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0][제623호] '마이너스 손' 트럼프, MAGA에 역주행

 

제 623호
2025. 3.20(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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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투자 자산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초 '트럼프 트레이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모습과는 대조적인데요. 정작 다른 국가의 증시는 오름세를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온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역행하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일 토마토Pick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과 전망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미국 투자 자산 흔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달 19일 장중 역대 최고 기록(6147.43)과 최고 마감 기록(6144.15)을 잇따라 경신했으나 이달 14일 10% 이상 급락하면서 시장 가치로 5조 달러(약 7270조원) 이상이 증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친가상자산 기조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 랠리를 보였던 비트코인도 17일(빗썸 종가 기준) 1억2100만원으로 최고가(1억6346만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죠. 

원인은 '경기하방' 우려 
트럼프 당선 직후만 해도 활황세를 보이던 미 증시와 가상자산이 급락한 이유로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후퇴한 점이 꼽힙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가상자산 등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고 대대적인 감세정책을 추진하는 등 취임과 동시에 ‘친시장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을 상대로 대규모 관세 전쟁을 예고했죠. 재정적자를 의식한 트럼프 정부가 감세 재원을 마련할 목적으로 글로벌 관세 정책을 꺼내든 것을 시장은 악재로 판단했습니다. 이같은 관세 정책은 미국 물가를 자극하고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인데요.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관세전쟁 등 트럼프발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매우 위축되면서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관련기사 

엄습하는 'S'의 공포 
관세 전쟁으로 고물가 속 경기침체, 즉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미시간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3%로 전월 대비 1.0% 급등했는데요. 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연간 3.5%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죠.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잭 매킨타이어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소비자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관세정책 등으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 이슈가 다시 등장했다"고 지적했죠. 관세 정책이 이달부터 본격 시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데요. 물론 다소 과장된 위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우려가 불거지기 전엔 관세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지만, 경기 우려가 부각됐을 땐 관세 불확실성을 높게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MAGA 맞아? 
중국과 유럽은 상승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MAGA'를 강조하며 '미국 예외주의'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뉴욕 증시를 제외한 다른 국가의 증시는 오름세를 보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지난 14일까지 중화권 증시를 대표하는 홍콩 항셍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는 각각 20.2%, 22.7% 급등했습니다. 또한 스톡스 유럽 600 지수(4.4%), 독일 DAX(10.1%), 프랑스 CAC 40(4.1%), 영국 FTSE 100(1.5%) 등 유럽의 다른 주요국 지수도 강세를 보였는데요. 중화권 증시는 지난주 폐막한 연례 정치 행사 양회에서 대규모 부양책이 제시된 점이, 유럽 증시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최근 국방력 강화를 위한 재무장 계획에 8000억유로(약 1260조원)를 쓰기로 하면서 방산주가 상승 랠리를 주도한 점이 영향을 줬습니다. 무엇보다 이같은 상승 랠리를 주도한 건 관세 전쟁 등으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돼 외부로 유출된 글로벌 자금입니다.☞관련기사 

향후 전망도 불투명 
기대 낮추는 월가·신평사 
가장 큰 문제는 관세 전쟁 여파로 미국 경제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월가에서 영향력 있는 금융기업들이 올해 뉴욕 증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는데요. RBC캐피털마켓츠의 로리 칼바시나가 이끄는 주식전략팀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연말 목표주가를 종전 6600에서 6200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칼바시나는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성장세 둔화만으로도 증시가 상당한 역풍에 직면하게 된다"라고 하향 사유를 설명했죠. 도이치뱅크의 반킴 차다 미국 주식 및 글로벌 수석 전략가도 "지난번 무역전쟁 당시 도달했던 수준까지 주식 비중 조정이 이어진다면 S&P 500 지수가 525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무역전쟁 위험을 고려한 조치인데요. 위대한 미국을 만들겠다고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미국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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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최상목 몸조심” 
여 “대놓고 협박하나”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정치권의 대립도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방탄복을 입고 천막농성장에 나와 신속한 탄핵심판 판결을 촉구했는데요. 특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겨냥해 “최 권한대행은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놓고 막말 협박”이라고 비난했는데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당장 치졸한 협박을 중단하고 헌재 심판 결과에 대한 승복을 선언하라”고 경고했습니다.☞관련기사 

최상목 “방법 총동원해 집값 잡을 것"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부동산 관련 규제, 금융 등 모든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집값 상승 요인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은 이어 "재건축 촉진법 제정, 신축매입임대 11만호 적기 공급, 수도권 신규 택지 미분양 매입 확약 등 주택공급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부동산 시장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주택가격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공조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부동산 문제 외에도 철강·알루미늄 통상리스크 대응방안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됐습니다.☞관련기사    
             
푸틴 '30일 전면 휴전' 거부 
유럽, 공동대응 재확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 ‘30일간 에너지·인프라 공격 중단’을 수용했는데요.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제안한 30일 전면 휴전안을 거부하고,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이전 요구사항 그대로인 셈입니다. 반면 유럽은 전면 휴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견고하고 지속적인 평화와 그에 따른 보장을 가능하게 하는 상세하고 완전한 평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유럽에 의지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관련기사    

"북한군이 전황에 기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쿠르스크를 탈환하는 데에 북한군이 기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1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일부 국경 지역을 제외하고 쿠르스크의 통제권을 상실했는데요. 러시아가 제공권을 장악하고 보급로를 끊은 점이 주효했으나 북한군의 활약도 컸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한 장교는 “북한군이 전황에 변화를 일으켰다. 러시아는 강력하고 좋은 동맹국을 가졌다”고 했습니다.☞관련기사  

미, 케네디 암살사건 
미공개 파일 전부 공개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명령에 따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과 관련한 잔여 미공개 파일을 18일(현지시각) 전부 공개했습니다. 다만 이번 문서 공개가 JFK살해범의 단독 범행 여부 등 미국인들이 가진 의문을 해결할지는 미지수인데요. JFK 암살 관련 책을 쓴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센터 국장은 “큰 것을 기대한 사람들은 실망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했습니다.☞관련기사  

에콰도르, 달러가 공식 화폐 
에콰도르 정부가 18일(현지시각) "미국 달러를 유일의 공식 통화 겸 단일 결제 수단으로 정하는 비준안이 의회를 통과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에콰도르는 2000년부터 달러를 공식 통화로 지정, 자국 화폐와 함께 쓰도록 했는데요. 이번에 유일 통화로 정한 것입니다. 달러를 공식 통화로 지정하거나 자국 화폐와 함께 쓰는 나라는 에콰도르 외에도 엘살바도르, 파나마, 짐바브웨 등이 있습니다.☞관련기사  

인기 하락한 일본 여행 
"엔 강세, 원 약세 영향" 
19일 교원투어 여행이지가 공개한 올해 5월 황금연휴(5월 1일~6일) 기간의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은 전체 예약의 7.5%를 차지하며 6위로 하락했습니다. 한편 유럽이 전체 예약의 21.4%를 차지하면서 1위로 올라섰는데요. 베트남(16.1%), 중국(13.3%), 태국(12.7%), 대만(7.6%)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엔화 강세로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에 육박하면서 여행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며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신규 수요를 둔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관련기사  

'지구 평균온도' 1.5도↑ 
"생태계 영향 지속될 것" 
기상청은 19일 세계기상기구(WMO)가 공개한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 최종본을 공개하면서 지난해 전 지구 평균온도가 1.5도를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1.5도는 기후 재앙을 막고자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에서 지정한 정한 목표인데요.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WMO는 “지난 20년 동안 해양 온난화 속도는 1960~2005년 대비 2배 이상”이라며 “해양 산성화가 서식지, 생물다양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명백하게 관측됐고, 21세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관련기사  

분양 물량은 감소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4820만원으로 전년(3508만원) 대비 37.4% 상승했습니다. 오는 6월부터 30가구 이상 민간아파트에도 제로에너지 건축물 5등급 인증이 의무화되면서 분양가는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분양 공급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수도권 연간 일반분양 물량은 2023년 6만8578가구에서 작년 8만4717가구로 반짝 늘었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4만7050가구로 감소할 전망입니다.☞관련기사  

국민 55.2% "옥외 조리 영업 찬성"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옥외 조리 영업에 반대한다는 비율은 44.8%였습니다. 옥외 조리 영업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거리 상권의 활성화를 꼽은 응답자가 53.26%로 가장 많았습니다.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35.33%), 소비자 수요에 따른 것(10.87%) 등의 답변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옥외 조리 영업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도로 점유 등으로 인한 불편 초래(37.28%), 음식의 위생 우려(31.47%), 소음, 냄새 등의 피해는 주민의 몫(30.8%) 등의 응답이 이어졌습니다.☞관련기사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제주도 정가에서 한라산에 케이블을 설치하는 게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일각에서는 관광산업이 침체되는 가운데 새로운 관광자원이 필요하다며 찬성하지만, 산림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토마토레터가 꼽은 핵심 이슈 
1. 품격도 없고, 예의도 없다…정치권 ‘막말 대잔치’ 
2. 토허제 번복, 오세훈의 대권 놀음이 빚은 참사

 

1. 품격도 없고, 예의도 없다…정치권 ‘막말 대잔치’

▶이재명
“최 권한대행이 헌법 위에 있다. 법률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직무유기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직무유기 행위다. 최 권한대행은 이 순간도 직무유기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최 권한대행을 체포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기 바란다.”
“헌법재판관을 국회가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고 그게 (대통령의) 의무라는 사실도 헌법재판소가 확인했고 법에 위헌이 확인되면 즉시 처분하도록 돼 있다. 최 대행이 국헌문란행위를 밥 먹듯이 하고 있다. 국민의 모범이 돼야 할 최상위 공직자가 상당 기간 헌재 판결까지 났는데도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행위를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도대체 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 거냐.”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광화문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이 대표가 최 권한대행에게 대놓고 막말 협박을 가했다. 거대 야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발언인지 아니면 IS테러 집회의 말인지 잠시 착각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지지자들에게 테러를 부추기는 불법 선동이다. 협박죄 현행범이며, 대통령 권한대행을 상대로 협박을 가했으니 내란선동죄의 현행범이다. 이렇게 막말과 협박 테러 선동을 일삼는 이 대표가 과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와 본인의 재판 결과에 승복할지 대단히 우려스럽다. 치졸하기 짝이 없는 협박을 중단하고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할 것을 선언하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준석
“최상목 대행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몸조심하라'고 한 것을 가볍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 이재명 대표의 지난 선거 슬로건인 '이재명은 합니다'를 기억하면 이 위협은 장난이 아니다. 이는 이 대표 2심판결이 탄핵보다 먼저 나올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신의 조급함을 표현하기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할 것처럼 경고한 것이다. 정말 싸가지가 없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지난 3월5일 이 대표는 K-엔비디아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에 인공지능(AI) 관련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 시간과 장소도 이재명 대표에게 일임했지만 이후 아무런 답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라리 교수와의 대담 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저와의 토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공개토론은 꽁무니를 빼고 세계적인 석학과의 대담을 택한 것은 총을 맞고도 피를 흘리면서 'Fight'를 외친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며, 부산에서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있는 이재명 대표의 모습과 너무나 유사한 행동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마토레터 관전평     
① 이재명 대표의 말실수는 여의도 정치판에서 가장 큰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음. 1등 주자의 숙명인데, 최상목 대행을 향한 이번 ‘몸조심하라’는 발언은 실수인 듯하지만, 어쩌면 지지층을 의식한 의도된 표현일 수도 있어 보임. 현재까지 최상목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를 생각하면, 사실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동의가 되고 못할 말도 아니라는 지지층이 상당수일 것. 다만,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 이 대표로서는 한마디 말,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처지. 최상목이 아무리 미워도 행정부 수반을 향해 할 만한 표현으로 보기는 어려움.

② 이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이 최상목에게 얼마나 부글거리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민주당은 어제 밤에도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최 권한대행 탄핵 여부를 논의했지만, 현실적으로 탄핵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 당장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해 있고, 헌재의 선고일정이 점차 늦어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과 혼란도 극에 달한 상황. 이럴 때일수록 민주당은 윤석열 탄핵선고와 그 이후 정국 수습에 집중해야. 최상목 탄핵은 그 자체로 역풍이 불가피하고, 조기 대선에서도 민주당에 도움이 될 리 없는 사안.

③ 이 대표의 발언 실수에 권성동은 또 신이 나서 한껏 십자포화. “막말 협박이다”, “테러 부추기는 불법 선동이다”, “협박죄 현행범이고, 내란선동죄 현행범”이라고 퍼부었는데, 단어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권성동의 입에서 나온 말이 이재명의 입에서 나온 말보다 훨씬 더 막말에 가까워 보임. 다만 워낙 권성동의 입에서 험한 막말이 많이 나온 탓에 뉴스가 되지도 않고, 새로운 일처럼 보이지 않을 뿐. 테러를 부추기는 불법 선동이라고 했는데, 정작 자당 의원들이 아스팔트로 나가 어떤 선동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시길. 그리고 실제 이들의 선동은 ‘서부지법 테러’로 현실화 된 적도 있음.

④ 권성동이 느닷없이 이재명에게 ‘헌재 결과 승복을 선언하라’고 공격하는 것도 뜬금 없기는 마찬가지. 정작 지금 시기에 승복 선언이 필요한 유일한 1명은 바로 윤석열임. 과거 윤석열이 대통령 역할을 할 때에도 그를 향해 한마디 쓴소리도 못하더니, 직무가 정지된 현재도 여전히 윤석열에게는 ‘승복 선언이 필요하다’는 요청조차 못하고 있는 자신들의 처지를 반성해야. 승복을 빌미로 남 공격할 때가 아니라는 말임.

⑤ 안철수의 페이스북 글은 그야말로 ‘막말’이라고 정의하기에 부족함이 없음. 글이라는 게 말보다 좀 더 생각할 시간이 있고 신중하게 쓸 수밖에 없는 것인데, 안철수에게 공감 능력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건지 의문이 드는 글이었음. 아무리 정치적 상대방이라고 해도, 이재명은 지금 엄연히 테러 협박을 받고 있고, 방탄복까지 착용하며 외부 활동을 하고 있는 처지. 같은 정치인으로서 이게 할 소리인지…

⑥ 안철수의 이런 ‘이재명 혐오’는 처음 있는 일은 아님. 작년에 이재명이 피습 사건 뒤 재판 불출석 의사를 밝히자, 안철수는 당시에도 페이스북에 피습 사태 걱정은커녕 “(불출석 이유가) 어떤 의학적 근거에 의한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공격한 바 있음. 정작 그는 트럼프가 총기 테러를 당했을 때는 정치인 중에 누구보다 빨리 글을 올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빌며, 남의 나라 일 같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극단적 진영 대립 속에 혐오와 언어폭력의 강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걱정. 정작 혐오와 언어폭력은 안철수 자신이 이재명을 향해 쓰고 있다는 점을 알고는 있는지…

⑦ 정치의 영역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고, 상대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정도를 걷는 게 중요한 것은 맞음. 다만, 어제 이재명의 발언을 비판하며 이재명을 향해 “싸가지가 없다”고 표현한 40세(오는 30일 기준) 정치인 이준석을 어떻게 봐야 할지…좀 당황스러움. 한국사회에서, 그리고 정치판에서 “싸가지가 없다”는 표현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비판이 아닌 비난과 막말일 수밖에 없음. 이런 막말은 통상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 화자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음.

 

2. 토허제 번복, 오세훈의 대권 놀음이 빚은 참사

▶오세훈
“지난 2월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해당 지역은 5년간 토허제로 묶여 있었고, 이로 인해 주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로 반포 등 일부지역의 집값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같은 문제를 고려하던 중 토허제 해제에 대한 요구가 제기되면서 해제조치를 한 것이다. 다만, 여전히 주택시장은 자유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점이나 투기 등으로 시장이 왜곡될 경우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고, 토허제와 같은 반시장적 규제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번 토허제 확대·재지정 조치도 이러한 원칙에 따른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방안 발표에서

▶최상목
“부동산 관련 규제, 금융 등 모든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집값 상승 요인을 차단하겠다. 부동산 시장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주택가격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공조해 단호히 대응할 것. 시장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특단의 추가 조치도 강구하겠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주택시장 안정화방안 발표에서

▶유승민
“서울시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것인지,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지난달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그리고 오늘 정부와 서울시의 재지정, 비상계엄으로 엄중한 시기에 한 달 동안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데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던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지정이 한 달 만에 뒤집을 가벼운 정책인가. 문재인 정권의 바보 같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보수정권이 되풀이해서야 되겠나.” –유승민 전 의원,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마토레터 관전평 
① 불과 30일여일 전에 강남3구 4개 동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며 이상징후가 없을 것이라 자신했던 오세훈이 결국 사고를 쳤다는 사실은 이미 강남 집값이 꿈틀거릴 때부터 확인되고 있던 사실. 불과 한달여 만에 이를 되돌리는 조처를 발표했지만, 금리인하 흐름과 맞물려 한 번 뒤흔들린 집값이 향후 어떤 식으로 번질지는 누구도 장담 못하는 상황이 됐음.

② 오세훈의 토허제 해제 조처는, 사실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내 경선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오세훈의 무리수라는 평가가 많았음. 텃밭인 강남3구의 민원을 해결하고, 이들의 민심을 자신에게 향하도록 하려는 조처였다는 것인데, 한달 만에 기존 해제된 4개동뿐 아니라 강남3구 전체와 용산구까지 토허제 구역으로 더 강하게 묶여 버렸으니, 오세훈의 대선 경선은 해보나마나 아닐까 싶음.

③ 더 한심스러운 대목은 대선을 노리는 정치인이자 자치단체장 1명의 잘못된 판단으로 강남 뿐 아니라 서울 전역의 집값, 그리고 전국적으로 퍼지는 상대적 박탈감을 국민들이 보고 견뎌야 한다는 게 더 기가 막힐 따름. 집값이라는 게 온 국민의 관심사인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겪는 혼란과 이를 지켜보는 서민들의 분노가 왜 대통령이나 정부의 정책 결정이 아닌, 일개 자치단체장 1명의 오판에서 시작되어야 하는지도 의문.

④ 오세훈이 어제 사과를 하며 내놓은 설명도 비겁하고, 무책임함의 극치라 할 만. 오세훈은 기존 4개(잠실, 삼성, 대치, 청담)의 토허제 탓에 반포의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문제라고 판단했다는데, 오세훈에게 서울은 반포를 포함한 강남3구만 해당하는 것인지 의아. 오세훈의 논리대로라면 이번 강남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허제 지정은, 마포나 여의도, 성동 등 다른 곳의 풍선 효과도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거기는 서울이 아닌가? 애초 오세훈의 잘못 인정 방식이 솔직하지 않고 변명과 핑계로 점철됐기 때문에 해명도 아무런 설득력이 없고 꼬이기만 하는 것. 이 엄청난 사고를 쳐놓고도 “여전히 주택시장은 자유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변명을 늘어놓은 것도 마찬가지. 그런 소신이라면 토허제 재지정을 반대하고, 그게 통하지 않으면 다시 과거처럼 시장직이라도 던졌어야 하는 게 아닌지…

⑤ 오세훈의 이런 ‘오락가락’ 해명과 비겁함은 이번 토허제 뿐 아니라 잠룡으로서 보여주고 있는 정치 행보에서도 날 것으로 드러나고 있음. 한참 윤석열 탄핵안 처리를 두고 민심이 들고 일어났을 때엔 ‘탄핵에 찬성한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당내 경선이 가까워 오니 “(윤석열이) 탄핵심판을 받아보는 걸 찬성한 것이지 탄핵 자체에 찬성한 게 아니다”라는 애매한 회색지대로 숨어 버림. 보수 지지층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헌재 때리기 등에 편승하는 등 전형적인 기회주의적 태도로 돌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반반 오세훈’이라고 할 만.

⑥ 오세훈은 이번 토허제 사태로 대선 주자로서 정책적 안정감이 ‘0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게 불가피. 하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오세훈의 대통령 도전 자격 미달이 아니라, 당장 1천만 서울시민의 삶이 불안정한 정책에 휘둘리는 게 아닌지 걱정해야 할 판이라는 것. 서울 시정에는 신경 쓰지 않고 서울 시정을 대권 도전을 향한 발판으로만 활용하려는 생각이 크다 보면, 앞으로 비슷한 참사가 줄줄이 일어날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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