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4]   [제533호] MZ 주도 '천만 야구', 황금기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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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33호
2024. 11.4(월)
🔔 오늘의 토마토레터!   

1. MZ 주도 '천만 야구', 황금기 계속될까
2. 박장범 KBS 사장 후보, 재산 약 23억 신고
3. 북 ‘신형ICBM 성공’ 발표…김정은 “핵패권지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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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더위를 뚫고 가을로 달려왔던 2024시즌 프로야구가 '기아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프로야구 개막 후 최다 우승을 이끌어 냈던 기아가 7년 만에 다시 챔피언에 오르게 된 것인데요. 올해 프로야구는 야구계는 물론 팬들에게도 풍성한 기록과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으로 특별한 시즌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야말로 프로야구가 새로운 황금기를 맞았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토마토Pick이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던 2024년 프로야구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지속가능성 등을 두루 짚어봤습니다.  

1000만 흥행, 원인과 전망  
올해 프로야구는 마침내 꿈의 숫자에 도달하며 의미 있는 순간을 맞았습니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첫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는데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 시즌 정규리그 최종 관중은 총 1088만7705명을 기록했습니다. 기록적인 더위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열기를 꺾지 못한 것이죠. 정규리그 일정의 80%정도가 진행됐을 때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840만688명(2017년)을 돌파했는데요. 지난해 기록인 810만326명도 훌쩍 넘겼습니다. 정규리그를 마친 뒤에 이어진 가을 무대에서는 전 경기인 16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기록하면서 누적 관중 35만3550명을 동원해 흥행 가도를 이어갔습니다.

   -아이템·쇼츠, MZ 사로잡다 : 역대급 야구 흥행에는 MZ세대를 사로잡은 마케팅도 한 몫했는데요. 그동안 지역적 색이 짙었던 프로야구가 2030 사이에서 '새로운 놀이터'로 자리잡으면서 젊은층의 유입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개막 전에는 국산 OTT '티빙'에서 중계권을 따내 유료중계를 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료중계가 신의 한 수가 됐습니다. 경기 전체를 모바일로 보는 건 유료였지만, 대신 짧은 경기 영상에 대해서는 2차 가공이 허용돼 젊은 세대들이 야구를 짧은 영상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른바 '쇼츠'의 힘은 위력적이었습니다.  
야구 구단을 대표하는 마스코트 이모티콘부터 인형, 패션 소품까지 차별화된 상품도 MZ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4월부터 한국시리즈 5차전 전날인 이달 27일까지 유니폼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4% 늘었습니다. 또 다른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지난달 1~27일 '야구장 룩' '야구 키링'의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600%, 2119% 폭증했다고 합니다.  
   -역대급 관중에 실적은? : 역대급 흥행에 프로야구를 이끄는 기업들도 실적이 올랐을까요? KBO 10개 구단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란 말이 무색해집니다. 지난해 10개 구단의 총매출은 6150억원으로 평균 61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중소기업 수준에 그치는 수준인데요. 이중 기아 타이거즈, LG 트윈스, KT 위즈, 한화 이글스 등 4곳에서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각각 3억3천만원, 5억6천만원의 미미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올해엔 역대급 흥행으로 실적이 좀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국내 야구단은 모그룹의 이미지 홍보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탓에 경영 실적에는 크게 일희일비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참고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경우 지난해 뉴욕 양키스의 매출은 6억7900만달러(약9300억원)로 KBO 전체 매출보다 많았습니다. 210만달러(약 28억원)의 영업이익도 냈습니다. MLB 30개 구단의 매출 합계는 100억달러가 넘습니다. 인구나 시장규모가 국내 리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죠.  
   -흥행 지속될까? 무엇이 필요할까? : 올해 기록한 역대급 흥행이 계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립니다. 한번 유입된 팬들이 쉽게 빠져나가지는 않겠지만, 황금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KBO와 각 구단, 선수들의 끊임 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주하는 순간 팬들이 떠나는 건 순식간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선수들의 기량이 핵심입니다. 좋은 선수는 프로스포츠 존립의 기본 중 기본입니다. 스타성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야 하겠죠. 그리고 매년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는 신예 선수들이 꾸준히 등장해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게 리그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각 구단의 선수 발굴과 관리가 좀 더 정교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와 함께 각 구단별 팬서비스 및 경기장 환경 개선 등도 흥행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입니다. 현재도 각 구단들은 키즈존, 가족석, VIP 라운지 등의 시설 확충과 경기 당일 이벤트 등을 통해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 외에 관람 접근성과 편의성 개선, 모바일 티켓 시스템 개편 등 보다 나은 팬서비스에 대한 지속적 관심도 필요해 보입니다. 한번 발을 디딘 충성팬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구단의 역사도 쌓이는 중  
"광주, 우리 시대에 가장 큰 아픔을 야구로 극복한 도시에서 타이거즈는 운명이자 자랑이었습니다. 그런 기아 타이거즈가 7년 만에 챔피언에 오릅니다." 한명재 캐스터가 타이거즈 우승 순간에 전한 이 말이 화제가 됐습니다. 해태 시절까지 포함해 한국시리즈 12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타이거즈에 진지한 역사성을 부여하는 멘트였습니다. 수도권 강세를 이겨내고, 리그 명문팀인 타이거즈와 라이온즈가 31년 만에 광주-대구에서 맞대결을 벌인 것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젠 경기에서 영호남 갈등 요소는 찾아볼 수 없는데, 이 역시 야구와 구단이 만들어온 역사입니다. 새로 유입된 젊은층도 중요하지만, 오랜 올드팬들에게도 각 구단이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역사는 놓칠 수 없는 관심사입니다. 각 구단이 이런 전통과 역사도 잘 가꾸어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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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범 KBS 사장 후보 
재산 약 23억 신고 
KBS ‘뉴스9’의 앵커인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자신과 배우자, 자녀의 재산으로 총 22억7475만원을 신고한 것으로 3일 확인됐습니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본인 명의 재산으로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101.94㎡) 중 지분 절반(11억 7263만 원)과 예금 7739만원, 전북 정읍의 땅과 임야 등을 갖고 있습니다. 채무는 2억7352만원입니다. 아울러 배우자는 아파트의 나머지 절반과 예금 2429만원, 증권 1741만원 등 12억1433만원을 신고했습니다.☞관련기사 

검, 김영선 전 의원 소환 
“공천 의혹, 나랑 상관 없다” 
검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재·보궐 선거 직후 공천 개입 논란의 중심 인물인 명태균씨에게 공천 관련 도움을 받고 이에 대한 대가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9000여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데요. 김 전 의원은 이날 검찰 출석 전 “지난 대선 당시 발생한 여론조사 비용 문제는 저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공천 의혹은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 논란을 전면 부인했습니다.☞관련기사   

북 ‘신형ICBM 성공’ 발표  
김정은 “핵패권지위 확보”  
북한이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달 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1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신형 ICBM 발사에서 확실한 성공을 이룩함으로써 동종의 핵투발수단 개발에서 우리가 확보한 패권적 지위가 절대 불가역이라는 것을 세계 앞에 보여주게 되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관련기사  

북 러시아 파병 본 EU  
“한국과 안보협력 중요”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의 롤랑 호네캄프 한일과 부과장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증대하는 북러 협력이 어떻게 동북아에도 실제적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한국과 EU의 관계에 대해 기존 경제통상 부문에 더해 “안보국방 부문의 협력을 증대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관련기사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도  
“이제는 정치적 합의 필요”  
미국 등 국제사회가 휴전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도 정치적 합의를 요구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CNN은 현지시각 지난달 31일 “이스라엘군 지도자들이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군사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성취했으며 이제 정치인들이 합의를 타결할 때라는 신호를 미묘하지만 더 강한 방식으로 발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최근 “가자 북부여단 사령관을 쓰러뜨리면, 그건 또 다른 (하마스의) 붕괴”라며 “이같은 압박으로 우리는 더 많은 성과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관련기사  

독일, 이란 영사관 폐쇄  
독일 외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프랑크푸르트·함부르크·뮌헨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란 당국의 독일인 사형 집행에 반발한 것인데요. 다만 “이란 정권은 (사형당한) 잠시드 샤르마흐드뿐 아니라 다른 독일인들도 부당하게 억류하고 있다”며 “그들과 자유·민주주의·인권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란의 모든 사람을 위해 외교 채널과 테헤란의 대사관은 계속 유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관련기사  

미-일, 정상회담 조율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일 보도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이튿날인 지난달 2일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한 바 있습니다. 미일 정상회담은 오는 15∼16일(이하 현지시간) 페루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맞춰 개최될 전망입니다. 이시바 총리는 APEC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양자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관련기사  

전국 12곳 수소도시 조성  
정부가 수소 에너지 분담률 10%를 목표로 전국 12개 도시에서 수소도시 조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국토교통부는 1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7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수소도시 2.0 추진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수소도시란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아파트·건축물·교통시설까지 수소 에너지가 전달되도록 생산·이송 및 활용시설을 갖춘 곳을 뜻합니다. 정부는 '수소도시 2.0 전략'을 통해 광역 단위에서 청정 수소에 속하는 블루수소와 그린수소를 수송, 산업, 건물, 발전에 이르는 도시 구성요소 전 분야에 활용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사업이 추진되는 도시는 △평택 △남양주 △당진 △보령 △광양 △포항 △양주 △부안 △광주 동구 △울진 △서산 △울산입니다.☞관련기사  

취준생 10명 중 7명  
“중기 붙어도 대기업 재도전”  
채용 플랫폼 캐치가 Z세대 취준생 14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최종 합격한 중소기업에 입사하기보다 최종 불합격한 대기업에 재도전한다는 응답이 71%로 집계됐습니다. 중소기업에 입사하겠다는 응답은 29%에 불과했습니다. 재도전 이유로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42%)’가 가장 많았고 ‘원하는 기업이 아니면 만족하지 못할 것 같아서’가 30%로 뒤를 이었습니다. Z세대 구직자 51%는 희망 기업에 합격하기 위해 최대 ‘1년’까지 취업 준비를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2년’까지 가능하다는 응답은 36%, ‘3년’이 10%, ‘5년 이상’도 3%를 차지했습니다.☞관련기사  

수능일 외환시장 10시 개장  
오는 14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시간이 한시간 늦춰집니다. 이날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때문입니다.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1일 이같은 내용의 개장시간 변경 방침을 공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14일 개장시간은 기존 오전 9시~익일 새벽 2시에서 오전 10시~익일 새벽 2시까지로 변경됩니다. 이는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의미하며, 개별 소비자가 은행 등에서 환전하는 것에는 영향이 없습니다.☞관련기사

 

💭 수렁에서 건진 뉴스 
뉴스의 홍수에 떠내려간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내어 소개해드립니다. 

‘세계 최대’ 5.5m 악어 
110살 넘긴 후 자연사 
세계에서 가장 큰 악어로 기네스에 오른 바다악어 ‘카시우스’가 110살 넘게 장수하다 자연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2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는데요. 카시우스는 몸길이 5.48M, 몸무게는 1t이 넘어가는 악어로 2013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큰 포획 악어라는 기네스 기록의 보유자였습니다. 카시우스의 나이는 110살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달 15일부터 쇠약해지다 1월 세상을 떴습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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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의미 
📌피케팅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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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최근 교육계 인사 일부가 윤석열 대통령 이름이 찍힌 훈장을 거부해 논란이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개인의 소신에 따른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국가와 국민이 주는 명예를 거부하는 게 맞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주간전망 
1. 민심은 폭발 중인데, 용산은 적반하장 역주행 
2. 예측불가 안갯속 정국…여야, 각자도생 수싸움

 

1. 민심은 폭발 중인데, 용산은 적반하장 역주행

① 윤석열-명태균 통화 내용 공개 직후 어이없는 해명을 내놓은 대통령실의 태도가 이번주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임.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에서 보여준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태도. 정 실장의 답변 중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 될 게 없는 녹취 내용이라는 것을 분명히 대통령실이 확인해 드린다"고 밝히는 장면이 압권. 상식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대목에서는 이미 '갈 때까지 간' 느낌마저. 그리고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의도적으로 도발적 대응을 하면서, 국감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려는 꼼수마저 동원한 것으로 보임. 정 실장의 이날 운영위 답변 내용과 태도는 전날 대통령과 조율된 것일 텐데, 사실상 민심에 역주행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공개적 선전포고로 봐도 무방할 듯.

② 용산의 역주행은 대통령실 외에 이른바 윤핵관과 친윤계 의원들을 통해서도 당분간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임. 녹음 파일 공개 이후 권성동 의원이 앞장서 "1호 당원으로서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서 자신의 정치적인 그런 의견을 얘기를 할 수 있다"는 황당한 논리를 편 것도 이런 맥락. "1호 당원으로서 의견을 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은 2018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해 3년을 구형하고,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 쪽이 구사하던 논리였음. 역사의 아이러니.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을 지냈던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된 녹음 파일의 짜깁기 의혹을 제기한 것도 친윤계 역주행의 대표적 사례. '바이든-날리면' 논란 2탄을 노린 정치공작으로 보이지만, 녹음 파일 전체를 틀어보자는 민주당의 역공 한방으로 조용해졌음. 물론 극우 유튜브 등을 통해 음모론은 계속 유지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성난 민심을 더 자극하는 자작극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임.

③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예정된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도 불참할 예정. 한덕수 총리가 대신 나서기로. 지난번 국회 개원식 불참에 이어 아예 의회와 소통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셈. 문제가 생기면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필요한 사과를 하는 게 국정운영과 정치의 기본인데, 이 정권과 대통령은 대놓고 의회와 국민들에게 역정을 내고 격노하는 일을 2년6개월 동안 반복하고 있음. 이런 상황이라면 지난주 후반 10%대로 내려앉은 국정지지율이 이번주 후반에 더 큰 낙폭을 보일 게 확실. 더구나 지난주 국정지지율에는 녹음파일 파장이 온전히 반영된 것도 아니었음. 이렇게 국민과 담을 쌓고 구중궁궐에 파묻혀 지낼 거였으면, 용산보다 청와대가 더 조용하고 쾌적해서 술마시기도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음.

④ 윤 대통령의 불통 통치가 변하지 않을 거라는 건 이제 거의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음. 기대를 내려놓은 지 오래인 것으로 보임. 그런데 정작 걱정되는 것은 정권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한반도의 안보를 둘러싼 매우 중차대한 사안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 혼란스러운 미국 대선과 일본의 리더십 붕괴, 미-중 갈등 격화 등 주변 강국들의 대회전이 진행되는 와중에 터진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매우 예민한 사건. 고도의 상황관리가 필요한데, 내치 위기에 몰린 대통령이 제대로 된 상황 판단을 할 수 있을지 우려. 이념적 강경파들에 둘러싸여 가뜩이나 외부 의견을 잘 듣지 않는 대통령이 북한 파병 대응과 관련해 '최악의 수'를 두지 않을까 싶어 전국민이 안절부절, 노심초사.

 

2. 예측불가 안갯속 정국…여야, 각자도생 수싸움
 
① 민주당의 이번주 행보 중 가장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언제 추가로 녹음 파일을 공개할 것인지 여부. 김건희 여사 음성이 담긴 파일을 민주당이 확보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임. 일단 민주당은 이번주 파일 공개와 관련해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 지난주 공개된 내용 만으로 충분히 민심이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일 공개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칼을 칼집에 둘 때가 가장 무섭고, 가진 패를 모두 보여주지 않을 때 상대가 가장 초조해한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 오는 15일 예정된 이재명 대표 1심 선고로 국면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서, 녹음 파일 이슈를 최대한 그때까지 끌고 가려는 나름 '꼼수'가 작용했을 수도 있음.

② 민주당은 대신 이번주에 김건희 특검법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임. 특검의 내용과 형식과 관련해서도 이른바 '독소조항' 삭제 등 국민의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며 여당을 최대한 압박할 예정. 민주당 입장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공식적으로 특검 카드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지금 분위기에서 8명의 자연적 이탈표가 나오길 기대하는 측면도 있음. 민주당이 '탄핵'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도 여당 의원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특검법 반대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한 전략의 차원.

③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가장 머리를 싸매고 있을 사람은 바로 한동훈 대표. 이미 한동훈이 이슈화했던 특별감찰관 문제는 다시 꺼내 들기도 민망한 흘러간 과거가 됐음. 한동훈은 녹음 파일이 공개된 뒤 주말까지 4일 동안 아무런 언급 없이 침묵. 공개 이튿날부터는 공식적인 일정도 잡지 않고 '장고'에 돌입. 어쩌면 한동훈이 이 문제와 관련해 내놓게 될 메시지가 한동훈 정치 인생에 분수령이 될 수도 있음. 지금껏 한동훈이 윤석열에게 취했던 태도는 '말뿐이고 행동과 성과는 없는', '강력하게 맞서는 듯했지만 결국 꼬리를 내리는' 게 전부였음. 하지만 현 상황은 이런 패턴의 반복이 더는 허용되지 않는 비상 상황. 결국 한동훈이 특검 카드를 꺼내들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 다시 윤석열의 아바타로 돌아갈지, 아니면 이번엔 그가 말했던 것처럼 '절벽에서 뛰어내릴 시기'라고 판단했을지, 한동훈의 후속 메시지가 매우 궁금, 개봉박두.

④ 국민의힘 내부 친윤계의 '용산 쉴드'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어 보이지만, 당내 의원들의 다수는 여전히 관망 모드. 다만 현재 국민의힘 당 내부에는 윤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며 반기를 들 만한 용자는 없음. 안철수 의원 정도가 유일한데, 안철수는 이미 신용도나 신뢰도가 바닥이라, 비판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 다수의 의원들이 한동훈의 후속 대응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 때문. 우리 정치권에서 '젊고 신선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소장파 집단이 오래 전에 사라진 것은 대한민국 전체의 불행.

⑤ 이 와중에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속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가 어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패권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는 분열과 갈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당 단합에 역량을 집중하라”는 입장문을 냄. 이들은 윤 대통령에게도 소통과 국정쇄신 등을 촉구했지만, 결국 메시지의 핵심은 한동훈 견제. 현 위기 국면에서 대통령을 들이받지 말라는 경고이자 협박. 하지만 이들의 속내는 한동훈이 치고 나가면서 여권 전체, 그리고 현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되는 상황이 두려운 것. 대통령에 맞설 자신은 없고, 그렇다고 한동훈이 '원탑'이 되는 것도 못보겠다는 것. 국힘 광역단체장들의 이번 입장문은 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국민 눈높이와도 한참 동떨어졌고, 이런저런 줄타기만 하는 한심하고 비겁한 태도만 드러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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