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3][제503호] 안세영의 '스매시'…곪은 곳을 때렸다

제 503호
2024. 9.13(금)
🔔 오늘의 토마토레터!

1. 안세영의 '스매시'…곪은 곳을 때렸다
2. 정부여당, 협의체 촉구…의료계는 ‘묵묵부답’
3. ‘차이나 이니셔티브’ 중국계 겨냥 법안 미 하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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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인 안세영 선수가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딴 직후 인터뷰에서 그간 참아왔던 울분을 토해내는 장면은 낯설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안 선수의 발언은 의미심장했고, 많은 국민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안 선수의 작심발언에 화답하듯 빠르게 움직였고, 진상조사 결과를 통해 안 선수의 주장은 구체적인 실체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토마토Pick이 지금까지 확인된 배드민턴협회의 실상을 짚어봤습니다.

안세영 폭로, 드러난 실상
2024 파리 올림픽이 진행되던 8월5일 안세영은 금메달을 딴 직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경기가 끝난 직후 포효는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7년 동안 참아왔던 그런 분노, 설움, 또 환호, 이런 게 다 섞여있다"고 말했습니다. 안 선수가 세계 제패의 기쁨이 아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협회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밝히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안 선수는 '협회와 어떤 일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표팀에 실망이 컸고,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서 또 나의 기록을 위해 (배드민턴을) 계속하고 싶지만, 협회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거듭 협회를 겨냥했습니다. 안 선수가 이번 발언을 오래 준비해왔고, 상당한 각오와 결심을 하고 꺼낸 문제제기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부상 중 방청소 빨래까지 : 이후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안 선수는 지난해부터 부상에 시달렸는데요. 이때 안 선수의 부모님이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소속팀에서 재활을 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당시 선수촌 내 생활 문제 개선도 언급했다고 합니다. 안 선수는 일부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 줄을 갈아주고, 방 청소에 빨래까지 도맡아 하는 등 일과 시간이 끝난 후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환경을 견뎌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 선수가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17년 어린 나이로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뒤 7년 내내 막내 생활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협회와 대표팀, 무성의한 대처 : 문제는 협회와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반응이었습니다. 협회가 당시 안세영 쪽과 면담을 가진 뒤 대표팀에 개선 의견을 전달했는데, 코칭스태프 등이 '당장 해결할 수 없다, 점진적으로 고쳐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사실상 협회도 면피성으로 의견을 전달한 것일 뿐 곪은 부분을 방치한 셈입니다. 이제는 사라졌을 거라고 생각됐던 악습이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음이 드러나면서, 한국 스포츠계의 시대착오적인 민낯은 여론의 강한 질타를 받았습니다.

체육계 악습, 흔적은 여전
과거 체육계에서는 일종의 군기를 잡겠다며 빨래는 물론 폭행과 같은 폐습이 공공연하게 존재해 왔습니다.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벌어지는 강제적 집단 훈련에 대해 외신이 '병영 캠프'라고 비판한 적도 있죠. 이번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12월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해병대 병영 체험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요. 이 역시 체육계에 남은 구습의 흔적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습니다. "한국 체육계는 여전히 19세기적 관행에 머물러 있고, 선수들만 21세기에 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안세영 선수의 작심 발언이 나온 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이 대한체육회를 질타하며 한 말인데요. 현 체육계 상황을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드민턴협회의 민낯
안세영 선수의 폭로에 화답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0일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감사를 진행한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임원들 횡령,배임 가능성" : 우선 배드민턴협회가 국고 지원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후원사로부터 추가 물품(약 1억5000만원 상당)을 받는 구두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협회장 지역 등에 임의 배분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현재까지 문체부가 파악한 상황만으로도 협회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고,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횡령 및 배임 가능성도 언급했는데요. 일례로 협회 임원은 보수를 받을 수 없음에도 협회 부회장과 전무는 마케팅 규정을 이용해 후원사 유치에 기여했다는 명목으로 총 68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협회 감사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회계법인에 장부 작성 등의 명목으로 1600만원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후원사가 선수들에게 직접 보너스를 지급하던 방식이 2019년 이후 협회가 받아서 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정작 선수단은 보너스의 존재를 모르거나,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추가 조사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문체부는 이미 협회장에 대한 고발사건이 수사기관에 접수돼 추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수사 참고자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불합리한 제도 개선 추진도 : 이와 함께 문체부는 라켓이나 신발처럼 경기력과 직결되는 용품은 선수의 결정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후원사와 개선을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가대표가 아닌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막는 것 역시 직업 행사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신인 실업 선수의 계약 기간과 연봉을 제한하는 규정 역시 연봉을 하향 평준화하고 실업팀 이익에만 부합하는 제로라고 판단해 최대한 빨리 대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체부는 국제대회 참가 등으로 면담하지 못한 국가대표 선수단의 의견까지 수렴해 9월 말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입니다.

모범사례 된 양궁협회
물론 모든 체육협회가 불합리한 관행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하계 올림픽에 효자 종목인 양궁이 모범사례로 떠올랐는데요. 대한양궁협회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국가대표 선발을 할 때도 이전 성적은 배제되고 철저하게 현재의 경쟁을 통해서 선발합니다. 성과에 따른 포상은 물론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격려금이 지원돼 동기부여만큼은 확실하게 한다고 합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른 김우진 선수는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의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협회가 양궁의 '키다리 아저씨'처럼 묵묵히 지원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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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권오수, 2심도 징역형 집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돈을 댄 이른바 ‘전주’ 손모씨가 12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손씨는 애초 주가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요. 2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된 방조 혐의가 인정되면서 유죄로 뒤집혔습니다. 또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원을 판결한 1심보다 늘어난 형량입니다.☞관련기사

정부여당, 협의체 촉구
의료계는 ‘묵묵부답’
의료대란 이후 첫 명절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여당이 의료계의 여야정 협의체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의대 정원과 정책 내용에 대해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안을 주면 정부는 얼마든지 마음을 열고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11일 추석 전에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나 의료계 단체들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관련기사

이스라엘, 가자·서안 동시 공격
UN 직원 포함 수십 명 사망
이스라엘이 지난 11일(현지시각)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동시에 공격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인해 유엔 직원을 포함해 40명 이상이 사망했는데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번 공습으로 직원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쟁이 시작된 이래 구호 시설, 업무, 인력이 노골적, 지속적으로 억압받았다”고 비판했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직원들의 희생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관련기사

‘차이나 이니셔티브’
중국계 겨냥 법안 미 하원 통과
중국계를 겨냥한 방첩 프로그램인 ‘차이나 이니셔티브’ 관련 법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지난 12일 보도에 따르면 이 법은 찬성 237표, 반대 180표로 가결됐는데요. 차이나 이니셔티브는 지난 2018년 11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기술 정보와 지식재산권(IP)을 탈취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차이나 이니셔티브의 스파이 조사로 과학자 250여명이 적발됐고, 이중 112명이 직장을 잃었다는 통계도 나왔는데요. 편견과 공포를 조성한다는 우려가 커지자 지난 2022년 바이든 행정부에서 종료한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북, 73일 만의 도발
탄도미사일 수발 발사
북한이 지난 12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동해상에 발사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일본 당국과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7월 이후 73일 만의 도발인데요. NHK 등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으로 낙하했다고 보도했습니다.☞관련기사

‘학살·반인권 범죄 25년형’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사망
반인륜적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사망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그는 1990~2000년 페루 국정을 이끌었는데요. 인플레이션 완화와 강한 치안 정책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그러나 재임 중 자행된 납치, 학살 등 각종 범죄와 국고 횡령 등 비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2009년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는데요. 2017년 12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면받았다가 2018년 10월 사면이 취소됐고, 지난해 12월에 출소했습니다.☞관련기사

‘신림동 흉기난동’ 무기징역 확정
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대낮에 흉기 난동을 벌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4)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12일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씨는 지난해 7월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남성 A(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하고 다른 남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피해자들은 조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습니다.☞관련기사

딥페이크 피의자 10대가 79%
경찰청 전국수사본부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513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1월부터 전국에서 불법합성물 성범죄로 검거된 피의자는 모두 318명으로, 이들 중 10대는 251명(78.9%)이었습니다. 또한 이 중 63명은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이라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촉법소년은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아 최장 2년간 소년원 송치가 가능합니다. 피의자 중 20대는 57명(17.9%), 30대 9명(2.8%), 40대 1명(0.3%)이었습니다. 경찰청은 내년 3월31일까지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특별 집중단속을 이어갈 예정입니다.☞관련기사

직장인 25% “9일 연휴 계획” 
이번 연휴에 직장인 4명 중 1명꼴로 연차를 활용해 최장 9일 동안 쉴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크루트가 지난 3∼4일 직장인 105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직장인 응답자의 25.7%가 추석 연휴 직후인 19∼20일에 이틀 모두 연차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연차를 하루만 사용한다는 응답은 17.1%였고,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7.3%였습니다. 기업별로 보면, 하루 이상 연차를 내는 비율은 대기업에서 60.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중견기업(50.2%), 공공기관 및 공기업(40%), 중소기업(37.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차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일이 많아서'(33.6%), '회사에서 장려하지 않는 분위기여서'(27.8%), '동료들의 눈치가 보여서'(20.7%) 등이 꼽혔습니다.☞관련기사 

국민 64.7% “층간소음 소음보복, 처벌 부적절” 
이는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조사한 결과인데요.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35.3%였습니다. 부적절하다고 본 이유로는 ‘피해를 겪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였기 때문에’가 53.32%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원인 제공은 상대방에 있기 때문에’ 30.14%, ‘양측 모두 소음을 자제하는 것 등으로 중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15.15%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는 1.39%였습니다. 적절하다고 본 이유로는 ‘보복행위에 대한 제재는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가 64.87%, ‘스토킹 처벌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에’ 17.85%, ‘보복으로 소음을 낸 것도 결국 고의로 소음을 유발한 것이기 때문에’가 16.43%로 뒤를 이었습니다. ‘기타’는 0.85%로 나타났습니다.☞관련기사

 

💭 수렁에서 건진 뉴스
뉴스의 홍수에 떠내려간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내어 소개해드립니다.

우리은행이 폐지한 1호 관행은 ‘아침체조’ 
조직에서 오래된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나선 우리은행이 1호 과제로 아침 체조를 폐지했습니다. 지난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2일부터 아침 체조를 없앴는데요. 지난달 14~22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8%가 아침 체조 때문에 업무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입니다. 우리은행이 추진하겠다고 내부 공유한 과제는 아침 체조를 포함해 총 6개인데요. 우리은행은 지난달 21일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조직 내부의 오래된 업무 관행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100대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입니다.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연예인의 유튜브 채널에 나와 논란이 됐습니다. 정치적 이야기에 대한 의견이 구독자들의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인데요. 윤석열 대통령도 과거 당선인 시절 예능에 나왔을 정도로 정치인들의 예능, 유튜브 출연이 흔해졌지만 이에 따른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설문참여

이슈와 동향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온갖 이슈들, 하루하루 따라가기 벅차시죠? 우리 사회 '핵심 이슈'들과 ‘키맨’ 혹은 '핵관'(핵심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토마토레터가 매일 아침 요약/정리해드립니다.


토마토레터가 꼽은 핵심 이슈
1. 추석 민심 밥상, 메인 메뉴는 의료대란
2. 추석 민심 밥상, 두번째 메뉴는 김건희

 

1. 추석 민심 밥상, 메인 메뉴는 의료대란

▶김상훈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수정이 어렵다는 게 정부의 입장. 여야의정 협의체가 추석 전에 출범 못 하는 것과, 응급의료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은 다른 의미다. 협의체가 출범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고 응급의료 체계는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 뒤 기자들과 만나

▶장상윤
“모든 개혁들은 사실 반발이나 반대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저희가 그것을 꾸준히 추진을 해왔다.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 요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수능 원서접수도 지난주에 끝났다. 입시단계에 넘어온 이 사안을 다시 되돌리거나 조정을 하자라는 것은 현장에 있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는 안이다. (의료계에서) 2025학년도 논의 안 하면 우리는 안 들어간다, 뭐를 논의해야 들어갈 수 있다, 이런 전제조건 없이 들어와서 자유롭게 내놓고 대화를 해 보자.”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동훈
“여야의정 협의체에는 의제 제한도 없고 출발을 위한 조건이 없다. 민주당도 특정 의료 단체 참여 같은 조건을 걸지 말고 협의체 출발에 동참해달라. 의료계는 단일대오를 갖추기 어렵고, 요구하는 것도 무리이며, 각각의 입장이 많이 다르다. 의료계 다수, 특정 단체의 참여를 협의체 출발 전제 조건으로 삼는 것은 이 중요한 계기가 된 협의체 공감대가 흐지부지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 협의체를 진행하면서 문을 열어두고 얼마든지 의료계 단체가 추가로 참여하게 하면 된다.”

“의사는 정부의 적이 아니고 정부가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 일부 관계자들이 다소 상처주는 발언을 했는데, 여당 대표로서 그런 일이 있었던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한덕수
“2025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의제로 '열어놓겠다'는 것도 절대 안된다. 지금 상황은 정부가 관리가 가능한 상황” –한덕수 국무총리, 당정협의 비공개 발언(참석자 전언)

“(의료 공백 사태 관련) 전공의에게 첫 번째 책임이 있다. 전 세계 어디에도 중증 환자를 떠나는 의료파업은 없다. 사실을 감추려고 하지 마라. (‘상대방에게 책임 전가하는 태도로 협의체가 구성이 되겠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밝혀야 할 원인을 덮는 것이 세밀한 것이냐. 원인을 명확히 해야 한다. (대통령의) 지지율을 올리려면 의대 증원하지 말고 의료개혁 하지 말아야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진성준, 박주민
“국민의힘과 한동훈 대표는 이미지 정치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화와 타협을 이끌 근본 대책부터 고민해야 한다. 여당이 ‘일부 의료단체가 협의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 추석 전 협의체 출범을 제안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표성이 있는 의료단체의 참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단 야당을 끌어들여서 '중재자 한동훈'을 명절 밥상에 올려놓고 싶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의료계를 압박하려는 것은 아닌가. 한 대표가 언론플레이를 세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2025년도 정원도 논의 가능하다고 우리 당이 얘기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말했지만, 여당 내 추경호 원내대표와 정부는 또 안된다고 한다. 국민의힘의 정리된 입장이나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 2025년도까지 논의가 가능하다고 해서 (협의체에) 들어왔는데, 정부가 아니라고 하면 어떡하냐. 의료계 입장에서도 (들어 가기에) 허들이 높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와 간담회 뒤 기자들을 만나

▶서울대 비대위
“최근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은 ‘정부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의료계가 나와야 사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지만, 정부가 준비돼야 이 사태가 해결될 것. 정부는 마치 의대 증원 문제 때문에 전공의들이 현장을 떠난 것처럼 호도하지만 사태의 본질은 의대 정원 숫자가 아니라 2020년 의-정 협의안 파기로부터 온 신뢰의 붕괴다. 이번 사태를 만든 것도 정부고,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정부”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 국회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놓고 전선이 너무 복잡. 무엇보다 정부와 여당 내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음. 의료계 역시 전반적으로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인 가운데 내부 의견 통일은커녕 각 단체나 주체들 사이에 협의도 없고, 갈등만 커지고 있는 상태. 야당은 의료계와 이런저런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문제 해결의 당사자가 아니라 소극적 관망 중. 그러는 사이에 추석 전 협의체 구성은 물 건너 가는 분위기. 추석 연휴는 사실상 오늘부터 시작됐고, 정부는 연휴 기간 동안 상황 관리가 가능하다고 자신하는 중. 왜 극도의 불안감은 국민들만의 몫이어야 하는지. 당분간은 조심조심…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아야.

② 한동훈 대표가 현 국면에서는 협의체 구성에 가장 적극적이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임. 하지만 실상은 협의체에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명확히 밝히지 않는 애매함과 모호함, 비겁함 투성이. 현 상황은 대화를 시작하는 데에 의미를 둘 만큼 한가하지 않음. 명확하고 구체적인 협상 카드를 의료계에 제시하고, 확실한 결과물을 빨리 만들어내야 하는 위기 상황임. 그게 리더의 역할. 의료계를 향해 복지부 차관의 발언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고 사과할 게 아니라, 용산을 향해 장차관을 빨리 경질하라고 요구하는 게 문제를 푸는 길. 2025년 증원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입장 밝히지 않고 일단 대화를 시작하자고 하는 건 현 시점에서 결코 해법이 될 수 없음. 의사들을 동요하게 하거나 거세게 압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숫자와 대안이 필요하다는 뜻.

③ 한동훈 대표가 무슨 생각으로 ‘개문발차’를 서두르는지도 사실 이해하기 어려워. 설사 의료계 일부가 참여해 협의체가 ‘개문발차’하더라도, 이건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 참여 단체와 보이콧 단체 사이에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고, 정작 사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단체는 여전히 완강히 ‘보이콧’ 하는 쪽이기 때문. 대표성을 띤 의협, 전공의, 의대생 단체는 최소한 참가해야 협의체로서 구실을 할 수 있음. 이들을 제외하고 개문발차를 하는 건 오히려 더 멀리 달아나도록 자극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

④ 상황이 이런데, 뜬금없이 여당은 왜 야당 탓을 하고 나서는지도 이해불가. “주요 의사 단체가 참여해야 협의체 구성이 가능하다”는 야당의 지적을 두고 “추가적 조건을 내걸며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할 일이 아님. 당정 간 엇박자도 수습하지 못해 의료계의 동참을 끌어내지 못하는 처지이면서, 애먼 야당 탓을 하며 한숨 돌리려는 건 꼼수 중에 꼼수. 당장 한덕수 총리가 국회에 나와 연일 전공의들을 공격하는 것도 말리지 못하는 게 지금 한동훈 대표가 처한 처절한 현실임. (야당을 두둔하는 게 아니고) ‘의-정 갈등’은 실제 야당이 낄 자리가 없는, ‘정부여당과 의료계’가 당사자로서 직접 풀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한 대표가 명확하게 인식해야.

 

2. 추석 민심 밥상, 두번째 메뉴는 김건희
 

▶도이치 2심 재판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개입했던 ‘전주(錢主)’ 손모씨에 대해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며) 손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다른 종목 투자와 같은 방식으로 투자했다고 보기 어렵다. 전형적인 투자 성향을 보여주는 다른 거래와 달리 도이치의 경우 시세조정에 협조하는 양상이 드러남을 알 수 있다. 주가조작 주포 등이 시세조정을 한다는 행위를 알면서도 이를 방조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주식 시세가 증권시장의 정상적인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형성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보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손씨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며

▶박찬대
“V1이 누구인가,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농단이라는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 일보 직전이다. 지난 10일 김건희 여사가 마포대교 일대를 찾아 119 구조대와 경찰관 등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했다고 하는데, 경청·조치·개선 같은 단어를 쓰는 모습은 마치 자신을 통치자로 여기는 것 같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용산에 V1과 V2가 있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았는데,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과 보도 보니 V1이 누군지 분명해지는 것 같다. 하루하루 범죄 의혹들이 쌓이면서 김건희라는 이름 석 자는 불공정과 국정농단의 대명사가 됐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유승민
“김건희 여사가 자살 예방의 날 현장을 방문해 말하고 이런 걸 보면서 제발 좀 가만히 계시면 좀 안 되나(라고 생각했다). 지금 국민들이 본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거기에 대한 두려움이 약간이라도 있다면 처신하는데 조심을 좀 해주면 안 되냐는 생각. 김건희 여사 본인은 (명품백 관련) 한 번도 국민 앞에 나와 진솔한 자세로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공직자의 부인으로서 '정말 잘못된 처신'이라고 진심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 검찰이 그렇게 하고 나니까 갑자기 보란 듯이 나와 공개 행보하는 건 상식적으로 민심이 어떤지 대통령 내외분들이 좀 정확히 알아줬으면 좋겠다.” -유승민 전 의원,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박찬대
“지금 (김건희 여사가) 김여정 부부장 흉내 내면서 현장 시찰을 다닐 때가 아니다. 돌아오라고 하는 의료계는 돌아오지 않고,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김건희 여사만 돌아왔다. 용서를 빌 정도의 염치도 없다면 최소한 자숙하고 잠행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 본인이 (현장 시찰을 나가) 공무원을 격려할 수 있는 위치나 되나? 그럴 정도의 도덕적 권위를 갖고 있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마포대교를 ‘시찰’하는 등 공개적인 광폭행보를 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던 김건희 여사가 불과 이틀 만에 ‘매우 곤란한 처지’로 다시 전락하는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와 같은 패턴의 개입으로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손모씨가 어제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음. 사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유죄 판결을 기정 사실로 보고 있었음. 2심 재판부가 직접 손씨에 대해 ‘방조죄는 가능하지 않냐’고 공소장 변경을 검찰에 권유했기 때문. 손씨에 대한 유죄 판결이 매우 유력한 상황에서, 김 여사는 무슨 자신감으로 마포대교를 시찰하고 사진을 그렇게나 많이 뿌렸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 대통령실 정무감각이 0점이거나, 아예 공개 행보를 말릴 엄두도 내지 못했거나, 둘 중 하나인 듯.

② 김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으로서는 김 여사 처분과 관련해 이번 항소심 판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 명품백 사건은 이리저리 시간을 끌다가 수사지휘부까지 갈아치우며 뭉갰지만, 이번 도이치 사건은 기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임. 물론 검찰이 또 그 좋은 실력으로 신박한 논리를 개발해 면죄부를 주려 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려움. 김 여사와 손씨 사건을 나란히 양쪽에 놓고 ‘다른 그림찾기’가 한창 진행 중일 수도 있고, 어쩌면 그 단계는 이미 끝나고 그 신박한 논리가 내부적으로 준비되고 있을지도 모르겠음.

③ 이번 주가조작 사건의 판결 결과가 명절 민심 밥상에 오르내리겠지만, 사실 휘발성이 더 강한 이슈는 김 여사의 총선개입 의혹 사건. 현재는 잠시 숨을 고르는 국면으로 보임. 긴 연휴 지나고, 윤 대통령 부부가 2박4일 일정의 체코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 본격적인 쓰나미가 몰려올 수도. 국정감사 시작이 10월7일인데, 정치권에서는 국감 시작 전후로 다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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