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1]   [제597호] 굴복? 항전? 연대?…지구촌은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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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97호
2025. 2.11(화)
🔔 오늘의 토마토레터!

1. 굴복? 항전? 연대?…지구촌은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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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의 한마디에 국제정세와 경제가 오락가락한 상황이죠. 발언 한마디 한마디의 충격이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과 차원을 달리합니다. 각국의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각자의 판단에 따라 국가의 최대 이익을 위해 굴종하거나, 맞서거나, 연대하는 것이죠. 눈치를 보며 관망하는 나라들도 언젠가 선택해야 합니다. 토마토Pick이 미국식 국제정세 재편과 각국의 대응을 짚어봤습니다. 

호되게 맞은 북미의 저항 
한 달 ‘숨고르기’ 기간 확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가장 호되게 때린 국가는 바로 북미입니다.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과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고 무역 적자를 해소하겠다는 게 공세의 주된 이유입니다. 
캐나다가 대표적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캐나다에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는 등 조롱과 공세로 일관했습니다. 이윽고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에 강하게 반발해 똑같은 관세 인상으로 맞섰습니다. 현재는 캐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사항이던 마약류 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보완조치를 약속하면서 한 달간 관세를 유예하기로 했는데요.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진심으로 캐나다 합병을 노린다고 경고했습니다. 한 달은 유예가 생겼을 뿐 양측의 갈등은 여전한 것이죠. 
멕시코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25%의 관세를 매겼다가 한 달간 유예했죠. 그러나 일부 상황에 대해서는 처지가 더 나쁜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정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입니다. 

압박에 투항하는 나라들 
유예기간을 얻은 나라와 달리 몇몇 국가들은 타협의 여지조차 없었는데요. 파나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파나마 운하에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파나마는 이를 부인했는데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방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파나마는 중국의 일대일로 탈퇴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콜롬비아도 최근 미국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콜롬비아는 최근 추방된 콜롬비아인을 태운 미군 수송기의 착륙을 거부했는데요.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산 제품에 25% 관세를 즉각 부과하고 일주일 내에 50%로 인상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도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지만 결국 불법 체류자 송환에 협력하겠다고 했죠. 완전한 백기 투항이었습니다. 

살길 찾는 동북아 
동북아의 중국과 일본은 각기 다른 방식의 진로를 선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부터 견제했던 중국에 대해 후보 시절부터 관세를 예고했고, 실제로 지난 4일 10% 추가 관세를 시행했습니다. 이에 중국도 관세 보복으로 맞섰는데요. 광물 수출 통제나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는 등 완전히 맞불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 몇몇 국가에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등 다자간 무역체제도 적극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철저하게 트럼프의 입맛에 맞춘 '아부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1조 달러의 대미투자를 선언하며 그야말로 당선 기념 선물보따리를 건넸습니다. 다만 이런 일본의 행보가 마냥 손해보는 장사를 한 게 아니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일본이 약속한 방위비 증가 역시 군대 보유가 금지된 일본으로서는 내심 바라던 일입니다. 일본으로선 '트럼프와 밀월'에 물꼬를 튼 셈입니다. 

EU·중동, ‘뭉쳐야 산다’ 
EU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편관세에 이은 ‘상호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첫 타깃이 EU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EU도 다각도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미국산 LNG 수입을 늘리는 한편 관세에 대해서는 보복관세도 예고하기도 했죠. 
더 주목되는 것은 EU와 영국의 접촉입니다. 과거 EU를 떠난 영국이 최근 EU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은 오는 5월을 시작으로 해마다 EU와 연례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는데요. EU 재가입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무역 장벽 완화와 안보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입니다. 
종교적으로 갈라졌던 중동의 아랍권 국가들도 뜻하지 않게 의기투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접수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을 강제로 이주시킨다는 구상을 밝혔기 때문인데요. 시아파와 수니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슬람권 국가들이 동시에 반발했습니다. 이슬람권 국가들은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27일 아랍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죠.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이 종파를 초월한 연대를 촉발한 것입니다. 

‘난사’ 트럼프, 앞으로는? 
트럼프의 공세는 관세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 가자지구 등 영토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까지 하죠. 물론 실제로 이걸 온전히 갖겠다는 발상은 아니라는 게 대다수의 분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부터 큰 ‘한 방’으로 판을 흔들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상대방 리더와 직접 담판을 짓는 전략을 구사했는데요. 최근의 관세 폭격과 영토 욕심도 이러한 ‘판 흔들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입니다. 이미 캐나다와 멕시코, 파나마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죠.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전략이 계속될 경우 국제사회의 갈등은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제 곧 우리나라의 순서가 돌아올 텐데,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입장을 정할 컨트롤타워는 있는 것인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 브리핑10  🍅←동영상 보기 

이재명, 새 비전으로 ‘잘사니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새 비전으로 ‘잘사니즘’을 제시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겠다”고 했습니다. 또 “함께 잘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할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이 대표는 “경제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인가. 민생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인가”이라며 “진보정책이든 보수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하자”고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관련기사 

해경, 제22서경호 수색에 집중 
10일 여수해양경찰서는 제22서경호(대형트롤) 침몰사고 2차 브리핑을 통해 사고 당일인 9일에 이어 주·야간 수색을 병행해 실종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경에 따르면 낮시간 함선 48척과 항공기 8대를 동원해 사고 해역 주변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색을 벌여 승선원 14명 중 9명을 구조(5명 사망)했는데요. 해경은 해경 21척, 유관기관 4척, 해군 3척, 민간 16척 등 함선 44척과 항공기 9대를 동원해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할 방침입니다.☞관련기사 

트럼프, 가자지구 해법에 
“일부는 다른 국가 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하면서 재건하겠다고 재확인하면서도 일부 구역을 다른 중동국에 줄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그는 “난 가자지구를 매입해 소유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는 가자의 구역들을 다른 중동 국가들에 줘 재건하게 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또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매우 부유한 국가들’이 돈을 대기를 바란다고 했으며 이집트와 요르단 등의 협력도 주문했습니다.☞관련기사 

젤렌스키 “재발방지” 강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안에는 재발 방지 대책까지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시는 우리와 전쟁을 벌일 기회를 갖지 못하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미국과 유럽이 우리를 버리지 않고 우리를 지원하고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어떤 형식의 회담도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습니다.☞관련기사 

이라크 난민, 시리아서 귀국 
시리아의 난민 수용소에 있던 이라크 난민 569명이 9일(현지시각) 이라크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이들의 귀국은 시리아 민주군(SDF)과 이라크 정부가 추진해온 난민 송환계획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난민들을 수용했던 알-홀 수용소 측에 따르면 이 곳에는 아직도 1만5000명의 이라크인들이 남았는데요. 앞으로도 월 1~2회는 귀국 단체를 만들어 난민 송환을 더 신속하게 집행할 예정입니다.☞관련기사 

‘대기업 계열 제외’ 역대 최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현황(2024년 11월∼2025년 1월)에 따르면 대규모 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들이 총 148개 계열사를 흡수합병하거나 매각해 계열 제외했습니다. 이 기간 88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는 3284개에서 3205개로 77개 줄었는데요. 특히 태영은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총 30개사를 계열 제외했습니다. SK도 ISCM의 지분을 매각하는 등 총 13개사를 계열 제외했습니다.☞관련기사 

5대 건설사, 매출 전망 감소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 5대 대형 건설사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총 7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작년 매출액(83조 1000억원)보다 8조원, 9.6% 감소한 수치인데요. 올해 매출액 전망치가 줄어든 것은 건설 경기 불황 때문입니다. 건설업은 신규 수주를 받은 후 2~3년에 걸쳐 공사를 진행하고 공사 진행률에 따라 수주액이 매출로 반영되는 구조인데요. 그동안 착공 물량이 감소한 데다 공사비 급등 등에 공사 진행률이 더딘 사업장이 늘어나는 실정이죠. 이에 건설사들은 신규 수주를 작년보다 더 늘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5대 건설사의 신규 수주액은 작년 87조 8033억원이었으나 올해는 91조 6000억원으로 전망됐습니다.☞관련기사 

지난해 유상증자 26.7조원 
건수는 줄고, 금액은 늘고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상증자 발행 규모는 총 1062건, 26조679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건수로는 3.5% 줄었으나, 금액은 6.6% 늘었는데요.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69건, 8조4800억원 발행돼 전년 대비 각각 4.2%, 19.6% 줄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313건, 5조1480억원 발행돼 각각 11.0%, 16.4% 증가했고 코넥스시장에서는 43건, 1840억원(각각 32.8%·2.1% 감소), 비상장시장에서는 637건, 12조8670억원(6.6% 감소·30.5% 증가) 발행됐습니다.☞관련기사 

‘월세족’ 증가, 갱신도 늘어 
10일 부동산R114가 2023~2024년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작년 4분기 임대차 계약에서의 전세 비중은 56%(3만112건), 월세 비중은 44%(2만3657건)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직전 분기 월세 비중(40.37%) 대비 약 3.3% 증가한 수치인데요. 또한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중 갱신계약 비중은 31.6%로 전분기보다 3.1%포인트 올랐습니다. 이같은 월세 집중 현상은 2022년부터 불거진 전세사기 여파와 2023년 5월부터 지속된 전셋값 상승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높아진 전셋값의 문턱을 넘지 못한 수요자들이 신규 전세 및 월세 계약을 체결하기보다는 계약갱신 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월세 계약을 연장한 영향으로 큰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습니다.☞관련기사 

국민 55.51% “유기견 대거 안락사, 찬성”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98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반대한다’는 답변 비율은 44.49%였습니다. 찬성 이유로는 ‘유기견을 무기한 보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이 69.3%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안락사를 택하지 않으면 유기견 수는 증가할 것’ 19.49%, ‘과밀 상태에서 전염병이 확산되면 개별 동물 복지 저해’ 11.03%였습니다. ‘기타’는 0.18%입니다. 반대 이유로는 ‘인간의 관점에서 동물의 생명을 판단하는 비윤리적 행위’가 49.31%로 가장 많았고, ‘유기견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34.86%)와 ‘이떠한 경우에도 안락사 처리를 정당화할 수 없다’(13.53%)가 엇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2.29%입니다.☞관련기사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정부가 최근 반려동물 진료기록 공개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료기록부에는 병력, 진료 소견, 치료 내용 등이 기재되는데요. 다만 대한수의사회 측은 동물용 항생제 구입 등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진료기록 공개 조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토마토레터가 꼽은 핵심 이슈 
1. ‘옥중정치’ 윤석열, ‘면회정치’ 국민의힘…이제는 ‘한몸’ 
2. ‘우클릭’하던 이재명, 다시 브레이크? 안정감 ‘낙제점’

 

1. ‘옥중정치’ 윤석열, ‘면회정치’ 국민의힘…이제는 ‘한몸’

▶윤석열 
“청년들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 다행이다. 당이 자유수호, 주권 회복 운동을 진정성 있게 뒷받침하면 국민의 사랑을 받지 않겠나. 당 지도부는 중앙정부와, 의원·당협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서 어려운 분들과 자립 청년, 영세 자영업자를 잘 챙겨달라.” –윤석열, 서울구치소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추경호, 박성민, 이철규, 정점식 의원 등을 접견한 자리에서

▶김기현
“(대통령이) '계엄은 나라에 위기가 있다는 대통령의 판단에 기해서 이뤄진 것'이라는 말씀을 주셨고, '헌법 절차 권한 내에서 모든 게 이행됐다'는 말을 하셨다. (동대구역 집회와 관련해서도) 많은 국민들이 여러 가지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던 사정에 대해 공감한다는 뜻을 우리가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접견 뒤 기자들과 만나

▶신동욱
“(동대구역 집회에 대해 방송사들의) 메인 뉴스의 배분이나 제목이 굉장히 편향적이었다. 저희 입장에서 보기엔 굉장히 중요한 행사였다. (그런데 해당 행사가) 언론에서 다뤄지는 것들을 보면 이건 좀 심하다. 여론조사를 통해 보면 거의 반반에 가까운 국민이 분열돼 있는 상황이다. 수만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집회를 아주 특정한 이념성을 가지고 있는 극렬 지지자라든지 극우 지지자라고 표현하는 건 굉장히 모욕적이다. (집회에서 '계엄은 정당했다', '계엄이 성공했어야 했다'는 등의 극언이 쏟아졌다는 지적에 대해) 계엄이 정당했다고 믿는 시민들이 있을 수도 있잖나. 그걸 왜 언론이 재단하는가. 민주노총이 광화문에 나와서 하는 주장들은 다 옳은가”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김상욱
“(동대구역 집회와 관련한 당내 대응을 두고) 맹목적인 진영논리로 단합을 유도하고 거기서 정치력을 얻으려 하고, 갈등을 통해 정치적인 힘을 얻으려 한다면 그 과정은 잘못된 것. 지도부는 당에 이익이 되면 (지지층을) 관리를 하고 챙겨야 된다는 생각이신 것 같다. 하지만 그 모인 것의 방향성이 반보수적·반헌법적·반민주적이라면 경계해야 된다. 당장 눈앞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틀려도 괜찮다' 하는 생각은 아주 위험하다. 도리어 건강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축출해내는 과정이 되잖나. 그러면 장기적으로는 당의 큰 해가 될 것”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토마토레터 관전평  
① 국민의힘은 지금껏 공식적으로는 ‘계엄 반대’, ‘위헌 소지’ 등의 입장을 유지해왔음. 하지만 최근 강경 보수층 결집과 윤석열 탄핵 관련 여론이 조금 주춤한 듯한 분위기를 타고 급속하게 아스팔트로 끌려들어가는 중. 이젠 조기 대선과 중도층 민심을 의식한 최소한의 ‘거리두기’마저 폐기. 당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수석 대변인이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계엄이 정당했다고 믿는 시민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걸 왜 언론이 재단하는가”라고 반박. 이 정도의 발언과 수준이면, 사실상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당론이 ‘탄핵 반대’라고 봐야 하지 않을지.

②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이렇게 집단적으로 ‘윤석열 옹호’로 돌아선 것은, 향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 그나마 중도 확장이 가능한 오세훈이나 한동훈의 활동 공간 자체를 봉쇄하는 결과를 낳을 것. 이전까지는 막상 ‘윤석열 탄핵’이 결정되면, 당 지도부도 조기 대선을 위해 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음.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 상태. 헌재가 윤석열 탄핵을 인용하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당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탄핵을 받아들이고 환골탈태하자는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음. 성급한 전망일 수 있지만, 어쩌면 탄핵 이후 보수 세력이 두 쪽으로 쪼개질 수도 있겠다 싶음. 능력 없고, 인물 키우지 못했던 보수가 ‘장님 윤석열’을 검증 없이 데려다 쓴 결과로, 이제 보수정치 세력이 회복 불가능한 길에 접어들었다는 느낌적인 느낌.

③ 어제 윤석열을 면회한 김기현, 추경호, 이철규 등 중진들이 바로 이런 ‘보수 폭망’을 견인하고 있는 이들. 어제 면회 때 윤석열이 이들을 통해 내보낸 메시지의 포인트는 두 가지. 하나는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가 협력해 청년과 자영업자를 챙기라는 당부를 하며, ‘직무 정지’라는 상황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국정을 챙기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려했음. 의도야 뻔하지만, 정말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보도해야 하는 건지 회의스러운 지경. 또다른 포인트는 바로 “당이 자유수호, 주권회복 운동을 진정성 있게 뒷받침”하라고 주문한 것. 자신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아스팔트 집회를 당 차원에서 강하게 지원하라는 일종의 지침이라 봐도 무방. (술을 안드셔서 그런지) 과거 대통령실에 있을 때보다 더 확실하고 꼼꼼하고, 치밀하게 여당을 지휘하고 계신 듯.

④ 여당에서 거의 유일하게, 기적적으로 바른 말을 하고 있는 김상욱의 쓴소리를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금이라도 새겨야 할 것. “갈등을 유도해 거기서 정치적 힘을 얻으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 왜냐? 그 자체가 “건강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축출하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 정말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말인데, 국회의원 108명 중 이 정도의 판단력이 있는 사람이 한두 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는 현실.

 

2. ‘우클릭’하던 이재명, 다시 브레이크? 안정감 ‘낙제점’

▶이재명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서 모두가 함께 잘사는 ‘잘사니즘’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다. 국민의 기본적 삶을 공동체가 함께 책임짐으로써 미래 불안을 줄이고 지속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다.”

“창의와 자율이 핵심인 첨단 과학기술 시대에 장시간의 억지 노동은 어울리지 않는다. 노동 시간을 줄이고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 근무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특별한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 특정 영역의 노동 시간을 유연화하더라도, 그것이 총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 대가 회피수단이 되면 안 된다.”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망치며 비루한 사익과 권력을 좇던 ‘헌정파괴세력’이 여전히 반란과 퇴행 중이다. 민주공화정의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헌정수호연대’를 구성하고 ‘헌정파괴세력’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유승민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 못지않게 '신뢰 리스크'가 너무 커서 위험한 인물이다. 신년회견에서 기본소득을 버리고 성장을 강조하더니, 오늘은 보편적 기본사회와 성장을 동시에 말했다. 표만 되면 뭐라도 다 하겠다는 조급함이다. 이 대표가 정말 경제성장을 주장하려면 성장 해법을 내놔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참담한 실패로 결론 났고, 이 대표의 기본소득도 해법이 아니다. 정치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가 시대과제인데 본질을 회피한 채 직접민주주의와 국민소환제만 말하는 건 조기 대선만 생각하는 조급함과 기회주의를 보여준다.” –유승민 전 의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주4일 근무제를 두고) 열어놓고 얘기해볼 만한 주제라고 생각은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치열한 주제이다. 주5일제 노동자가 주4일제로 전환하면서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주장인지, 임금을 실질적으로 삭감하면서 적응해 나가자는 주장인지 명확하지 않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주4일제를 선호할 수 있겠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거의 날벼락과 같은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그런 정효과와 부효과를 다 고민해 정책을 낸 건지, 아니면 대선 행보의 하나로 던진 것인지는 좀 더 들여다봐야 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은행회관에서 열린 노동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토마토레터 관전평     
① 이재명 대표,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연설 진행. 조기 대선이 눈 앞에 보이는 시기에, 유력 대선후보가 이렇게 공개적이고 중요한 연설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프리미엄. 하지만 어제 이재명의 연설은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임. 연설 자체가 나빴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고민이 느껴지지 않고, 현 시기에 대중의 마음에 뭔가 박힐 만한 임팩트 있는 내용도 찾아보기 힘들었음. 정치인의 연설에 가장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인 ‘울림’이 없었다는 이야기.

② 내용 자체로만 보면, 최근 자신이 강조하는 성장을 내세우면서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사회’ 구상도 완전히 버리지는 않음. 지지자들은 무난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 몰라도, 거리를 두고 보는 이들에게는 매우 어정쩡한 메시지일 수 있음. 특히 최근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반도체 특별법의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도입에 다시 반대하는 듯한 뉘앙스의 연설. 정치인의 메시지는 간명하고 정확해야 하는데, 이번 연설 내용을 보면 ‘우클릭’ 역풍에 한 발 물러선 듯한 모양새.

③ 이렇게 되면 이재명이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오락가락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음. 이는 이재명의 최대 과제이자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신뢰성’에 치명상을 줄 수 있음. 이렇게 중요한 연설을 앞두고, 이런 수준의 교섭단체 연설을 내놓았다는 것 자체가 이재명 주변 참모들의 ‘실력’에도 좀 의심이 가는 상황. 이재명의 잇딴 ‘우클릭’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무반응과 지지율 답보 현상도 결과적으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임. 대권에 도전하는 건 결국 후보 개인이 아닌 집권을 하고자 하는 세력 전체임. 이 세력이 남은 기간 캠페인을 제대로 할지, 야권에 불어 닥칠 여러 혼란스러운 도전을 추스리며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의문. 이재명도 아직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는 의심만 남긴 교섭단체 연설이었음.

④ 어제 이재명이 연설을 통해 제안한 ‘헌정수호연대’ 구성은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 좀 지켜볼 필요가 있음. 민주당뿐 아니라 조국혁신당과 다른 군소 야당을 모두 포함하고 시민사회 등을 폭넓게 아우르는 형태로 시도될 것임. 야권 전체를 포괄하는 대선 단일대오를 만들겠다는 구상. 이는 사실 조국혁신당이 최초 제안한 원탁회의를 수용하는 차원도 있음. 조국혁신당이나 다른 진보정당 계열 야당으로서는 이번 조기 대선을 맞아 후보를 낼지 여부가 최대의 고민거리. 후보를 내지 않으면 당의 존재 이유에 의문이 생기고, 후보를 내자니 재정적 측면이나 야권표 잠식 등의 문제로 설 공간이 매우 좁음. 이재명과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 조국혁신당이나 군소 야당의 이런 고민을 선제적으로 건드리며 명분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음. 아무튼, 이 대목도 조기 대선 국면에서 매우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 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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