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그 이후’를 보는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본질 벗어난 ‘승복 프레임’…정작 윤석열은 침묵
● 통상 위기도 야당 탓?…이대론 보수당 괴멸 우려
●본질 벗어난 ‘승복 프레임’…정작 윤석열은 침묵
▶윤석열 변호인단
“대통령은 내일(4일) 예정된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질서 유지와 대통령 경호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윤석열 변호인단, 기자들에게 공지
▶권영세, 권성동
“탄핵 심판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큰 갈등과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는 승복 여부 질문에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불복 선언했고 민주당 의원들의 불복 선언이 줄줄이 이어졌다. 민주당의 대오각성과 승복 선언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당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불복과 극언의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 정치인의 언어가 만취한 조폭 수준이다. 사실상 불복을 선언하고 대중 봉기를 유도하고 있다. 자신이 정의의 수호자라도 되는 듯이 망상에 빠져 있겠지만 사실은 내란 선동일 뿐.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러 차례 탄핵 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중 누가 진정 헌정을 수호하는 정당인지 명백하다.”
▶민주당 반박
“(여권의 승복 요구와 관련해) (마치) 학폭 사건 같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힘들게 만들었는데도 가해자는 사과하지 않는데 피해자한테 '앞으로 잘 지내라'(는 것). 이재명 대표가 계엄을 했나. 국민이 무슨 죄를 지었나. 오로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장관 등이 저지른 것 아닌가.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프레임을 전환하려고 하고, 일부 극우세력이 올라타 국가적 혼란을 야기하는 상황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승복 선언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논리는 강도가 잡혔는데 피해자인 집주인에게 (승복을) 선언하라는 황당무계한, 후안무치한 요구다. 승복 선언은 불법 비상계엄을 일으킨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해야 한다. 잘못한 사람이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지 왜 잘못 없는 국민이 승복하겠다고 선언해야 하는 것인가.” –박수현 민주당 의원, KBS1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당사자도 아닌 사람에게 결과를 승복하라고 묻는 것 자체가 법리적으로 보면 맞지 않은 질문이다. 이 사건 당사자가 이재명 대표가 아니지 않나. 정작 이런 상황에서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윤 대통령 측에서는 아직 승복하겠다는 말이 안 나오고 있다. 헌재 결정을 존중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박주민 민주당 의원,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심판의 날은 밝았고, 이변 없이 윤석열에 대한 파면 선고가 이루어질 것. 변수는 없어 보이고, 결국 관건은 윤석열과 그를 지지하는 아스팔트 극우보수 세력들의 불복 행동이 어느 수위에서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의 문제. 윤석열의 대처가 중요한데, 어제까지 아무런 승복 선언이나 별도 언급이 없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제대로된 승복 선언이나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임. 지금껏 대통령으로서 윤석열이 보여줬던 행동에 비춰보더라도 그럴 가능성이 큼. 윤석열은 국가 지도자나 개인으로서 선의나 양심을 기대할 만한 대상이 아니라, 견디고 극복해야 하는 대상. 사회로부터 분리해야 할 대상이자, 그가 저지른 사회적 해악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
② 윤석열이 헌재 선고 때 심판정에 출석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 파면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 자리에 출석할 이유도 없었겠지만, 윤의 출석 자체는 극우지지층을 더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부적절. 지난해 12월3일 이후 윤석열이 보여준 행동이나 선택 가운데 유일하게 제대로 된 판단을 한 게 이번 심판정 불출석인 듯. 다만 지난 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보여줬듯이 아스팔트 극우들의 결집도나 행동의 강도가 매우 센 만큼, 당국은 긴장도를 당분간 최고조 수위로 유지한 상태에서 대응을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임
③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국민의힘이 ‘야당 승복론’을 내세우며 사안의 본질을 엉뚱한 곳으로 몰아가고 있음. 하지만 국힘의 공세는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되는 주장. 여당이든 야당이든, 그리고 윤석열이든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을 방법은 없음. 다만, 국힘과 극우보수세력이 야당에 승복을 요구하는 것은 곧, “탄핵심판이 기각됐을 경우에도 그 결과를 받아들이라”는 것임. 만의 하나, 기각 결론이 나면, 이는 야당이 승복하고 말고의 차원이 아니라, 국가의 헌법체계가 무너지는 심각한 상황. 이를 국민들에게 수용하라는 것인데, 국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리 없음. 더구나 야당이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곧 “내란 대통령의 복귀 및 국가적 헌법 공백의 상황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음. 민주당이 기각 상황에 승복하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을 일임.
④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윤석열의 승복 여부인데, 죄를 지은 자에게 승복과 반성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또한 윤석열의 불복 시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각해 질 우려가 있기 때문임. 그런데도 윤석열에겐 한마디 승복 요구도 못하면서, 마치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같은 무게의 책임감이 있는 것처럼 동일비교하는 것은 매우 비겁하거나 무책임한 대응. ‘여야 승복론’은 보수세력과 보수언론이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꼼수 프레임’일 뿐임. 연일 승복론을 꺼내 들고 있는 국민의힘 쌍권은 정말 이런 프레임이 먹힐 것으로 믿는 것인지? 국민들의 시선이 자신들의 말처럼 민주당을 향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그래서 자신들에게 돌아올 책임이 조금이라도 덜어질 것이라고 믿는지? 만약 그렇다면 국민들을 정말로 우습게 아는 태도라고 할 만.
● 통상 위기도 야당 탓?…이대론 보수당 괴멸 우려
▶권성동
“민주당의 권력욕이 통상 대응 골든타임을 불태웠다. 민주당이 장악한 우리 국회는 역할은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지 보름도 되지 않아 탄핵소추를 당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미국 베센트 재무장관과 면담한 지 3주 만에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 이 지경인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미국과 어떻게 협상을 할 수 있겠냐. 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덕수 권한대행과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민주당의 탄핵 스토킹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 비대위 회의에서
▶권영세
“내일 대통령 직무 복귀가 결정된다면 당도 서둘러 적극적으로 개헌을 추진하겠다. 대통령도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시대정신에 맞는 헌법을 만들겠다.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의회 독재를 견제할 최소한의 수단조차 없는 제왕적 의회 헌법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가 어느 특정 개인이나 세력에게 장악되지 않도록 더 큰 헌법을 만들겠다.” –권영세 국힘 비대위원장, 비대위 회의에서
▶윤희석
“(전날 경남 거제시장 재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큰 차이로 패배한 것과 관련해) 나경원, 김기현 의원이 (거제로) 갔고 전한길씨가 피처링을 했다. 그 방식으로 갔더니 너무 많이 졌다. 전한길씨가 부산역 광장부터 시작해 전국을 돌면서,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았고, 레거시 언론에서도 그 사람을 출연시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게 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마이너스 효과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유력 정치인들까지 같이 찬조 출연하고, 같이 공동 작품을 만든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분들이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SBS라디오 ‘김현태의 정치쇼’에서
▶신동욱
“(전날 재선거 등에서 참패했다는 질문을 받고) 패배라는 표현은 저희가 쓰는 표현이 아니다. 숫자만 가지고 뭐 이를테면 호남에서 선거가 다섯 군데 치러졌는데 다 졌다 그걸 저희가 패배라고 할 수는 없는 것. 후보 경쟁력이라든지 또는 탄핵 국면이라는 정치적 상황이라든지 또 저희가 선거라는 건 캠페인을 굉장히 열심히 해야 되는데, 저희가 거기에 집중할 수 없었던 상황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저희가 보고 판단을 하는 것이지 그냥 패배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당의 극우 행보가 패배 원인이 아니냐는 질문에) 어느 당이든 스펙트럼이 있다. 자기 당의 색깔을 가장 강하게 반영하시는 분도 있고 또 중도 쪽으로 와 계시는 분도 있는데 ‘당의 극우적 행보’ 이런 표현은 좀 안 써주셨으면 한다.” –신동욱 국민의힘 대변인,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요즘 권성동의 궤변과 막말이 ‘물이 오른’ 느낌. (도를 넘은 지는 한참 됐음) 하다하다 못해 이젠 트럼프발 통상 위기가 민주당 탓이라고 우기는 지경까지 옴. 대체 누구 들으라고 하는 말인지도 의아. 이 정도의 궤변은 국민의힘 지지층이 듣기에도 좀 민망하지 않을까 싶음. “민주당의 권력욕이 통상 대응 골든타임을 불태웠다”? 일본의 이시바가 황금투구를 선물해도 안 되는 트럼프의 막무가내를 한덕수가 바꿀 수 있었다고 우기는 꼴임. 더구나 최상목은 적어도 통상 분야에 관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국정에 임했는데, 탄핵 위협 때문에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주장할 거면 지금이라도 경제부총리 옷을 벗는 게 맞을 듯.
② 국민의힘은 이렇게 모든 것의 책임을 야당 탓, 이재명 탓만 할 게 아니라 엊그제 재선거 등에서 드러난 심각한 민심을 이제라도 제대로 응시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국민의힘이 그런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없어 보임. 당 대변인은 “패배가 아니다”라고 정신승리를 하고 있고, 윤 대통령의 파면이 확실한 상황에서도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돌아오면 개헌에 나서겠다”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안드로메다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음.
③ 상황이 이 지경이니 윤석열은 파면 이후에도 자신의 지지층을 상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향후 이어질 조기 대선 국면까지 개입하려고 할 가능성이 커 보임. 국민의힘을 어느 정도 자신의 영향권에 둔 상태에서 형사재판에 대응하려 할 수 있음. 윤석열이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대한민국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떠날 것 같아 불안감이 엄습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 대응인데, 지금껏 윤석열과 아스팔트 쪽으로 너무 많이 와서, 그 짧은 시간 동안 윤석열의 자장권에서 과연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 권영세-권성동 쌍권의 지금껏 행보 역시 윤석열을 단호하게 끊어내기에는 전혀 미덥지 못한 상황. 그렇다고 지금의 지도부를 대체할 만한 세력이 당내에 존재하지도 않음. 이런 상태라면, 진짜로 진지하게 보수정치세력의 괴멸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