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1][제538호] 추억이 되어가는 '그 시절 피자헛'

제 538호
2024. 11.11(월)
🔔 오늘의 토마토레터! 

1. 추억이 되어가는 '그 시절 피자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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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즐겨요 피자헛’이란 슬로건과 빨간지붕의 로고를 가진 피자헛은 1980년대 우리나라에 ‘피자’란 음식을 처음 선보인 회사입니다. 경제적으로 막 성장을 시작하던 1985년, 이태원동에서 1호점을 시작했는데요. 그 당시에는 피자 브랜드의 독보적인 자리와 고급 음식점이란 이미지까지 차지하면서 승승장구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최근 피자헛이 유례없는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패소해 200억원이 넘는 배상금을 떠안게 된 후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유동성 위기는 급한 대로 막았으나,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것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이번 토마토 Pick에서는 ‘피자헛’의 흥망성쇠와 우리 외식산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지화 통한 고급화 전략 
1984년 동신식품이 펩시코 인터내셔널로부터 한국 지역 라이센스를 얻어 1년 뒤에 서울 이태원동에 피자헛 1호점을 개설했습니다. 피자란 낯선 음식을 대중에게 쉽게 알리기 위해 ‘불고기 피자’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면서 서서히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대중에 처음 선보인 광고에는 미국에서 온 음식이란 이미지를 한 껏 부여했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매장도 고급 음식점 이미지를 내기 위해 넓은 면적을 갖춘 장소와 벽돌 장식으로 된 내부 등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피자헛’은 국내에 제대로 된 피자 전문점이 없던 시기인 2000년대 초반까지 대호황을 누렸습니다. 이태원 1호점을 시작으로 52개까지 지점을 늘리기도 했는데요. 피자헛은 매장에서 먹는 프리미엄 피자란 인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친구들의 생일이나 연말 파티 등 큰 행사가 있을 때 많은 이들이 찾기도 했습니다. 
피자헛이 성공적으로 한국에 자리를 잡자, 미국에서 피자헛을 운영하던 모회사 펩시코 인터네셔널은 동신식품과 돌연 프랜차이즈 계약을 해지하고 직영을 통보했습니다. 기획안 한 장으로 본사를 설득해 계약권을 따냈던 기업인 성신제는 미국 본사와 소송 전을 벌였으나, 결과적으로 320억원에 국내 경영권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빅3 등장과 저가피자 
   -경쟁업체의 등장 : 미국이 직영을 통보한 후 아이러니하게도 피자헛의 흥행 가도는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피자헛을 필두로 경쟁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으로 1990년대 토종브랜드 ‘미스터피자’가 이화여대 앞에 1호점으로 출사표를 던졌고, 같은 해 ‘도미노피자’도 국내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면서 피자업계는 빅3로 경쟁을 이어갑니다. 이때 피자 브랜드의 맏형인 피자헛은 ‘피자는 뜨거워야 맛있다’며 ‘배달된 피자가 뜨겁지 않으면 공짜’란 화끈한 마케팅까지 펼쳤는데요. 하지만 시대와 대중들의 입맛이 바뀌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저가 브랜드와 차별화 전략 : 그러다 2000년대 초 ‘피자에땅’, ‘피자스쿨’, ‘피자마루’ 등의 저가 피자들이 등장했습니다. 이에 대형 프랜차이즈였던 피자헛과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등 국내 빅3 업체는 매장을 특성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며 대형 마트나 중소형 피자 업체의 저가 마케팅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2011년 피자헛이 전국 300여개 매장에 샐러드바를 갖추고, ‘피자헛 레스토랑 샐러드 키친’이란 로고를 새로 달았습니다. 

곤두박질 치는 실적 
피자헛은 2008년 말 공시기준 매출 4000억원을 넘기는 압도적 1위에서 2014년 매출액이 1000억원대까지 무너졌는데요. 영업이익 역시 2013년부터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여기에 한국피자헛은 2007년부터 월 매출의 0.55%, 2012년 4월부터 월 매출의 0.8%에 달하는 돈을 ‘어드민 피(Administration Fee)’ 명목으로 매달 징수해 갔고, 이를 문제 삼은 점주들과 소송 전까지 휘말렸습니다. 이 문제로 대대적 구조조정까지 진행되면서 노조와 갈등이 표면화되자 ‘매각설’까지 돌면서 바람 잘날 없는 시기를 보내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2017년 미국 Yum! 브랜드가 보유한 한국 피자헛 지분 100%가 오차드원에 매각됐습니다. 이때 피자헛 매출은 208억원, 영업이익은 -1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피자헛, 회생 가능할까 
한국피자헛은 재기를 위해 1+1, 점심시간 한정 9900원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무리한 프로모션은 본사의 갑질로 가맹점주들의 피해로 이어졌는데요. 2018년쯤엔 동의 없이 원재료와 부재료 등의 가격에 차액을 붙여 납품하는 등 ‘차액가맹금’을 받아 점주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결국 소송으로 번졌는데요. 지난 9월 서울고등법원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2심에서 “한국피자헛이 2016~2022년 가맹점주에게 받은 차액 가맹금 210억원을 반환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한국피자헛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같은 달 23일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피자헛은 2개월 만에 회생절차 신청과 동시에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을 신청했습니다. 한국피자헛은 최근 2022년 -2억5612만원, 2023년 -45억2240만원 등으로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210억원의 반환금을 돌려주는 것은 무리란 판단때문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날 한국피자헛은 회생절차 신청과 관계없이 전국 피자헛 매장은 정상영업 중이라며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피자헛의 재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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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의협회장 
반년만에 탄핵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10일 탄핵됐습니다. 취임한 지 약 반년 만인데요.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회장 불심인안을 표결해 대의원 224명 중 찬성 170명, 반대 50명, 기권 4명으로 가결했습니다. 임 회장은 표결 전 “회장으로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부족함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고 했지만 대의원의 표심을 돌리지 못했습니다. 한편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됐습니다.☞관련기사 

트럼프 당선 본 이재명 
“우리도 실용외교 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의 쇄신을 요구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미국이 국익을 추구하고, 미국 국민들의 더 많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추구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역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통해 국민들의 더 나은, 더 많은 일자리, 더 확실하고 안전한 미래를 추구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또 “우리도 가치 중심의 편향 외교, 진영 외교에 지나치게 편중되지 말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라고 하는 외교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관련기사 

트럼프 2기 첫 비서실장 
‘킹 메이커’ 와일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각) 첫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수지 와일스를 지명했습니다. 와일스는 선거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이끌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잘 알고, 그와 긴밀히 일해왔으며,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그의 가족과 가까우며, 그의 현 참모 대부분이 충성하는 보좌관”이라고 평가했습니다.☞관련기사 

‘밀레이-시진핑, 양자회담 조율’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달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가 현지 언론을 통해 7일(현지시각) 나왔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중국을 겨냥해 ‘공산주의자와 거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바 있는데요. 최근에는 태세를 전환하는 양상입니다. 여기에는 지난 6월 중국 측이 아무 조건 없이 350억 위안(6조8000억원 상당)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갱신해 준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관련기사 

일 여소야대 중의원 윤곽 
30년 만의 야당 예산위원장 
중의원 선거(총선) 패배로 여소야대 상황을 맞은 일본 중의원의 상임위원장 배분 등 큰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8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야 제1당인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은 전날 양당 국회대책위원장 회담에서 1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당별 의석수에 맞춰 재조정하기로 했는데요. 특히 30년간 여당이 맡은 예산위원장이 입헌민주당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예산위원회는 정부 예산안 심의를 맡는 핵심 상임위로, 위원장은 위원회 개최나 표결 결정 등으로 내각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관련기사 

호주 신형 함정 수주 후보 
일·독 압축…우리나라 제외 
호주 공영방송 ABC는 8일 최근 호주가 추진하는 신형 함정의 수주 후보를 일본과 독일로 압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호주는 지난 2월 수주 1차 후보로 일본과 독일, 스페인, 그리고 우리나라를 선정한 바 있습니다. 이후 연내에 최종 후보 1개국을 선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일본은 평화헌법에 따라 무기 판매를 자제해 왔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등 무기 판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취직 전 빚부터 시작 
‘청년 구직자 29% 빚 있다’ 
8일 채용 플랫폼 캐치가 20~30대 취업준비생 17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9%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채무 규모는 △100만~300만원 30% △100만원 이내 25% △300만~500만원 17% 순이었습니다. 또 응답자의 73%는 금수저의 취업이 쉽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답했는데요. 동의 이유로는 ‘취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어서’가 42%로 가장 많았습니다.☞관련기사 

쯔쯔가무시증 환자 
3주간 8배 늘어 
최근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3주간 8배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전년 동기간 대비 24.5% 감소했는데요. 최근 3주간은 매개체인 털진드기 밀도지수가 0.29(42주)에서 0.89(44주)로 3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쯔쯔가무시증 환자도 42주차 58명에서 44주차 459명으로 늘었습니다. 질병청은 향후 3~4주간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관련기사 

운전면허 적성검사·갱신 
‘80만명 몰릴 전망’ 
한국도로교통공단이 8일 연말 운전면허시험장과 경찰서에 적성검사·갱신 대상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공단에 따르면 올해 운전면허 적성검사·갱신 대상자 약 395만명 중 140만여 명이 수검하지 않았는데요. 최근 5년간 월별 적성검사·갱신 수검현황 분석결과 매년 말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올해는 2022년 12월 67만명보다 많은 80만명이 연말에 시험장, 경찰서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공단은 인터넷으로 대기시간 없이 신청하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관련기사 

국민 54.32% “향료·색소 넣은 술 탁주 인정 반대”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869명을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찬성한다는 응답은 45.68%였습니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전통주의 전통성과 차별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가 66.6%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저가 주류의 등장으로 기존 전통주 시장에 혼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20.08%, ‘막걸리의 하향평준화가 우려되기 때문에’ 13.11%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0.21%입니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다양한 주류 제조를 위해’가 67.42%였습니다. 이어 ‘막걸리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29.04%, ‘유통기한 문제를 해소해 보관·수출·폐기 등의 부담이 줄기 때문에’가 3.28%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0.25%입니다.☞관련기사

 

💭 수렁에서 건진 뉴스 
뉴스의 홍수에 떠내려간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내어 소개해드립니다. 

‘베트남 호찌민, 매년 2~5cm 지반침하’ 
베트남 최대 도시 중 하나인 호찌민시가 매년 약 2~5cm 가라앉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과 맞물려 홍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10일(현지시각) 현지 매체 뚜오이쩨에 따르면 호찌민시 천연자원환경부는 지난 8일 열린 시 침하 문제 세미나에서 1990년대부터 도시 전역의 지반 침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원래 취약한 지반 △과도한 지하수 추출 △교통량증가 △건설 공사 등이 원인으로 꼽혔는데요. 최근 기후변화로 해수면도 상승하면서 피해가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 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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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가 부동산 대책? 
📌결혼적령기 
📌나도 '화장실맨' 되고 싶다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최근 아이를 위한 패딩이 백만원을 상회하는 등 명품 아동복들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고가 브랜드의 옷을 사주고 싶은 게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과시욕만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주간전망 
1. 폭망 회견 이후, 용산과 한동훈의 이상한 대처 
2. 변수 많은 '3차 김건희 특검법'…곳곳이 지뢰밭

 

1. 폭망 회견 이후, 용산과 한동훈의 이상한 대처

① 대통령 담화와 기자회견 이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내놓은 반응이 아연실색, 기절초풍할 수준. "대통령께서 어제 사과하고, 인적 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께 약속하셨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는 개 한 대표의 공개 메시지. 엥? 국민들이 지켜봤고, 모든 언론이 매섭게 비판했던 그 기자회견과 한동훈이 지켜본 기자회견이 전혀 다른 회견이었나?

② 대통령은 인적쇄신의 범위와 시기를 정확히 말한 바 없고, 김 여사 활동 중단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도 않았고, 특별감찰관에 대한 기존 발언과 태도도 유지했음. 국민들은 기자회견을 듣고 A라는 정답을 골랐는데, 한동훈은 하루 고민하더니 국민들에게 B가 정답이었다고 우기는 형국. '바이든 날리면'으로 시작된 현 정부의 '전국민 듣기평가'에 한동훈까지 가세하면서 '전국민 독해력 테스트'로 심화하고 있는 모양새. 한동훈처럼 시험 잘 봤던 엘리트들이 정치에서도 자신이 정답을 잘 골라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게 아닐까 싶음. 하지만 정치의 영역에서 정답은 국민이 정하는 법. 이렇게 국민적 판단과 동떨어져 독주할 요량이면, 최소한 '국민 눈높이'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 삼지는 말아야.

③ 자신의 요구사항이 거의 받아들여진 게 없는 데도 한동훈이 이처럼 '아전인수격 정신승리'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결국 용산과 전면전을 벌일 경우 입게 될 정치적 부담과 '낙인'이 두렵기 때문. 용산과 한동훈 모두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둘 다 최악의 파국을 피하려다 보니 어정쩡한 '봉합책'을 교감한 것으로 보임. 김건희 순방 불참, 부부의 휴대전화 번호 교체, 2부속실장 임명, 김건희 라인이었던 강훈 전 비서관의 관광공사사장 지원 철회 등이 후속 조처로 나옴. 한동훈이 과연 이 정도 조처로 분노한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지 궁금. 한동훈은 특검에 대한 언급 없이 이번주에도 특별감찰관 추천 수순을 밟겠다고. 국민들에겐 어떤 약효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특별감찰관이 적어도 한동훈에겐 만병통치약인 듯.

④ 17%까지 추락한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이번주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심사. 용산에서는 대통령 사과와 김건희 순방 불참, 2부속실 설치 등을 통해 지지율 추가 하락이 멈추거나 20%대 회복을 기대하는 눈치. 하지만 이번 주 후반 나오는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 보임. 지난주 조사에는 '폭망 기자회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 주중에 또다른 악재가 터져나올 가능성도 큰 상태.

⑤ 더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부여당에 매우 좋지 않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여태껏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야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데, 최근엔 야당과 이재명의 지지율 상승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음. 또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도 약화되고 있음. 즉 윤석열의 추락이 한동훈마저 내리막으로 끌고 들어가는 중. '윤-한 갈등' 초기, 용산에 맞섰던 한동훈에게 쏠렸던 보수층 지지가 이제 실망으로 바뀌어 가는 중. 이번 회견 뒤 보여준 한동훈의 애매한 태도와 말뿐인 저항이 '윤-한 동반추락'을 가속화 할 수도.

 

2. 변수 많은 '3차 김건희 특검법'…곳곳이 지뢰밭
 
① 민주당은 오는 목요일(14일)에 3차 김건희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로 통과시킬 예정. 9일 도심 집회에 이어 주말인 16일에도 다른 야당들과 연합해 장외 세몰이를 이어간다는 방침.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주 대통령 기자회견 후속 조처로 이번주 의원총회를 열어 특별감찰관 추천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여. 하지만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예정. 특별감찰관 추천도 본회의 표결로 처리해야 하는데, 특감이 아닌 특검법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 한동훈이 민주당을 설득해야 하는데, 특검에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처지라서 민주당에 내어 줄 카드가 마땅히 없어 보임. 여야 대표회담 등으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상황이지만 한동훈은 주말에도 민주당의 장외집회를 공격하느라,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 듯. 결과적으로, 국회는 이번주에도 내내 공회전할 가능성. 민주당의 특검법 처리에 국민의힘은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무한루프 반복.

② 창원지검이 주말에도 명태균 소환 조사를 이어감. 아마도 주중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임. 주목되는 건 명태균의 태도가 검찰 조사를 코앞에 두고 180도 돌변했다는 점. 그동안 언론 접촉을 통해 또는 그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며 대통령 부부를 협박하는 등 온 나라를 농락해왔던 그가, 돌연 "언론의 거짓 보도"를 들먹이며 책임을 회피하는 쪽으로 돌아섰음.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인데, 지금껏 명태균이 보여줬던 행태에 비춰볼 때 두가지 중 하나로 보임. 첫째는 이미 용산과 어떤 식으로든 교감을 통해 적절한 처벌 수위에 대해 타협을 끝냈을 수 있음. 그가 검찰에 출석하며 "정치자금법 위반 조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혐의와 수사 범위에 선을 긋는 것도 그렇고, 보수언론이 '명씨에게 유리한 녹취를 검찰이 확보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점도 어쩐지 수상쩍음. 검찰이 수사하는 척 시늉만 하는 게 아닌지 유심히 살펴야.

③ 두번째 가능성은 명씨의 '돌변'이 사전 교감이나 밀약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명씨가 여전히 대통령 부부와 권력 핵심부를 향해 SOS를 보내고 있는 것일 수도. 고분고분 말을 잘 듣고 돌출행동이나 폭로를 하지 않을 테니, 구속과 수사확대 등은 멈춰 달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셈. 명씨도 일단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구속수감 정도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임. 다만, 현재 명씨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은 그 정도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검찰로서도 정치자금법 하나만 처리하고 발을 빼기는 어려운 상황. 명씨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감시의 눈을 떼지 말아야 하는 이유. 검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지는 걸 감지할 경우, 명씨가 또다시 '폭로 모드'로 돌변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는 상황.

④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이 지금껏 불거진 사안 외에 이번주에 추가로 튀어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음. 민주당은 지난주 명태균이 대통령실 이전 관련 '청와대 들어가면 다 죽는다'는 식의 주술적 조언을 한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음. 정치권에서는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실 이전 외에도 여러 주술적 조언을 받고 이와 관련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조만간 드러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음. 이를 입증할 언론 보도가 곧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음.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티브이 토론회에 나온 게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다는 걸 온 국민이 알게 되는 순간이 머지 않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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