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8][제537호] 한은의 '오지랖', 사회적 토론 키웠다

제 537호
2024. 11.8(금)
🔔 오늘의 토마토레터!  

1. 한은의 '오지랖', 사회적 토론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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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본 적이 없는 '시끄러운 한국은행'이 질주 중입니다. 한은의 보고서와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이 매번 논란을 일으킵니다. 흥미롭게도 '시끄러움'은 바로 이 총재가 의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가 원했던 한은의 역할은 한국사회가 가진 문제에 해법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한은이 이렇게 사회에 던진 해법은 해결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토론을 유도하고 있는데요. 덕분에 많은 논의를 거치며 의견이 교류되고 있습니다. 토마토Pick이 '시끄러운 한은'과 그에 대한 평가를 살펴봤습니다.  

"지방 학생 80% 뽑자"  
이창용 총재는 "대학이 학생 80%를 지방에서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최근 가장 주목받은 발언 중 하나입니다. 지난 8월 한은이 발간한 보고서에 처음 이런 내용이 담겼습니다. 보고서는 입학 정원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로 뽑는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서울대 등 상위대학이 자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총재는 이 주장을 1회성으로 하는 게 아니라, 꾸준히 제기하며 논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서강대 강연에서도 이 총재는 이 문제를 또 언급했습니다. 그는 "(내 주장이) '강남권, 서울에 대한 역차별이다'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가 많은데 생각의 발상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를 돌다 보니 어느 대학도 성적순으로만 뽑는 나라가 없다"며 "교수님들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싱크탱크' 역할 강화 중  
한은의 이런 제안은 여러모로 이례적이고 파격적입니다. 이런 파격적 보고서는 이 총재가 취임한 후 자리가 잡혀가는 중인데요. 이 총재는 한은의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사회문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민들로서는 '대학 입시'와 한국은행의 정책 제안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 생길 만 합니다.

   -입시, 저출산, 수도권 집중 : 다시 이 총재의 대학 강연으로 돌아가 발언을 듣겠습니다. 그는 "국민 생활의 기본적인 것에 어떻게 적당한 가격을 주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그런 면에서 집값 잡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통화정책 할 때도 고려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장이지만, 부동산 문제도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입니다. 또 이 총재는 "저출산 연구를 많이 하는데 큰 원인 중 하나가 수도권 집중이다. 수도권 집중의 폐해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연구를 하는 것은 (한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제안한 게 지역별 비례 선발제입니다. 저출산 문제의 원인은 수도권 부동산이고, 그 해법은 지역별 비례 선발제란 시각입니다. 모두 연결되어 있는 주제인 셈입니다.  

'시끄러운 한은'을 화두로  
이 총재는 취임 당시 '한은사'를 언급할 정도로 조용한 한은을 문제 삼았습니다. '한은사'는 절간처럼 한은이 조용하다는 뜻입니다. 그는 한은이 가진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시끄럽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봤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그의 목표는 성공입니다. 여기저기서 한은이 내놓은 보고서와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토론이 벌어집니다. 지역별 비례 선발제도 관련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국회의원들은 그를 상대로 한은 보고서와 그의 발언에 대해 묻습니다. '시끄러운 한은'이 정치권에도 화두를 던지고 있는 겁니다.  

월권 논란에 휘말리기도  
사실 논쟁을 만드는 사람은 환영받기 어렵습니다. 이 총재도 마찬가지인데요.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 총재를 향해선 불편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그에게 선거 출마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는데요. 이 총재의 여러 정책 제안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이 총재는 "(출마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답했습니다.

   -정부도 곱지 않은 시각 : 정부 내에서도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월권' 얘기가 나올 만큼 한은의 행보가 파격적이기 때문인데요. 한은은 물가와 관련한 보고서에서 농산물을 고물가의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한은은 농산물 물가 상승을 두고 영세한 영농 규모로 인한 낮은 생산성과 높은 유통 비용을 꼽았습니다. 이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한은은 농업 분야 전문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복잡한 농업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공개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의견이 갈리기도 했습니다. 한은이 보고서에서 외국인 가사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차등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헌법(평등권), 국제기준(ILO), 국내법(근로기준법, 외국인고용법) 등과 배치된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래도 할 말은 한다  
이 총재는 본업인 경제 분야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숨김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재정 정책을 제때 사용하지 않아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는 지적을 했는데요. 이에 이 총재는 "(국내) 경기가 침체에 있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분기 수치를 고려하더라도 잠재 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전면적 경기 부양은 필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최근 한은에서 열린 정책심포지엄에선 한국의 부동산 쏠림현상을 지적했습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가계와 기업 등 민간부채는 작년 말 기준 GDP의 2배가 넘어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부채가 부동산 부문에 과도하게 집중된 것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부동산 부문으로의 지나친 자금 쏠림은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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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  
의혹에는 ‘부인’ 일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각종 논란들에 대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머리 숙여 사과했는데요. 다만 각종 의혹들은 부인했습니다. 명태균씨와 관련한 의혹들에는 “명 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적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아울러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에는 “좀 더 바람직하게 해달라”고 전화한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는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관련기사  

정부 '국민 건강이 우선’  
여야의정협의회 참여 촉구  
의료공백 사태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협의회가 오는 11일 출범을 앞둔 가운데, 정부가 7일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 단체의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정치권, 의료단체, 정부가 모여 의료 정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속도감 있게 풀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또 “국민 건강과 생명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며 “대화를 통해 서로 입장 차이를 좁히고 신뢰를 회복하며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관련기사

미 한국계 ‘순자씨’  
하원의원 3선 성공  
5일(현지시각)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연방하원 의원이 3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한국 이름 ‘순자’로 알려진 인물로, 1962년 9월 서울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6·25전쟁 미군 참전용사인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인종차별 해소와 사법제도 개혁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지난 2020년에는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흑인인 여성”이라며 “내 흑인 혈통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난 영원한 한국의 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관련기사  

푸에르토리코 주민 과반  
‘미국 주 편입 원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주민 절반 이상이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편입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 5일(현지시각) 치러진 푸에르토리코 주민투표에서 미국 주 편입에 찬성하는 응답률은 개표율 91.35% 기준 56.82%를 기록했다고 푸에르토리코 선거 당국이 6일 밝혔습니다. 아예 독립을 원한다는 응답은 30.85%였습니다. 푸에르토리코는 올해 유세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측 찬조 연설자의 ‘푸에르토리코=쓰레기 섬’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러, 북에 기술이전 우려’  
한미 등 10개국 한목소리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0개국이 6일(현지시각)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유럽과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위험한 분쟁 확장을 의미한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습니다. 이 국가들은 외교장관 명의의 공동 성명으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우려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또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북한에 핵이나 탄도미사일 기술이 이전될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관련기사   

독일 연립정부 붕괴 위기  
독일 연립정부가 붕괴 위기에 놓였습니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 소속 올라프 숄츠 총리가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 소속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부 장관을 경질했기 때문인데요. 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성명을 통해 린드너 장관이 “자신의 고객과 당의 생존에만 관심이 있다.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독일 연정은  SDP(빨강)와 FDP(노랑), 녹색당(초록)으로 구성돼 ‘신호등 연정’으로 불려 왔습니다.☞관련기사  

중국산 매트리스 25만개  
'한국산' 둔갑, 아마존 판매   
중국·베트남산 매트리스를 한국산으로 위조해 미국에 수출한 일당이 세관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관세법·대외무역법 등 위반 혐의로 수입·가공·수출업체 대표 A씨 등 3명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74억원 상당의 중국·베트남산 매트리스 24만7753개를 한국산으로 위조해 미국으로 수출한 혐의를 받습니다. 미국에서 중국·베트남산은 100% 내외의 높은 관세가 부과되지만 한국산은 기본세율(3%)이 적용됩니다. 한국산으로 둔갑한 매트리스는 아마존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관련기사  

대기업 임원 확률 0.84%  
100대기업에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이 될 확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일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는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과 임원 수를 비교했고, 사내 및 사외이사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으로 한정했습니다. 올해 100대 기업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0.84%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2011년에는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0.95%이었으나 그 확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관련기사  

수입목재 이용량 감소  
국산목재는 활용 늘어  
7일 산림청의 '2023년 목재이용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체 목재이용량은 2843만㎥로 전년 3080만㎥보다 237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수입목재 이용량은 2313만㎥로 전년 2574만㎥보다 261만㎥ 감소한 반면 국산목재 이용량은 530만㎥으로 전년 505만㎥보다 25만㎥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목재자급률은 전년 15.1%보다 3.5%포인트 오른 18.6%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민간소비 둔화,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수입목재 이용량은 감소하고 국산목재는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이용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관련기사   

국민 60.69% “대통령 훈장 거부, 문제 없어”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865명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문제가 있다는 응답은 39.31%였습니다. 문제가 없다고 보는 이유로는 ‘상을 받을지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가 72.33%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정치적 소신에 따른 행동이기 때문에’ 19.47%, ‘국내외적으로 훈장 거부가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에’ 6.4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1.72%입니다. 문제가 있다고 보는 이유로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을 부정하는 것이 부적절하기 때문에’가 54.84%였습니다. 이어 ‘상은 대통령 개인이 아닌 국가가 주는 것이기 때문에’ 36.95%, ‘훈장의 권위와 의미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가 7.92%로 나타났습니다.☞관련기사

 

💭 수렁에서 건진 뉴스  
뉴스의 홍수에 떠내려간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내어 소개해드립니다.  

올해 태국 관광객 3000만명 육박  
한국인은 154만명 ‘네 번째’  
올해 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이 3000만명에 육박했습니다. 7일 네이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관광체육부는 지난 3일 기준 올해 태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이 약 2908만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적별로는 중국 관광객이 575만7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말레이시아(418만7천명), 인도(172만6천명)가 그다음이었다. 우리나라 사람은 약 154만명으로 네 번째였습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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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만한 칼럼을 소개해드립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자발적'이라는 프레임 
📌빼빼로데이도 수출한다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최근 서울시가 번화가 등 몇몇 곳에 ‘킥보드 없는 거리’를 만든다고 밝혔습니다. 전동 킥보드는 편하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교통사고 등의 문제가 제기된 바 있는데요. 프랑스 파리, 호주 멜버른 등에서도 전동 킥보드를 퇴출시킨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한 전동 킥보드 퇴출 요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찬성 측은 킥보드로 인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보지만, 미래형 친환경 이동수단을 배제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토마토레터가 꼽은 핵심 이슈     
1. 사과했다고? 폭망한 ‘일장훈계’ 기자회견! 
2. 발끈한 야당…한동훈 침묵…정국 폭풍전야

 

1. 사과했다고? 폭망한 ‘일장훈계’ 기자회견!

▶소회와 사과
“국민 여러분 보시기에는 부족함이 많겠지만, 저의 진심은 늘 국민 곁에 있었다. 저의 노력과는 별개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들이 있다.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하였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 앞으로도 챙기고 또 살펴서,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걱정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2027년 5월9일, 저의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할 것”

▶무엇에 대한 사과?
“잘못한 게 있으면 딱 집어서 이 부분은 잘못한 거 아니냐라고 하면 제가 거기에 대해서 딱 팩트에 대해 사과를 드릴 것. 사실과 다른 것들도 많다. 대통령이 되어서 기자회견을 하는 마당에 팩트를 갖고 다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그걸 다 맞습니다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얘기한 적 없는 걸 갖고 했다고 하는 것이라든지 또는 민주당에서 언론에 공개했는데 짜깁기가 됐는지 소리를 집어넣었는지, 그걸 갖고 대통령이 맞냐 아니냐 다퉈야겠느냐. 사실도 아닌 걸 가지고 ‘명태균씨에게 알려줘서 죄송하다’라는 사과를 기대하신다면, 그건 사실과 다른 일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도 없고, 그건 모략이다. 사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명태균 통화, 공천 개입?
“당선된 이후에 (명씨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전화번호를 지우고 텔레그램에는 이름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텔레(그램) 전화로 온건지, (일반) 전화로 온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명씨에게) 무슨 공천 관련 얘기를 한 기억은 없지만, 했다면 당에 이미 정해진 얘기(를 했을 것) 아마 그 시기에는 다 정해졌을 것이고, 다른 선택의 대안도 없고 당에서도 아마 공관위와 최고위에서 딱딱 찍어서 전략공천으로 마무리 진 거 같다. 공천문제는 ‘개입’이라고 하는 것의 정의를 따져봐야 된다. 누구 꼭 공천 줘라’고 사실 얘기할 수도 있다. 그게 무슨 외압이 아니라 의견을 얘기하는 것, 과거에도 대통령이 얘기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김건희와 명태균은?
“제가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는 없는 거라 제가 물어봤다. 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이야기한다. 제가 이 자리에서 공개하긴 좀 그런데,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고, 몇 차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은?
“(김건희 특검법 수용 문제는) 아내에 대한 사랑과 변호 차원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 특검은 사법이란 이름을 쓰고 정치하려는 것. (미국 사례를 들며) 수사권 발동과 사건 배당은 행정권의 고유한 부분이다. (특검은) 법률로는 뭐든지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자체가 기본적으로 헌법에 반하는 발상. 2년 넘도록 수백명 수사인력을 투입해서 김건희의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다. 그런데 기소 못 하지 않았느냐. 다시 수사하라는 요구는 사법작용이 아닌 정치선동이고, 개인에 대한 인권 유린이다.”

▶김건희 국정개입?
“대통령에 대한 아내의 조언을 국정농단화시키는 것은 맞지 않는다. 과거 육영수 여사께서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국민 뜻을 잘 받들어서 정치를 잘 할 수 있게, 대통령에 대한 아내의 조언을 국정농단화시키는 것은 정말 우리 정치문화나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는 것”

▶김건희 사적 통화는?
“조금이라도 누구한테 도움 받으면 말 한마디라도 인연을 딱 못 끊고 말 한마디라도 고맙다는 말을 얘기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전직 대통령 프로토콜대로 (휴대폰을) 쫙 바꿨으면 되는데, 제가 그렇게 했어야 하는데 저 자신이 못 했기(바꿨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의 발생. 근본으로 들어가면 그건(원인은) 저한테 있다. 이걸로(기존 휴대폰으로) 들어오는 다양한 얘기를 즉각즉각 생생하게 봐야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국회 왜 안갔나?
“시정연설을 취임 첫해에 갔는데,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하면서 본회의장에 안 들어와서, 반쪽도 안 되는 의원들 앞에서 ‘이건 좀 아니지 않는가’ 했었다. 두 번째 (갔을 때는) 다 들어오니까 오라고 해서 갔는데 돌아앉아 있고, 박수 한두 번만 쳐주면 되는 건데, 악수도 거부하고 야유도 하고, 이건 아닌 것 같다. 대통령이 국회에 가는 건 의무는 아니고, 난장판이 되고 그런 모습을 국민께 보여주는 게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탄핵소추는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람들한테만 하는 건데 남발하고, 수도 없이 특검법, 동행명령권을 남발하고 있다. 이건 국회에 오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제가 안 간 것”

▶인적쇄신은?
“임기 반환점 맞는 시점에서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벌써부터 인재 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 다만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 (처리가) 마무리되고 나면 내년도 신속하게 예산 집행을 해줘야 국민 민생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다. 또 미국이 1월 중에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겠지만, 모든 틀은 (대통령직인수위가 활동하는) 한두 달 사이에 짜이기 때문에 이런 대응 등까지 감안해 그 시기를 조금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동훈과 갈등은?
“언론에서도 자꾸 (한 대표와)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닌가?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같이 하면서 공통·공동의 과업을 가지고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면 강력한 접착제가 될 수 있다. 대통령실과 당이 계속 머리를 맞대고 일을 하고 자주 만나면 문제는 풀어갈 수 있다.”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총평 : 억장 무너지는 기자회견. 사람은 역시 변하지 않는다는 금언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 담화문 15분, 기자회견 125분 등 총 140분(2시간20분)의 긴 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내용은 절망적. 기자 문답 내내 윤 대통령 특유의 혼자 말하기가 이어졌고, 주로 항변과 딴소리, 유체이탈식 논리, 그리고 지극한 ‘아내 사랑’이 주된 내용. 사과는 했으나,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모호한 태도. 한마디로 요약하면, 국민을 향해 일장훈계를 늘어놓고 끝난 허망한 기자회견이었음.

② 기이한 사과 : 기자회견 전 여당에서 가장 많이 주문했던 게 바로 ‘장황한 성과 자랑이 선행되면 안된다는 것’. 윤 대통령도 이를 의식했는지, 담화문 초입에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담화문 분량도 대폭 축소. 하지만, 그뿐이었음. 이후엔 장황한 변명과 자기주장, 본질 회피로 일관. 즉, 기존에 보여줬던 기자회견과 사실상 실체는 똑같은데 맨 앞에 ‘사과’라는 꼬깔만 씌워놓은 꼴. 이후 발언에서 드러나듯,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사실상 잘못한 게 없다는 식), 책임 소재는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등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사과에 그침. 결국 맨 앞의 사과는 친윤계와 보수언론에게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았냐”는 방어 논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형식적 장치에 불과했음.

③ 김건희 방어 회견 : “총장 때부터 나를 타겟으로 처를 악마화했다”, “명태균과 일상적 내용으로 (소통이) 몇차례 없었다”, “육영수 여사도 ‘청와대 야당’ 역할을 했다”, “김건희 라인 없다” “제 처가 순진한 면이 있다” “도움을 받으면 끊지 못해서”…어떻게 이런 구구절절한 순애보가 가능한지, 일반인이었으면 존경스러울 뻔. 결국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종합하면, 김건희 여사의 잘못은 “순진하게도 도움을 받으면 끊지를 못한 것”이 전부임. 심지어 외부의 악마화 공격에 따른 피해자로 둔갑한 수준. 비난의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이번 순방에 동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도 ‘대외활동 중단’ 등 여당 요구에 대해서도 확답하지 않음. 활동을 줄이되 역할이 필요할 때는 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김. 이전 명품백 사건이 터졌을 때 잠시 ‘잠수를 탔다가’ 다시 등장했던 패턴과 유사한 전략으로 보임.

④ 공천 개입도 부인 : 생생한 녹음 파일까지 공개됐는데도, 눙치는 답변으로 딴소리, 변명으로 일관. 기억나지 않고, 설사 그 말을 했더라도 이미 후보가 정해져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않음. (확실한 증거마저 부인하는 뻔뻔함이 전직 검사가 맞나 싶은 수준) 경선 이후 통화한 적 없다는 거짓 변명도, “나는 전화 받아줬다고 참모진에게 말했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지도자로서의 비겁함마저 시연.

⑤ 황당한 특검 위헌론 : 윤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유체이탈’의 하이라이트는 아마도 ‘특검이 반헌법적’이라는 주장일 것. 시간을 끌려는 의도인지, 미국의 특검 제도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으면서, 결국 특검이라는 제도가 삼권분립에 역행하는 반헌법적 발상이며, 사법작용이 아닌 정치선동이라는 기괴한 결론을 내림. 그 자신이 국정농단 특검의 수사팀장으로서 ‘스타 검사’ 반열에 올라 정치에 나섰으면서, 어떻게 이런 논리를 펼칠 수 있는지? 이런 변명거리를 미리 준비하면서 낯이 뜨겁지도 않았는지 진심으로 궁금. 김건희 보호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수준의 유체이탈과 궤변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는 상남자 본능?

⑥ 한동훈은 가볍게 무시 : 한동훈과 갈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별다른 심각한 대답도 없었음. 철저한 무시 전략으로 일관. 한동훈이 요구했던 인적개편 역시 확답하지 않고, 천천히 하겠다는 태도. 예산집행 등을 언급한 것으로 봐서, 해를 넘길 수도 있겠다 싶음. 국회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서도 ‘야당이 그러는 건 오지 말라는 이야기 아니냐’며, 그 특유의 독설을 거리낌 없이 발사. 특검법 반복과 동행명령권 남발을 그 이유로 늘어놓을 걸 보면서, 김건희 관련 사안은 매우 예민하구나…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낌.

 

2. 발끈한 야당…한동훈 침묵…정국 폭풍전야
 

▶추경호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데 대해 모든 게 본인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겸허히 사과하셨다. 오늘 대통령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계기로 우리 국회도 정쟁을 중단하고, 시급한 민생을 보살피고 외교·안보 현안을 챙기는 본연의 일에 집중하길 바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회견 뒤 입장문을 내어

▶친한계
(*한동훈 침묵. 다른 친한계 의원들도 실명 논평 회피)

“한동훈 대표가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한 대표의 메시지가 (이른 시일 내에) 나오기는 어려울 거 같다.” “김 여사를 너무 감쌌다. 주변에서 '최악의 기자회견이었다'고 한다.” “친윤계에서 기자회견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대통령실과 교감한 것 아니냐. 방어가 어렵다.” “사과는 했지만 뭘 잘못했다는 건지 애매하다. 답변이 길고 장황했다.” –친한계 인사들 언론과 통화에서

▶민주당
“(대통령 기자회견) 내용을 자세히 못 봐서 입장을 말하기 이르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국민께서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 (여야 대표회담 관련) 한동훈 대표에게 연락도 하고 공개적으로 요청도 했는데 입장이 난처하신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종일관 김건희 지키기에만 골몰한 대통령의 모습은 오늘 기자회견이 누구를 위한 자리인지 똑똑히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를 지키려 특검 제도마저 부정했다. 본인이 특별검사로 일해 놓고 이제 와 특검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지난 2년 반 동안의 무능력, 무책임, 무대책만 재확인됐다. 이런 기자회견을 왜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승래 민주당 대변인, 국회 브리핑에서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불구덩이에 기름을 부었다. 국민의 분노,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일개 범부로서 김건희 변호사를 보았을 뿐. 김건희 대통령, 대변인 윤석열” –박지원 민주당 의원,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혁신당
“(윤 대통령이 김 여사에 대해 ‘어떤 면에서는 순진하다’, ‘제 처를 악마화했다’ 등으로 표현한 발언들을 지적하며) V0 '김건희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V1(윤 대통령)의 결사적 노력을 봤다.”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밝혀진 사실은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핸드폰을 보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부인 핸드폰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뿐이다. 여사는 박절하지 못해서 명품백을 받았고, 대통령은 매정하지 못해서 명태균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어떤 부분을 사과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한다. 의혹 중에 모략이 있고 팩트와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한다. 뭘 사과하는지도 모르는, 이게 사과 맞느냐.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 당장 내려오라. 부끄러움은 오롯이 국민 몫”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역시나 친윤계 ‘마당쇠’이자 ‘돌격대’인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진솔한 회견, 겸허한 사과, 정쟁 중단” 등의 메시지를 내보냄. 아마 기자회견 전부터 써놓았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용산의 입맛에 딱딱 들어맞는 입장문. 권성동 등 다른 친윤계들도 방송 등을 통해 일제히 스피커 가동. 국민들의 독해력, 이해력 수준에 대해 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의아할 뿐.

② 이번 회견으로 가장 골치가 아파진 이들은 야당이 아닌, 한동훈과 여당 내 친한계 인사들. 기자회견 이후 일제히 입을 닫고 침묵 모드에 돌입.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가늠이 안 될 정도였다는 건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 상황을 당분간 벗어나기 어려울 듯. 한동훈 대표가 과연 언제,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매우 궁금. 이번에도 그저 그렇게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아쉽다, 내 입장은 이미 충분히 밝혔다, 계속 대통령실의 변화를 촉구하겠다’는 식으로 나오면 국민들도, 여권 지지자들도 이제는 지칠 듯.

③ 야권이 발끈하는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한데, 눈길이 쏠리는 지점은 이재명 대표의 저강도 ‘로우키’ 대응. 강하게 비판하지 않고, 말을 많이 하지도 않았음. 다가오는 1심 선고 등을 의식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에 대한 중도층의 비호감을 최대한 희석시키려는 전략에 가까워 보임. 윤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분노가 곧바로 민주당과 자신의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답답한 상황을 돌파하려는 장기적 계획이 아닌가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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