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제534호] "돌봄은 상품이 아니라 기본권이다"

제 534호
2024. 1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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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지난해 7월 성평등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10월29일을 ‘국제 돌봄 및 지원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돌봄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오히려 공적 돌봄의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돌봄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적용과 공적 돌봄기관 해산,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등에서 여러 부정적인 이슈도 불거졌습니다. 토마토Pick에서 국내 돌봄체계의 현황과 관련 문제점 등을 살펴봤습니다.    

국민 모두 누려야 할 '돌봄'    
전세계적으로 고령화와 핵가족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돌봄서비스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일하는 돌봄노동자는 약 15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20년 뒤에는 추가적으로 150만명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돌봄체계를 만들기 위해 돌봄노동의 가치 인정과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유엔 산하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 6월 총회에서 ‘양질의 일자리와 돌봄경제’에 대해 토론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ILO는 이 자리에서 “모든 회원국은 돌봄과 고용, 성평등 증진에 기여하는 양질의 돌봄 일자리를 제공하고, 일터에서의 기본원칙을 존중하고 실현할 의무가 있다”고 결의했습니다. 이에 유엔은 10월29일을 ‘국제돌봄의날’로 지정하면서 공공돌봄 강화와 돌봄노동자 권리 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제 ‘돌봄 받을 권리’도 국민 누구나 누려야 하는 기본권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열악한 돌봄노동자 처우    
가사돌봄 현장에서는 요양보호사와 가사서비스 노동자, 간병인, 장애인활동지원사, 노인생활지원사, 아이돌봄이 등 많은 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저임금에 열악한 근로조건에 처해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들이 제공하는 필수적인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습니다. 민주노총의 2022년 ‘돌봄노동자의 노동권 실태와 법제도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돌봄노동자 1200여명 가운데 91.7%가 계약직으로 일했습니다. 이들은 낮은 임금(74.4%), 고용 불안(61.2%), 사회적 저평가(26.7%)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의 민간 운영 비율은 거의 90%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저임금=돌봄 최고임금"    
한국은행은 올해 초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부담 완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돌봄서비스직 노동공급 부족 규모를 2022년 19만명→2032년 38~71만명→2042년 61~155만명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인력난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민간 중심의 비용 축소 방안을 제시해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한국은행은 △개별 가구가 이주노동자를 직접 고용해 최저임금을 피하는 방식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대상 업종에 돌봄서비스업을 포함하고, 동 업종에 대한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하는 방식 등을 제시했는데, 시민사회단체들은 돌봄의 공공성 확보에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최혜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은 “현재도 요양보호사 임금은 노인장기요양 수가에 반영된 인건비에도 못미친다”며 “OECD 회원국 돌봄노동자 평균 임금이 최저임금의 150%인 반면, 한국에서는 최저임금이 곧 돌봄노동자의 최고임금인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공 중심 방향 전환해야    
전문가들은 민간에서 이뤄지는 돌봄노동이 저임금과 고용 불안 문제뿐 아니라 양질의 돌봄서비스를 지속가능하지 못하도록 만든다고 지적합니다. 국가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이제 돌봄을 상품이 아닌 권리로 보장해야 하고, 이를 위해 민영화된 돌봄체계를 공공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참여연대는 “한국 사회가 저출생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누군가를 돌보고 부양해야 하는 일이 가정 내에서만 이뤄질 수 없게 됐다”며 “가족 중심으로 구획된 사회복지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국가인권위원회는 2022년에 이미 노인돌봄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지적하며 "민간 장기 요양기관 주도의 노인돌봄체계는 장기요양서비스의 질적 저하과 돌봄 공백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국가 주도의 공적 노인돌봄체계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민간기관은 국가 재정에 의존하면서도 이윤 추구를 위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돌봄에 대한 인식개선 시급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돌봄노동의 가치가 존중돼야 하고, 돌봄노동자들에 대한 인식개선도 선행돼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돌봄노동자들이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형태에 처해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돌봄노동자 대부분이 여성이고, 이들의 돌봄노동이 '가치가 그리 높지 않은 일'이라고 저평가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스웨덴이나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돌봄 임금 프리미엄’을 통해 저평가된 돌봄노동의 가치를 제고하고 있습니다. 전지현 전국돌봄서비스노조 위원장은 “특히 코로나 유행 시기를 지나면서 많은 국가가 돌봄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돌봄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나섰다”며 “최근 국내에서 돌봄노동자의 임금기준을 최저임금보다 낮게 책정해야하다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정부나 지자체조차 돌봄노동을 인정해주지 않는 모습에 허탈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 브리핑10  🍅←동영상 보기    

이재명 “주식시장 어려워”    
민주당, 금투세 폐지 공식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주식시장이 너무 어려운 데다, 주식 투자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시장의 구조적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정부여당의 정책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대신 이 대표는 “폐지에 동의하는 대신,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습니다.☞관련기사    

한동훈 “윤, 조치 해야”    
대국민 사과 촉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와 참모진 개편 등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대통령은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 개편하고 심기일전을 위한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한 대표가 명태균 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 녹음 폭로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녹음 파일이 공개된 지 나흘 만입니다.☞관련기사    

‘강력한 러 공격 직면’    
우크라 동부전선 고전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이 개전 이후 가장 강력한 러시아의 공격에 직면했다고 호소했습니다. 3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전날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특정 지역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쿠라히우카와 비슈네베 두 곳을 점령했다고 주장했습니다.☞관련기사    

‘13년만에 재가동’ 원전    
일, 장비 문제로 또 정지    
일본 도호쿠전력이 지난달 29일 재가동한 혼슈 동북부 미야기현 오나가와 원자력발전소 2호기 원자로가 닷새 만에 또 정지됐습니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호쿠전력은 본격적 발전을 앞두고 장비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원자로 내 중성자 계측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기기를 원자로 안에 넣었는데요. 이 기기가 도중에 움직이지 않아 수동으로 뽑아 회수했습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점검을 위해서는 원자로를 정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관련기사    

일 51% ‘이시바 신뢰 못해’    
일본인 2명 중 1명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언행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사히신문이 2~3일 980명(유효 응답자)을 대상으로 진행해 4일 밝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중의원 선거 전후로 이시바 총리의 언행을 신뢰할 수 있는지의 질문에 51%는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아사히는 “내각 지지율이 단기간에 이렇게 많이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관련기사    

‘우크라 옆’ 몰도바 대선    
친서방 현직 대통령 재선    
몰도바 대선에서 친서방 성향의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산두 대통령은 98% 개표율에서 54%의 득표율을 얻어 승리를 확정했는데요. 친러시아 성향 정당 지지를 받던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은 46%를 득표했습니다. 몰도바의 이번 대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친서방 대 친러 성향 후보의 충돌로 주목받았으며,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신분당선 무임승차 손실    
“정부가 90억 배상해야”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부는 4일 “정부가 신분당선 연장구간을 운영하는 경기철도 주식회사에 노인·장애인 등의 무임승차 운영에 따른 3년간 손실액 90억원 상당을 보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앞서 경기철도와 국토부는 2016년 신분당선 연장구간(정자~광교) 개통을 앞두고 “초기 5년은 무임수송 손실을 총이용수요의 5.5% 한도로 보전해주고, 6년차인 2021년부터는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5년이 지난 뒤 경기철도는 손실 보정 논의를 요청했으나, 국토부가 계속 협의를 미루자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정부가 운임 수입 손실에 관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관련기사    

서울 오피스 공실률 증가    
지난 3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전 분기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4일 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가 발표한 '3분기 오피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2.9%로 나타났습니다. 전분기(2.6%)보다 0.3%p 상승한 것으로,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3분기 연속 증가했습니다. 오피스 공실률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은 광화문·시청 권역이었는데, 이 권역의 3분기 오피스 공실률은 3.1%로 전 분기 대비 0.5%p 상승했습니다.☞관련기사    

학생 문해력 저하 우려    
진단검사 대상 2배 증가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교육청이 4일부터 초·중·고 525곳에서 9만4천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2024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를 실시합니다. 검사 대상은 초4, 초6, 중2, 고1로, 서울 내 해당 학년 전체 학생(26만5449명)의 35.4%가 검사를 받게 됩니다. 결과는 12월 중 학생, 학부모 및 학교 업무 담당자에게 통보됩니다. 이 검사는 지난해부터 기초학력 맞춤 지원을 위해 도입된 바 있습니다. 올해는 신청을 자율로 받았는데도 지난해(210개 학교 4만5천여명)보다 검사 대상 학생이 2배 이상 늘었습니다.☞관련기사    

국민 82.53% “편의점 안전상비약 확대 찬성”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78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반대한다는 응답은 17.47%였습니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약국에 갈 수 없는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가 80.09%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해’ 10.73%, ‘해외에 비해 국내 약국 외 판매 의약품이 적기 때문에’ 9.02%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0.16%입니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2012년 이후 안전상비약 품목의 재심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가 70.8%였습니다. ‘약의 오남용 방지를 위해’ 18.25%, ‘현 제도에서도 관련 규정이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10.22%로 뒤를 이었습니다. ‘기타’는 0.73%입니다.☞관련기사

 

💭 수렁에서 건진 뉴스  
뉴스의 홍수에 떠내려간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내어 소개해드립니다.  

스페인 민심 폭발    
진흙세례 맞은 국왕    
스페인이 대홍수로 큰 피해를 겪은 가운데 수재민들의 분노가 국왕에게까지 향했습니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 등에 따르면펠리페 6세는 이번 수해로 최소 62명 사망자가 나온 발렌시아주 파이포르타를 레티시아 왕비, 산체스 총리, 카를로스 마손 발렌시아 주지사와 함께 방문했는데요. 성난 주민들은 펠리페 6세와 산체스 총리 일행을 에워싸고 진흙과 오물을 던졌습니다. 홍수 위험성에 대한 당국의 늑장 경보와 재난 발생 시 응급 서비스의 늑장 대응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입니다.☞관련기사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최근 정부는 주세법을 개정해 향료와 색소를 넣은 술을 탁주로 인정하는 내용을 안을 추진하면서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찬성 측은 막걸리 산업 전반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지만, 막걸리 품질 저하 등의 이유로 반대도 적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토마토레터가 꼽은 핵심 이슈  
1. 대통령, 국회·국민 무시…여당은 또 쌈박질  
2. 금투세 폐지, 정치 셈법에 밀린 조세정의

 

1. 대통령, 국회·국민 무시…여당은 또 쌈박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코로나 팬데믹 시절 못지않게 힘들었고, 정부는 대내외 위기에 맞서 경제 역동성을 회복하고 민생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 2년6개월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연금·노동·교육·의료개혁 등 4대 개혁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완수해 낼 것”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우원식
“대통령께서 직접 시정연설을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국회에 대한 존중이다. 국민은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들을 권리가 있고, 대통령은 국민께 보고할 책무가 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 거부는 국민에 대한 권리 침해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수장으로서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 국회의 협력을 구하지 않으면 국민이 위임한 국정운영의 책임을 할 수 없는 현실을 무겁게 직시하기 바란다.” –우원식 국회의장, 시정연설 전 공개발언

▶권성동 
“윤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대화했던 것이기 때문에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 명씨가 하도 그 부분에 대해 요청을 하니까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보고를 받은 바도 없고 거기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사실도 없다는 것 아니냐. 그러니 아무 문제가 안 된다. 당선인 입장에서는 당원으로서 정치적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선거 개입이니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너무 나간 주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개입 행위와는 전혀 다른 내용”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치브로커와 소통한 녹음이 공개된 것은 국민들에게 죄송스러운 일이다. 윤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쇄신하고 심기일전을 위한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 김 여사는 즉시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예방하기 위해서는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절차를 즉시 진행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 이 상황에서 특별감찰관 도입을 머뭇거리면 보수는 공멸할 것. 당이 중심을 잡고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 범죄혐의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헌정 중단 시도를 당이 당당하게 반드시 끝까지 막아내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윤-친한 공방
“윤석열 정권은 우리 보수 진영의 상징 자산이다. 윤석열 정권이 탄생함으로써 우리는 재개할 수 있었고, 이 나라의 보수 정치의 정당성을 설파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이 보수의 상징 자산인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면 우리는 다시 보수진영의 단일 대오를 이룰 수가 없을 것. 단일대오로서 윤석열 정권을 지켜야 한다.” –친윤계 김재원 국힘 최고위원,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현재 소위 테이프라고 해서 나온 것도 조작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는 것이고, 설사 조작이 아니라고 해도 그 안의 내용은 '그냥 덕담을 한 것이다' 정도밖에 얘기할 수 없다. 우리가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우리가 똘똘 뭉쳐 쇄신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임기 후반기의 길이다” –친윤계 김민전 국힘 최고위원,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국정지지율 조사로 일희일비하는 건 어떤 면에서는 부질없다. 지금 의혹 핵심인 명태균씨가 '여론조사 마사지' 의혹도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여론조사 얘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김민전 최고위원 YTN라디오 '배승희의 뉴스파이팅'에서

“지금 정치는 국민이 아니라 개인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 정치 브로커 한 사람에게 휘둘려 정치가 길을 잃고 그가 내뱉은 말의 조각들을 붙잡고 휘청거리고 있다. 국민은 잘못을 인정하면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다. 국민을 지키면 국민이 지켜줄 것이다. 민심의 역풍을 이기는 방법은 국민께 겸손해지는 것이다. 지금은 국민의 목소리를 따를 때" –장동혁 국힘 최고위원,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은 '왜 당이 민주당을 공격하고 대통령을 보호해주지 않느냐'고 서운해 한다.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 대통령 지지도가 10%대로 추락하고 반대가 70%를 넘는 이 끔찍한 현실을 언제까지 모른 체 할 것인가? 대통령실에 대해 쓴소리를 계속하는 이유는 대통령실이 바뀌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하기 때문이다. 현실을 회피하고 비겁한 변명만을 늘어놓다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를 내 변화와 쇄신을 해 나갈 것인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 –김종혁 국힘 최고위원,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도이치모터스 수사에 대해서 입도 뻥긋 안하다가 요즘 유체이탈로 신기한 이야기 하던데 목련이 피면 어쩐다 했던 이야기, 3자 특검 이야기나 잘 챙기시라. 자꾸 정치하면서 공수표 남발해서 위기모면 하고 식언하는 공짜 좋아하는 모습을 반복하면 불행한 일이 생길 것. 소수여당의 패전지장은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는지나 입장 밝히시고 표결 때까지 사람 모으는지나 보자. 저와 개혁신당은 찬성. 남은 건 니 역할, 최소한의 책임감. 그런데 김건희 여사가 장관인사에까지 개입했다는 주장에 찬동하시면 법무부 장관인사에도 개입하지 않았을 이유가 있느냐. 그게 패전지장님의 태생적 모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윤석열 대통령은 예상대로 국회 시정연설 불참. 별로 놀랍지도 않음. 여론도 이번 불참에 대해 의회와 국민을 무시했다고 크게 화를 내는 것 같지도 않음. 윤 대통령은 한덕수 총리가 대신 읽은 연설문에서 “지난 2년6개월간 민생 해결을 위해 하루도 쉼 없이 달려왔다”지만, 국민은 지난 2년6개월간 하루도 쉼 없이 용산에 실망해온 탓에 이제 ‘뉴노멀’이 된 느낌. 지난주 통화 내용 공개에도 불구하고, 10%대로 추락한 민심 앞에서, 어떻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국회에 대타를 내보낼 수 있는지 그 멘탈의 강인함이 존경스러울 정도. 정치권에서는 명태균이 했다는 ‘장님 무사’라는 말이 윤 대통령을 제대로 꿰뚫어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런 표현은 장애인 비하일 뿐 정확하지는 않은 듯. 현재 윤 대통령은 눈 앞에 펼쳐지는 위기를 보지 않을 뿐 아니라, 주변의 애타는 아우성과 하소연을 듣지도 않는 상태.

② 녹음파일 공개, 대통령 10%대 국정지지율 국면 이후 장고하던 한동훈의 솔루션은 △대통령 사과 △참조진 대대적 인적쇄신 및 개각 △김건희 전면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 도입 등 4가지 정도로 요약. 기존 요구사항에 비해 좀 더 나아갔지만, 역시나 공허. 대통령이 한동훈에게 반응하지 않을 게 분명하고, 무언가 조처를 한다고 하더라도 정대로 한동훈에게 끌려가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 대통령의 양보가 아닌, 한동훈 스스로 8명 이상을 설득해 정국을 돌파할 유일한 특검 카드는 입밖에도 내지 않음. 물론 대통령이 계속 저런 태도로 나올 경우 점점 시간은 한동훈의 편이 될 듯한데, 그때 쯤이면 이미 정부여당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지 않을까 싶음. 물론 지금도 회복이 가능할까 의심스러운 상황이긴 함.

③ 한동훈이 대통령 사과와 인적쇄신 등 발언 수위를 높였으나, 이에 대비하고 있던 친윤계 스피커들이 일제히 ‘보수 분열은 안된다’며 당내 주류들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김빼기를 시도. 당이 똘똘 뭉쳐 대통령실의 쇄신을 요구해도 될까 말까인데 중요 순간마다 딴지가 들어오는 형국. 그 결과, 한동훈의 작심 발언도 국민들에게 별다른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있음. 집권 세력 전체가 바닥을 뚫고 추락하며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이 벌어지는데 여당의 ‘친윤-친한’ 대립은 해소될 기미도, 의지도, 그리고 해소할 능력자도 없는 진공상태.

④ 이런 진공상태가 지속되는 원인을 따지자면 윤 대통령의 불통과 아집, 무능 등이 가장 크겠지만, 한동훈의 정치적 한계도 한몫을 하고 있음. 명태균 게이트 이후 다소 입지가 위태로운 이준석이 한동훈 저격에 나섰는데, 사실 내용 자체는 구구절절 옳은 말. 공개적으로 약속해놓고 안 지킨 말들이 너무 많고, 욕먹기 싫어 매번 이리저리 재는 모습도 마이너스 요소. 여야 대표회담을 하자고 해놓고, 야당에 휘둘린다는 보수층 비판 의식하느라 타이밍 놓쳤음. 지금은 야당의 장외집회 등으로 더 어려운 상황. 어제 이재명을 향해 “범죄혐의자의 헌정 중단 시도”라고 했으니 볼장은 다 본 셈.

⑤ 어제 나온 정치권 인사들의 발언 중 단연 압권은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테이프 조작’과 ‘갤럽 모욕’이 아닐까 싶음. 그는 최고위 회의에서 “소위 테이프라고 해서 나온 것도 조작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고”라며 다시 녹음 파일 조작설을 제기. 이미 당내에서도 더는 제기하지 않는 사안인데, 이분도 극우 유튜브만 보시는 게 아닐까 살짝 의심스러움. 그보다 더 심한 발언이 바로 라디오에서 “국정지지율 어떤 면에선 부질없다. 명태균씨 '여론조사 마사지' 의혹도 있는 것 아니냐, 여론조사 얘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한 대목. 명태균의 여론조작을 갤럽조사에 가져다 붙이고, 그 결과로 대통령 10%대 지지율이 별거 아니라는 논리로 나아가는 ‘천재적 비약’ 실력. 최근에 접했던 ‘안드로메다성 현실 인식’과 ‘정신 승리’ 가운데 단연 최고봉. 자기 돈 들여 열심히 조사해 여론 동향 알려주고 있는 ‘갤럽’은 의문의 1패.

 

2. 금투세 폐지, 정치 셈법에 밀린 조세정의
 

▶이재명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게 맞지만,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다.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는 1500만 투자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를 유예하거나, 개선 후 시행하겠다고 하면 끊임없이 정쟁의 대상이 될 것 같다. 증시가 정상을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 조달, 국민의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식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금투세 폐지 발표에) 늦었지만 금투세의 완전한 폐지에 동참하기로 한 건 환영한다. 금투세 폐지는 국민의힘이 여름부터 굉장히 강조해서 집요하게 주장해왔던 민생정책 중 하나다. 결국 이런 민생엔 여야 진영이 없다. 이걸로 끝나선 안 되고 여러가지 자본시장을 밸류업하고 투자자들을 국내 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다각적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미국 대선을 며칠 앞두고 오늘 아침 북한이 ICBM을 발사했다. 뒤로는 몰래 러시아에 용병을 보내고, 앞으로는 우리의 안보를 직접 겨누고 있는 것. 국민께서 걱정 없이 사업을 하고, 일상을 유지하실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유지할 것. 필요한 조치를 엄중하게 취해나갈 것” –윤석열 대통령,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상공인 대회’에 참석해

▶조국혁신당
“여야가 합의를 통해 도입한 금투세를 시행도 안 해보고 폐지하자는 건 프레지덴셜한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민주당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 불합리한 세제를 그대로 둔 채 자본이득에 눈감아주는 그런 세상이냐.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로 세수 경보가 울리고 증권거래세도 폐지되는 마당에 금투세까지 폐지하면 이재명 대표의 철학인 '기본소득' 정책은 어떻게 추진하고, 13조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민생회복지원금'은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거냐. 자영업자는 줄줄이 폐업하고 청년들은 취업 의지도 상실하는 등 서민들의 삶이 궁지에 몰려있다. 이럴 때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데, 제1야당 대표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세금 깎아주는 일에 동참하면 민생은 누가 지킨다는 말이냐.”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와 차규근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의원총회로부터 금투세 관련 결정을 사실상 위임 받았던 이재명 대표가 결국 폐지를 선언. 애초 유예 정도를 선언하고 여당과 협상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결정. 이 대표의 ‘포플리즘적 기질’이 또 한번 발휘되는 장면이 아닐까 싶음. 주식투자를 하는 이들은 당장 환호할 수도 있겠으나,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외려 불안감을 줄 수도 있는 선택. 당내에서도 금투세 관련 의견은 워낙 찬반이 갈리는 사안이었지만, 민주당의 정체성과 과거 여야 합의 사안이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조세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지금의 상황 논리가 나중에 또다른 결정을 할 때 분명 이재명의 발목을 잡을 것임.

② 회의 석상에서 이재명이 자신의 결정을 통보하고, 당내에선 정체성에 반하는 결정임에도 아무런 반발이 나오지 않는 이 상황을 지켜보며 한동훈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긴 함. 국민의힘처럼 반쪽으로 쪼개져 아무런 결정을 못하고 충돌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지금의 민주당처럼 아무런 말이 없는 정당도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음. 진성준 등 그동안 금투세 시행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이들마저 ‘유예’가 아닌 ‘폐지’에 따르겠다고 하는 게 과연 건강한 정치인지도 의문. 민주당의 제왕적 대표 분위기가 다시 한 번 확인된 장면이자, 윤 대통령의 10%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정당지지율이 왜 비슷한지 알 수 있는 사건.

③ 한동훈이 이재명의 결정에 “환영한다”라며 마치 금투세 폐지를 여당의 성과처럼 포장 중. 야당이 자신들의 리드에 동참했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인데, 아마 다수의 국민은 한동훈과 국민의힘 성과로 생각하지 않을 것임. 여당의 1호 당원이라는 대통령이 여야 모두를 무시하는 걸 넘어 여당대표조차 리더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인데, 국회에서 법안처리를 통해 무슨 성과를 낸들, 국민이 그걸 여당의 공으로 인정해 줄까 싶음. 대통령이 의회 자체를 뭉개는 나라에서 여당의 권위가 생길 리 없음. 더구나 그 여당 내부마저 온통 싸움판이라면 더욱 더 그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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