 입장을 확고하게 할 수밖에 없고, 의료계도 사실상 마지노선이 지나버렸다는 허탈함과 분노가 최고조인 상황. 대한민국에서 입시는 어쩌면 의료보다 더 ‘휘발성’이 강한 사안이라, 2025 입시를 건드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의료계도 잘 알고 있는 탓.

② 여야의정 협의체는 사실상 여당 대표인 한동훈이 제안하고 정부와 야당이 동의하는 형태. 한동훈이 협의체의 키를 쥔 모양새지만, 최대의 기회가 어쩌면 최악의 독배가 될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 이를 잘 알고 있는 한동훈은 주말 새 물밑에서 의료계 여기저기 접촉하며 동분서주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가 이를 서포트하는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음. 용산의 태도는 마치 ‘니가 그렇게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하니, 한번 알아서 잘 해보라’는 분위기.

③ 민주당도 이런 용산의 태도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음. 대통령실과 정부를 향해 비판과 비난이 집중되는 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협의체를 일종의 방패막이로 쓰려는 게 아니냐는 것. 정부 입장을 보면 ‘2026 증원 재논의 가능하되,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가진 단일안을 가져오라’는 것으로, 이전과 달라진 게 없음. 2000명 증원도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 의료계라고 뾰족한 근거를 가진 대안이 있을 리 없음. 더구나 이리저리 갈라진 의료계에서 단일안 마련이 어렵다는 걸 정부도 너무 잘 알고 있는 처지. 한동훈도 코너에 몰고, 정부 책임도 분산하는 ’꼼수’의 냄새가 좀 나는 듯.

④ 정부의 의지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바로 복지부 장차관 경질 문제. 용산이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고 선을 긋는 것 자체가 황당한 태도. 인사권을 포함한 대통령의 권한이란 게 결국 민심을 살피고 일이 되게 하는 데에 쓰이는 것이지, 대통령의 사적 이해관계를 위해 사용하는 건 아닐 것임. 현 시점에서 의료계와 대화 물꼬를 트는 것만큼 시급한 대통령의 과제가 있는지?? 여권에서조차 대화 계기 마련과 의료계 달래기를 위해 최소한 차관 정도는 경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는 마당에, 대통령은 여전히 고집불통.

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차라리 한동훈의 태도가 더 나음. 한동훈이 어제 “전공의 소환에 신중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는데, 이 정도의 태도는 보여주는 게 대화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 대화와 타협의 과정에서는 그 내용도 중요하지만, 태도의 문제가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건 정치의 기본. 대통령이 정치의 기본을 배울 새도 없이 꼭대기에 오른 게 모든 문제의 시작.

 

2. 만찬도 ‘한동훈 패싱’…골 깊은 당정 갈등
                                                                                                       
▶대통령실
“어제(8일) 오후 4시에 수도권 중진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번개를 요청해서 몇몇 의원들과 함께 2시간가량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했다. 의사 출신인 인요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의료개혁 관련해 상세한 의료계 상황을 말했고 대통령이 경청했다. 대통령은 비공개로 의원뿐 아니라 지자체장, 정치인과 모임을 자주 하면서 민심을 청취하며 많은 얘기를 들으신다. (한동훈 대표와 만찬은) 추석 이후에 진행될 것이고, 체코 방문 이후에 계획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대통령실 관계자,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김종혁
“(전날 자신과 친한계 이외의 지도부원들과 '관저 만찬'이 있었다는 것과 관련해) 모르는 내용이라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와 저, 장동혁 수석최고위원 등은) 대통령실로부터 초청 연락을 받지 못했다. (만찬 내용이 이튿날 신문에 보도된 것을 두고) 굉장히 특이한 보도로 볼 수 있다. 용산에서 최근 계속 저녁에 의원들을 만나 식사하면서 얘기를 들은 것으로 안다. 조금 삐딱하게 본다면, (한 대표와 만찬은) 추석 이전에 하는 거를 추석 이후로 옮겨 놓고서 추석 이전에 (일부 최고위원과 중진 만찬은) 그러면 왜 하느냐, 이런 식으로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마치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 친한계를 조롱하는 듯한 ‘한동훈 패싱 만찬’ 소식을 접하면서 드는 생각은 딱 한가지. 대통령이 ‘윤-한 갈등’도 풀어내지 못하는 속 좁은 사람인데, 과연 그 복잡한 ‘의-정 갈등’은 해결할 수 있을까? 매우 회의적인 생각이 스멀스멀. 아울러 그 방식도 최근 윤 대통령을 겨냥해 언급되고 있는 ‘밴뎅이’를 다시 떠올리게 함.

② 윤 대통령이 최근 의원들을 자주 불러 소규모로 만난다고 하고, 대통령실도 ‘의견 청취’ 차원이라며 이를 부인하지 않음.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아마 ‘윤-한’ 사이, 즉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대결 구도에서 절대 우위를 유지하려는 ‘우군 확보’ 차원으로 보임. 이른바 의원들을 달래고 포섭해 한동훈 쪽으로는 단 1도 힘이 쏠리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하고 있는 셈.

③ 친한계에서는 비공개 만찬 직후 바로 다음날 새벽 조간신문에 ‘한동훈 패싱’ 만찬 기사가 실린 점에 매우 격앙된 분위기. ‘패싱 만찬’ 기사 자체가 가진 의도를 의심. 즉 ‘의료 공백 문제가 심각해 한동훈이 제안한 협의체 구성은 수용했지만, 그렇다고 한동훈에 대한 용산의 태도 변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대통령실의 작업으로 보는 것. 한동훈을 용서한 것도 아니고, 화해 모드로 돌아선 것도 아니니, 여당 의원들은 오해하지 말라는 메시지인 셈. 아무튼, 언젠가 한동훈을 내치겠다는 용산의 뜻은 확고해 보이고, 행보도 점점 노골적으로 변하는 중.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3. 정국 한복판에 김건희…여의도는 폭풍전야
     
▶조국
“김건희씨는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했지만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 (최근 불거진 공천 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적 없는 김건희씨가 대통령 행세를 한다. 경고한다. 박근혜 정권에서 최순실씨가 무슨 일을 했고, 그 결과 박근혜·최순실 두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 국민은 다 기억하고 있다. 어떤 부적도, 어떤 무당도 막아주지 못할 것”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원석
“(수심위 결론이 사실상 ‘면죄부’라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께서도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언급하신 걸로 안다. 현명하지 못한 처신, 부적절한 처신이 곧바로 법률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거나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에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법령을 보완하고, 미비한 점을 정비해 사회적인 논란이 없도록 입법을 충실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원석 검찰총장,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 공방
“(법사위 법안1소위에서 민주당 주도록 김건희 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것과 관련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에 대한 범죄 혐의를 (무혐의로 판단해) 면죄부를 줬는데 많은 국민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적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신속하게 법안을 법사위 전체회의로 올려서 논의가 추가적으로 이뤄지길 소망하고 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 1소위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언론에 의혹이 한 줄 나왔다고 해서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수사 범위를 무한정 확대하는 건 찬성할 수가 없다. 추석 밥상에 '김건희 특검법'을 올리기 위한 정치적 술수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이전에 폐기된 법안보다 더 많은 논란 조항을 붙여 재발의한 것으로, 국민도 이제 지쳤을 것. 지난번에 폐기됐던 법안을 또 올리는 것인데 더 악화된 법안이다. 지난 1월 초에 해당 특검법에 대해 여야가 법안을 합의 처리 해오던 헌법 관례를 무시한 점, 도이치모터스 건과 관련해선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커녕 소환도 못 한 사건을 이중으로 조사해 관련자 인권 침해가 된 점, 정치 편향적인 특검 임명과 허위 브리핑을 통한 여론 조작 문제점 등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 기자들과 만나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가뜩이나 바쁜 대통령실, 의료대란과 한동훈 패싱 만찬에 이어, 김건희 특검에 대한 반박까지 열일 하는 중. 요즘 대통령 참모들이 기자들에게 특정 사안에 대해 자세히 반박하는 일이 잦아지는 중. 다만 김건희 여사 관련 반박 내용은 별로 달라진 게 없음. 검찰의 명품백 무혐의 관련, 대국민 사과 일정이나 계획도 없다고 하고, 특검법 부당성에 대한 논리 역시 이전과 판박이.

② 명품백 한고비 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번주 도이치 주가조작 관련 2심 판결이 있어 또 다른 고비를 맞을 수 있음. 물론, 핵폭탄급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총선 개입 의혹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의 존재가 드러나면 정국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도. 과연 이번 추석 밥상의 메인 메뉴가 무엇이 될지…대통령실과 여야 모두 다들 숨죽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

③ 이 와중에 김건희 여사는 최근 윤 대통령과 함께 공개 추석인사 영상을 촬영. 연휴 전에 영상과 메시지가 공개될 거라고. 하지만 김 여사는 정국의 한복판에 꾸준히 등장하며, 그 어떤 정치인보다 더 많은 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인물임. 단순한 추석 인사보다는 어느 정도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거나, 화를 달랠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음. 아직 때가 아니다 싶으면 지난 설날처럼 자중을 이어가는 방법도 있는데…이도 저도 아니어서 매우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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