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2]   [제561호] 계엄 쓰나미, ‘대왕고래’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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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1호
2024. 12.12(목)
🔔 오늘의 토마토레터! 

1. 계엄 쓰나미, ‘대왕고래’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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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중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을 통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시추 계획을 승인하는 한편, 관련 예산안도 내놓은 상태였는데요. 그러나 최근 정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련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정부가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기대하고 있는 효과와 우려점, 그리고 실현 가능성에 대해 토마토Pick가 정리했습니다. 
        
기대 효과 어느 정도? 
대통령 발표 이후 석유공사는 연말 시추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탐사선과 투입 인력 확보에 나섰습니다. 정부는 이를 ‘대왕고래 프로젝트’라 명명하고 내년 상반기 첫 시추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구체적 개발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었죠. 정부가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사활을 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제적 가치 : 포항 영일만 인근에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입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동해 석유와 가스 매장의 가치가 2262조 5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관련기사 
   -에너지 수입 감소 : 한국은 대표적인 에너지 수입국 중 하나입니다. 동해 심해 석유·가스 개발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해외 에너지 가격에 따라 우리 경제가 널뛰는 상황을 최소화 할 수 있겠죠. 에너지의 97∼98%를 수입에 의존하는 현 구조에서 탈피한다면, 에너지 가격 안정화를 통해 국내 산업 기반이 공고해지고 기업 경쟁력도 향상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기대하는 매장 추정치는 가스 75%, 석유 25%인데, 우리나라가 각각 29년, 4년 가까이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관련기사 

가능성 너무 낮지 않나? 
   -시추 실패율 80% : 정부는 미국 지질탐사 컨설팅 기업 액트지오의 분석값을 토대로 탐사 시추 성공률을 20%로 잡았습니다. 현존하는 심해 가스 광구 중 가장 큰 가이아나 스타브룩 광구의 최초 탐사 시추 성공률이 7%에서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20%는 상당히 높은 수치라는 게 정부 쪽 의견입니다. 산업부는 "(20%는) 5번 시추하면 하나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2026년까지 최소 5번 이상 뚫겠지만 중간에 어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는지에 따라 유동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관련기사 문제는 탐사 성공률과 유전 발견 확률은 별개라는 주장도 나온 점인데요.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탐사 성공률이 20%보다 더 높게 나와도 유전을 발견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관련기사 
   -업체 1곳에 의존한 분석 : 정부는 ‘시추 탐사’를 확정한 근거로, 미국의 심해탐사 컨설팅 업체인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지난 6월 방한한 액트지오의 아브레우 고문이 직접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분석한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제반 요소를 갖췄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액트지오 1곳에만 심층 분석을 의뢰한 점 등을 들어 교차 검증도 없이 사업을 벌여도 되느냐는 비판도 나왔죠.☞관련기사 
   -생산까지 장기간 소요 : 동해에서 석유가 발견되더라도 시추 이후 생산 단계까지 가려면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원유를 발견하고, 또한 매장량이 어느 정도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원유의 유종이나 상태도 중요하고, 광구의 지반이 튼튼하지 않아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투입 비용 대비 '계산이 서는' 최종적 상업 개발로 이어지려면 이 모든 변수들을 뚫어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입니다.☞관련기사 

야당, 관련 예산 삭감 
민주당은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505억원에서 497억원을 삭감했습니다. 기존 정부안의 98%에 달하는 금액이 사라진 셈입니다. 민주당은 1인 기업이나 마찬가지인 액트지오사의 자문을 핵심 추진 근거로 삼는 등 부실하고 불투명하게 진행됐다는 점을 삭감 근거로 들었습니다.☞관련기사 야당의 프로젝트 예산안 삭감은 이후 윤 대통령이 돌발 비상계엄 선포 명분으로 삼은 예산 농단 사례에 포함됐는데요. 윤 대통령은 지난주 비상계엄령 선포 담화에서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에서 재해대책 예비비 1조원, 아이돌봄 지원 수당 384억원, 청년 일자리,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등 4조원을 삭감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탄핵 정국, 논의 안갯속 
시추 선박은 부산항 입항 
이후 비상계엄 여파로 정치권이 탄핵정국에 돌입하며 예산안 관련 논의는 더욱 안갯속으로 빠졌습니다. 예결위를 통과한 예산안이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대왕고래' 시추 예산은 사실상 거의 남은 게 없는 수준입니다.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 직전 여당과 최종 협의 과정에서도 '대왕고래 예산'에 대한 삭감의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현재의 혼란스러운 정국 탓에 일단 삭감된 예산안이 그대로 통과됐지만, 탄핵 정국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필요한 부분이 보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왕고래 예산'이 추경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 것이죠.☞관련기사

   -시추작업은 본격화 : 국회에서의 예산 부활 여부와는 무관하게 시추작업은 본격화한 상황입니다.시추선은 이미 지난 9일 부산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시추 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탐사시추가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합니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000억원에 달하지만, 삭감되지 않고 통과된 예산은 8억원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죠. 탄핵 정국으로 불안을 느낀 외국인들도 투자에 소극적입니다. 산업부가 석유공사의 회사채 발행도 고려하고 있지만, 자본잠식 상태라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 19조6000억원, 자본은 1조3000억원으로, 202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입니다.☞관련기사 시작부터 채산성, 실효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리스크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침몰 직전입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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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긴급체포 
경찰청 “국민께 송구”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11일 새벽 내란 혐의로 전격 체포됐습니다. 전날 오후 두 사람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체포한 것입니다. 이들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때 경력을 동원해 국회 출입문을 통제하고 국회의원과 보좌관 등의 출입을 방해한 혐의(형법상 내란 등)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11일 “경찰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경찰청장은 이호영 경찰청 차장이, 서울경찰청장은 최현석 생활안전차장이 각각 직무대리하게 됐습니다.☞관련기사 

김상욱 "여당 탄핵 찬성 의원 10여 명에 이를 것"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해 "(탄핵에 찬성하는 여당 의원들이) 10명 전후에서 늘었다 줄었다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의원은 11일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에서 "빨리 탄핵 절차가 마무리되거나 즉시 하야하는 것이 국가 안정성에 더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는데요. 다만 김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할지를 단언하기는 힘들다. 대통령을 지키고자 하는 의원들도 다수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관련기사   

트럼프, 기업들 투자 독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0일(현지시각) 미국에 최소 10억달러를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인허가를 신속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가환경영향정책법(NEPA)에 따르면 연방기관은 에너지 생산 등 인프라 프로젝트 승인을 내리기 전에 환경 검토를 수행해야 하는데요.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 검토 기간이 길다는 불만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방침은 연방대법원이 NEPA 적용 범위를 제한할지 심리에 착수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됩니다.☞관련기사  

미, US스틸 매각 불허 전망  
10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141억 달러(약 20조2292억 원) 규모에 이르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거래를 공식 저지할 계획입니다. US스틸은 1901년 설립된 미국 철강 산업 내 상징적 기업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인수에 반대한 바 있습니다. NHK에 따르면 일본제철 측은 해당 보도에 “정치가 진정한 국가안보상 이익보다 우위에 있는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관련기사  

러시아 “아사드 보호 중”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바샤르 알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을 보호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랴브코프 차관은 11일(현지시각)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아사드가 재판을 받도록 인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설립한 조약의 당사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차관은 이어 “시리아 국토 일부가 분리되는 상황이 없기를 희망한다”며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심각하게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관련기사  

‘최상목-미 재무’ 화상면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화상 면담을 통해  양국 간 긴밀한 경제·금융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고 기재부가 11일 밝혔습니다. 최 부총리는 전날 옐런 장관에 "(계엄 사태 이후에도) 우리 경제시스템은 굳건하며 긴급 대응체계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에 선제 대응하는 가운데 일관되고 체계적인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옐런 장관은 "공통의 민주적 가치를 토대로 형성된 굳건한 한·미 동맹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양국 협력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답했습니다.☞관련기사  

엔화값 어느새 950원  
원·엔 재정환율이 한달 새 50원 가까이 뛰어오르며 어느새 100엔 당 9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습니다. 비상계엄 사태에 탄핵 정국 등 정치 불안에 원화값이 짓눌린 탓입니다. 원·달러는 이미 1400원을 뚫고 1430원대로 올라선 상황입니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까지 더해지며 연말까지 950원선에서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년과 내후년 1%대의 저성장 우려와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높아진 추가 금리 인하 기대도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12월 수출입 모두 증가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12월1일부터 20일까지 수출 176억달러, 수입 19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은 12.4%(19억5000만달러)가 증가했고 수입은 11.6%(19억9000만달러)가 늘었습니다. 이로 이달 무역수지는 15억5100만달러 적자를, 연간누계는 43억7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달 20일 간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43.0%), 철강제품(20.4%), 컴퓨터 주변기기(53.6%), 자동차 부품(23.2%) 등은 증가한 반면 승용차(8.6%), 석유제품(9.4%), 선박(2.2%), 무선통신기기(9.2%) 등이 감소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이달 반도체 수출 비중은 20.6%로 4.4%p 증가했습니다.☞관련기사  

영화 ‘서울의 봄’ 역주행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영화 ‘서울의 봄’이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온라인상영관 통합전산망은 11일 ‘서울의 봄’이 지난 4일 하루동안 SK Btv, LG U플러스 tv, 지니 TV 등 IPTV에서 총 1150건의 시청 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97건을 기록한 지난 3일에 비해 108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일간 박스오피스 순위 또한 3일 23위에서 4일 3위로 훌쩍 뛰어올랐습니다. ‘서울의 봄’ 시청 수는 이후에도 5일 1천건, 6일 1393건, 7일 1892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플릭스에서도 ‘서울의 봄’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 연속 ‘톱 10’ 영화 차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관련기사  

등록 동거혼, 찬성 50.41% 반대 49.59% ‘팽팽’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98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반대한다고 답한 비율은 49.59%로, 찬반이 팽팽했습니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사람들의 인식 변화에 따른 새로운 가족 제도 도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35.76%, ‘저출산 극복 및 비혼 출산 아이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34.34%로 엇비슷했습니다. ‘법률혼과 달리 이혼 절차, 위자료 등의 분쟁 소지가 적어서’는 28.48%였습니다. ‘기타’는 1.41%입니다. 반대하는 이유는 ‘혜택 목적의 악용 가능성 때문에’이라는 답변이 41.24%로 가장 많았고, ‘전통적 가족제도 해체의 위험 때문에’ 34.64%, ‘충분한 숙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22.06%로 뒤를 이었습니다. ‘기타’는 2.06%입니다.☞관련기사

 

💭 수렁에서 건진 뉴스 
뉴스의 홍수에 떠내려간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내어 소개해드립니다. 

유명 가수 초청에 4시간 생중계까지 
시상식 연회에서 더욱 빛난 한강 
10일(현지시각) 스웨덴 공영방송 SVT가 '노벨상 시상식 연회'를 중계하며 소설가 한강을 소개했습니다. 한강은 수상소감에서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전했는데요. 이 밖에도 SVT는 생방송 중간중간 사전에 진행한 수상자들의 인터뷰와 주요 작품 및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죠. 특히 SVT는 4시간 넘게 이어진 연회 전 과정을 생중계하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편 이날 연회에는 스웨덴 대표 싱어송라이터인 랄레(Laleh)의 무대와 전문 댄스그룹의 공연 등도 진행돼 눈길을 끌었습니다.☞관련기사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국회의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국민소환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국민소환제는 지역주민이 투표를 통해 국회의원을 해임할 수 있는 제도인데요. 직접민주주의를 이유로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대중의 인기에 지나치게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토마토레터가 꼽은 핵심 이슈 
1. 국힘 ‘외통수’…투표 참여로 돌아서는 친한계 
2. 사죄는커녕 궤변, 탄핵심판 대비하는 윤석열

 

1. 국힘 ‘외통수’…투표 참여로 돌아서는 친한계

▶조경태, 김태호
“한동훈 대표가 조만간 탄핵과 관련된 종합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2·3월 퇴진론도 국민이 봤을 때는 '꼼수'로 여겨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표결이 예정된 토요일 오전까지 대통령이 즉각 사퇴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죄를 지은 부분에 대한 양심이라도 있는 것이라 본다.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지금 '탄핵 반대'라는 잘못된 당론은 굳이 따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4일 예정된 탄핵소추안 표결 관련)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체 당론을 통해 본회의장에 자유의지를 갖고 투표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 같다. (‘원내대표가 되면 자율투표 방침을 공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인위적으로 당을 위한 정치로 비춰져선 안된다. 진짜 국민을 생각하고 국가를 생각하는 모습도 우리가 의연하게 보여줘야 할 때”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재섭
 “이제 가장 질서있는 퇴진은 탄핵이다.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한다. (지난 7일 표결 불참과 관련해서는) 분노와 흥분 속에서 겨우 나흘만에 이뤄지는 탄핵을 확신할 수 없었다. 대통령에게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 당이 결자해지 해야 한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양수
(국민의힘이 정국안정화 TF가  제시한 ‘2월 또는 4월 퇴진론’ 관련) 당 지도부가 대통령실을 잘 설득해주리라고 믿는다. 오늘부터는 설득의 시간이다. 탄핵을 하게 되면 탄핵심판 기간 동안 온 국민이 양분돼 정국이 혼란해진다. 설득의 시간이 오늘 하루로 끝날지, 내일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국민적 혼란을 줄이려면 TF안으로 가야 한다고 지도부와 의원총회에서도 보고했고,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이 아니었다면 윤 대통령이 벌써 하야했을지 모른다. 지금이라도 이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면 당장 하야가 이뤄질 수도 있다.” –TF 단장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정훈
“이재명은 계엄보다 더한 짓도 할 사람이라는 건 상식이 있는 국민이면 동의할 것. (이 대표가 집권하면) 우파의 씨를 말리려 들 것이다. 이재명의 잘못으로 그의 주변에서 안타까운 목숨이 얼마나 많이 희생됐느냐. 생각하기도 싫지만 '이재명 정부'를 떠올리면 캄보디아의 흑역사 '킬링필드'가 겹쳐진다. 문재인 정부 때도 잔혹한 정치보복이 자행됐고, 죄 없는 이재수 사령관이 세상을 등지기까지 한 것 기억하실 것. 대통령의 잘못은 잘못대로 법적 처분을 받더라도, 우파의 본산 국민의힘은 꼭 지켜야 한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국민의힘이 결국 여론의 비판을 버티지 못하고 조금씩 탄핵 쪽으로 돌아서는 분위기. 돌아서는 의원들이 과반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이런 흐름이라면 주말까지는 탄핵소추안 통과에 필요한 숫자 정도는 될 것으로 전망. 한동훈이 어떤 스탠스를 보일 것인지가 여전히 중요. 오락가락 갈팡질팡에 염치 없고 낯부끄럽긴 하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국정 공동운영 등 뜬구름 잡는 태도를 포기하고 탄핵에 전향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임. 탄핵안이 통과되면 한동훈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논리는 친윤들이 파놓은 함정 같은 것. 향후 정치적 생존을 고려한다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

② 어쩌면 친윤들, 특히 친윤 중진들이라는 이들도 내심은 대통령 탄핵안이 이번 주말 통과되는 걸 바랄 수도 있음. 이들이 원하는 건 ‘윤석열의 생존’이나 ‘질서 있는 수습’이 아님. 반대 당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원하는 건 ‘탄핵이 됐지만, 나는 반대했고,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 우리 당을 지키려고 했다’는 알리바이임. 탄핵안 통과의 책임을 물어 한동훈마저 ‘보내버리면’ 1석2조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임.

③ 더구나 친윤들, 국민의힘 주류들은 이번 주말에도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감당할 능력이나 의사도 없음. 지난 번 탄핵안 부결로 빚어진 불확실성 탓에 증시와 환율 등 우리 경제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또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주요국들이 어떻게 우려했는지 이미 겪은 바 있음. 이 엄청난 일들을 감수하며, 자신들에게 쏟아질 비난을 버틸 만큼, 친윤이 그렇게 의리 있는 집단도 아님. 국민의힘 내부 균열은 명약관화.

④ 오늘 진행되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14일 탄핵표결의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윤핵관 권성동과 계파색 옅은 김태호의 대결. 김태호는 자신이 원내대표가 되면 탄핵 표결을 의원들의 자유의지에 맡기겠다고 공언. 권성동은 이 부분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탄핵 표결 참석을 방해할 것으로 보임. 당내 권력구도로 보면 권성동이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이지만, 김태호 역시 선거의 달인. 무기명 투표에서 의원들 동요할 가능성 충분. 설사 김태호가 지더라도 유의미한 득표를 한다면 탄핵안 통과 가능성은 더 높아지는 셈. 국민의힘이 또다시 권성동을 추대한다면, 국힘은 정말 재생 가능성이 1도 없는 정당으로 전락할 것.

⑤ 위기 상황 탓인지, 사고체계 자체가 좀 이상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하나둘씩 등장. 당 ‘정국안정화 TF’ 단장이라는 사람이 “이재명이 야당 대표가 아니라면, 윤석열은 벌써 하야했을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펴니, 정국안정화가 될 리 없음. 이재명 수사 과정에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언급하며 ‘킬링필드’가 연상된다는 주장을 펴는 박정훈도 제정신인가 싶음. ‘5.18’보다 더 참혹했던 사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갖다 붙이는 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는 폭언임. 자기 당 소속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켜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던 것에 대한 일말의 사과도 없이, 야당 대표를 향해 ‘대학살’을 언급하는 건 도대체 무슨 사고구조인지 이해불가. 심지어 박정훈은 “문재인 정부 때 잔혹한 정치보복으로 이재수 사령관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 그 때 그 수사를 했던 서울중앙지검의 지검장이 윤석열이었음. 문재인 정부 당시, 친한계인 그가 따르는 한동훈이 진행한 수사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몇인지 세어볼 것을 권함.

 

2. 사죄는커녕 궤변, 탄핵심판 대비하는 윤석열
 

▶윤석열 쪽 분위기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등이 ‘탄핵 가면, 탄핵 가는 거다. 우리가 헌법재판소 (심판에서) 지라는 법도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조기퇴진안이 씨알도 안 먹히는 분위기” –여권 핵심관계자, 기자들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전국민이 방송을 통해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 군이 들어가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낼 수 있겠나’라고 참모진을 비롯해 주변 원내 인사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국회 관계자들의 국회 출입을 막지 말고 들여보내라고 (군에) 이미 지시했었다. 그래서 의원들이 다 본회의에 들어가 계엄해제 요구안건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가 전한 대통령실 분위기

▶김종혁
“제가 개인적으로 용산에 있는 관계자들과 접촉해 보니 어떤 경우든 하야는 없다, 자진해서 내가 물러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지금 윤 대통령을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분들의 사이트 같은 데 보면 '선관위 압수수색을 했고 거기서 부정선거 증거가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아닌 주장들을 하고 있다. 이런 것을 결합해 보면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지언정 본인이 물러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계시는 게 아닌가.”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덕수
“(계엄 선포에)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국무위원들을 소집해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대통령님의 의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와 대외신인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고, 국민들의 수용성도 없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국무회의를 개최하려 했던 것은 계엄의 절차적 흠결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좀 더 많은 국무위원이 반대하고, 의견과 걱정을 제시해 막고자 했던 것.” –한덕수 국무총리,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가짜 출근
“(윤 대통령이 지금껏 아침에 늦게 출근하는 걸 속이기 위해 ‘가짜 출근’ 차량을 운용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한 경찰들의 반응) 초유의 출퇴근 쇼하는 인간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기동대랑 용산은 이미 다 아는 사실”, “일명 공차 업무”, “대부분의 등청이 저랬음”, “일명 위장 제대 경호 기법이긴 한데 저걸 늦은 출근 시 너무 자주 이용해먹은 게 문제”, “일을 한번 할 거 두번씩 했음”, “진짜 ×같았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기동대 특히 경호특화부대도 ×같았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경찰들의 반응

▶신용해 교정본부장
“(김용현 극단적 선택 시도 관련) 어제 11시52분께에 구인 피의자 영장 발부를 하기 전 대기장소인 화장실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통제실에서 근무자가 발견했다. 바로 출동해 문을 여니까, 바로 시도를 파기하고 나온 사례가 있었다. 현재는 보건실에 수용해 건강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윤석열이 본격적으로 헌재 탄핵심판을 준비 중. 자신도 탄핵은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걸로 보면, 아직 정신이 100% 나간 건 아니구나, 가끔 정상적인 판단을 하는구나 싶긴 함. 윤석열의 성정으로 보면, 절대로 하야 같은 걸 할 리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

② 변호사 섭외 소식도 들려오고, 드러난 사실 관계에 대해 전언 형식으로 반박 논리도 퍼뜨리고 있음. 저런 상황에서도 언론플레이를 시도하는 중. 특히 전날 나온 특전사령관의 폭로(“문 부수고 의원들 끌어내라”)에 확실히 윤석열이 겁을 먹은 게 분명. 법률적으로 향후 자신을 방어하는 데 치명적인 증언이라고 여긴 듯.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별을 단 군인들이 윤석열을 배신하고 적나라한 증언을 내놓을 준비는 충분히 된 것 같고, 목숨이라도 바칠 듯한 김용현마저 멘탈이 많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으니, 내란죄를 입증할 증거는 차고 넘칠 것.

③ 한덕수 총리가 어제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른바 ‘납작’ 엎드린 태도로 답변. 이번 내란이 있기 전 한덕수 총리가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과거 법무장관 한동훈이 그랬듯이 매우 공격적으로 답변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 민주당은 현재 탄핵안이 통과된 이후 권한대행을 누구로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음. 한 총리도 수사를 받고 있으나, 대통령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탄핵해 업무를 정지시키면, 대외적으로도 부담스러울 수 있음. 한 총리는 ‘영혼 없는 공무원’에 가까우니, 상황이 바뀌면 또 그에 맞춰 직분을 수행할 듯. 한 총리 탄핵안을 둘러싼 민주당의 선택에 주목.

④ 이미 탄핵을 당했던 박근혜와 곧 탄핵을 앞두고 있는 윤석열 사이에 사소한 공통점을 발견. 대통령으로서 근태가 매우 불량했다는 것. 술 좋아하는 윤석열이 그동안 위장 출근차량 행렬을 내보내 자신의 지각 출근을 속여왔다는 게 드러남. 8년 전 박근혜 탄핵 때 드러난 사실 중 하나가, 박근혜가 제대로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것. 관저에서 잘 나오지 않고 팩스로 보고받으며 업무를 봤다는 것인데, 윤석열도 그 수준이었던 것 같음. 그러길래 왜 청와대에서 나와서 이런 망신을 당하는지 모르겠음. 청와대에 있었다면 지각을 하든 결근을 하든 최소한 언론의 감시는 받지 않았을 것이고, 경찰과 경호실 인력들도 세금 써가며 그런 식의 쇼를 하며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 대체 청와대 이전은 왜 했는지…만시지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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